아직 못다 한 이야기

'브랜드 마케터들의 이야기'는 각자가 몸담은 브랜드와 그 안에서의 업무, 그리고 취향과 영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전체 흐름 속에 자연스레 녹여내기 어려워 리포트 본문에 담지 못한 내용도 있었는데요. 글을 마무리하는 에필로그에서는 네 명의 마케터가 평소 많이 받는 질문이나 디지털 콘텐츠 예약 구매 기간 동안 받은 질문 및 코멘트를 바탕으로, 짧게나마 못다 한 이야기들을 써보려 합니다.

비전공자 마케터가 회사를 선택하는 기준

Q: 마케터로 일하고 싶은 회사를 선정할 때,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요?

이승희(우아한형제들): 비전공자인 제가 PUBLY에서 마케팅 관련 이야기를 썼다는 사실이 아직도 신기합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마케팅에 딱 맞는 전공은 없는 것 같기도 해요. 나만의 경험을 차곡차곡 쌓기를 좋아하고,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고 싶고, 무언가에 푹 빠져본 사람이라면, 모두 마케터가 될 수 있습니다. 

 

예전에 마케팅팀의 장인성 이사가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전문 기술을 필요로 하는 다른 영역과 달리 누구든 마케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좋은 마케터가 되는 것이 더 어렵다.

많은 사람들이 마케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경쟁도 세고 힘듭니다. 신입은 자리가 없고, 경력이 있는 마케터는 섣불리 회사를 옮기기 쉽지 않죠.

 

저는 우아한형제들이 두 번째 회사인데요. 첫 번째 회사였던 대전의 치과가 제 성장에 정말 많은 도움을 준 것을 보면, 회사는 좋은 마케터가 고려할 만한 기준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에도 어떤 회사를 선택해야 할지 혹은 브랜드 마케터로 일할 만한 회사의 기준을 어떻게 세워야 할지 고민이 된다면, 제 경험에 의한 주관적인 의견을 드려볼게요.

  •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인가?
  • 내가 좋아할 수 있는 브랜드인가?
  • 내가 잘할 수 있는 곳인가?
  • 배울 수 있는 곳인가? (배우고 싶은 사람이 있는가?)
  • 브랜드가 탄탄하게 자라나고 있는 곳인가? (브랜딩을 중심으로 성장하는가?) 

이 다섯 가지 조건이 마케터로 성장하기에 더 좋은 기준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자신이 좋아하는 브랜드에서 일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스타트업에서 일해보고 싶어서 우아한형제들에 입사한 것이 아닙니다. 제가 좋아하는 브랜드인 배민이 스타트업의 브랜드였던 것뿐입니다.

 

사람마다 회사를 선택하는 기준은 다르지만, 마케터가 되고자 한다면 일할 회사를 선택하는 기준이 '스타트업 아니면 대기업'처럼 회사의 규모가 아니었으면 합니다. 규모가 작은 회사에선 주도적으로 많은 일을 해볼 수 있고, 작은 것에도 성취감을 자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일에 대한 자존감과 자신감을 빨리 키울 수 있어서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