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피는 봄이 오면, 배민신춘문예
이 아이디어는 누가 냈나요?
배민의 브랜딩 캠페인이 잘 되면(소위 '터졌다'고 표현할만한 상황이면) 항상 듣는 질문입니다. 저도 다른 브랜드의 잘된 프로젝트를 보면 묻습니다. 이 아이디어를 누가 낸 것이냐고 말이죠. 아이디어를 낸 사람이 궁금할 수도 있고, 어떻게 내는지 방법을 알고 싶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사람과 방법 양쪽이 모두 궁금하던데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배민은 지난 8년 동안 배민다움을 만들기까지 다양한 온·오프라인 이벤트와 행사를 진행했는데요. 그중 배민하면 떠올리는 배민신춘문예 캠페인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 캠페인 안에는 온라인 이벤트, 오프라인 행사, 배민 브랜드 이야기, CS 이슈 등 모든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제가 속한 팀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캠페인을 만들어 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구체적인 캠페인 기획 방법론까지 모두 도움이 되시길 바라면서요.
신춘문예를 패러디해서 전 국민 시 공모전을 열어보는 것은 어때?
4년 전 어느 날, 김봉진 대표가 먼저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3월이면 신문에서 신춘문예를 보았던 터라 '우리도 하면 재밌겠다'는 생각에서 나온 아이디어였습니다. 듣자마자 모두 재밌겠다고 박수를 치며 자리에서 일어났던 기억이 납니다. 배민의 첫 아이디어는 대부분 이렇게 누군가의 관찰에 의해서 시작합니다. 그 관찰이 우리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순간 기획을 시작합니다. 모두가 공감하고 재밌으면 상상할 수 있거든요.
배민신춘문예는 음식을 주제로 하는 짧은 시 공모전입니다. 이름은 거창하지만, 실제로는 코믹한 구절을 공모·시상하죠. 첫해엔 이 캠페인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야 했기 때문에 상품을 이슈화하기로 했습니다.
일 년 내내
1일 1닭 할 수 있는
치킨 365마리!
꽃피는 봄이 오면, 배민신춘문예
이 아이디어는 누가 냈나요?
배민의 브랜딩 캠페인이 잘 되면(소위 '터졌다'고 표현할만한 상황이면) 항상 듣는 질문입니다. 저도 다른 브랜드의 잘된 프로젝트를 보면 묻습니다. 이 아이디어를 누가 낸 것이냐고 말이죠. 아이디어를 낸 사람이 궁금할 수도 있고, 어떻게 내는지 방법을 알고 싶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사람과 방법 양쪽이 모두 궁금하던데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배민은 지난 8년 동안 배민다움을 만들기까지 다양한 온·오프라인 이벤트와 행사를 진행했는데요. 그중 배민하면 떠올리는 배민신춘문예 캠페인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 캠페인 안에는 온라인 이벤트, 오프라인 행사, 배민 브랜드 이야기, CS 이슈 등 모든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제가 속한 팀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캠페인을 만들어 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구체적인 캠페인 기획 방법론까지 모두 도움이 되시길 바라면서요.
신춘문예를 패러디해서 전 국민 시 공모전을 열어보는 것은 어때?
4년 전 어느 날, 김봉진 대표가 먼저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3월이면 신문에서 신춘문예를 보았던 터라 '우리도 하면 재밌겠다'는 생각에서 나온 아이디어였습니다. 듣자마자 모두 재밌겠다고 박수를 치며 자리에서 일어났던 기억이 납니다. 배민의 첫 아이디어는 대부분 이렇게 누군가의 관찰에 의해서 시작합니다. 그 관찰이 우리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순간 기획을 시작합니다. 모두가 공감하고 재밌으면 상상할 수 있거든요.
배민신춘문예는 음식을 주제로 하는 짧은 시 공모전입니다. 이름은 거창하지만, 실제로는 코믹한 구절을 공모·시상하죠. 첫해엔 이 캠페인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야 했기 때문에 상품을 이슈화하기로 했습니다.
일 년 내내
1일 1닭 할 수 있는
치킨 365마리!
지금은 식상해 보이지만, 4년 전 치킨 365마리는 혁명과 같은 상품이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금액으로 환산하면 다른 회사 이벤트의 1등 상품처럼 큰 액수가 아닐 수도 있어요. 하지만 사람들은 재밌어했고, 그 어떤 1등 상품보다 좋아했습니다.
이렇게 시작한 배민신춘문예엔 매년 3~5만 작품이 응모됩니다. 이젠 '치킨은 살 안 쪄요 살은 내가 쪄요', '시작이 반반이다', '수육했어 오늘도' 등 이름난 문구를 배출하며, 꽃 피는 봄이 올 때쯤 열리는 배민 브랜딩실의 정규 프로젝트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 2016 배민신춘문예 수상작 모음 ⓒ우아한형제들
* 2017 '치킨은 살 안 쪄요, 살은 내가 쪄요' MV ⓒ우아한형제들
제4회 배민신춘문예, 어떻게 기획했나
이번엔 또 무슨 컨셉으로 하죠?
김봉진 대표는 브랜딩에서 꾸준함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2018년에도 어김없이 배민신춘문예 캠페인을 또 준비합니다. 이 캠페인은 다른 어떤 이벤트보다도 사람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라, 마케터들에게 가장 보람 있는 프로젝트입니다.
동시에 이 프로젝트는 항상 부담감과 걱정도 수반합니다. 전년도와 달라야 하고, 전년보다 더 새롭고 재밌어야 하거든요. 매년 반복해서 진행하는 캠페인에서 어떤 점을 유지하고 어떤 점을 바꿔야 할지 판단하기가 어렵습니다. 작년과 똑같이 하면 사람들이 지루해할 것 같고, 아예 새롭게 하자니 이벤트의 정체성을 흔드는 것 같아서요.
그래서 마케팅 자문을 맡고 있는 신병철 박사에게 이러한 고민을 털어놓았고, 그는 한 가지 사례를 들려주었습니다.
모 고등학교 한쪽엔 아직 어떤 사람도 올라가 있지 않은 명예의 전당을 만들어놨더라. 이 고등학교에서 미래에 노벨상을 받을 사람들의 자리라고 하더군.
그 순간, 제4회 배민신춘문예의 컨셉을 정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3년 동안 수상한 작품들도 보여주면서 제4회의 주인공을 기다린다는 느낌, '명예의 전당 그리고 시상식'이라는 컨셉으로 말이죠.
제4회 배민신춘문예 홍보 웹 포스터 ⓒ우아한형제들
이렇게 명예의 전당이 있으면 '나도 저 자리에 올라가고 싶다'라는 느낌을 받지 않을까요? 우리는 그동안 접수된 응모작의 숫자와 수상작도 함께 알렸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모두 시인이다"라는 핵심 메시지가 정해졌고요.
'우리는 모두 시인이다'라는 메세지를 강조한 웹 포스터 ⓒ우아한형제들
특별하고 새로워야 한다는 부담감 탓에 시를 노래로 받자, 음을 주고 가사를 쓰게 하자는 생각까지 뻗어갔습니다. 부담감이 불러온 무리수를 뒤로 하고 본질은 지켜야 한다는 신 박사의 조언에 따라, '풋! 하고 아~ 하는 짧은 시'라는 배민신춘문예의 정신은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아이디어에서 기획으로
문제 → 아이디어 → 기획 → 문제해결
이렇게 문제의식과 관찰, 발견을 통해 탄생한 아이디어가 기획으로 나아가려면,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아주 구체적으로 말이죠.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기 위해선 명확한 목표가 있어야 하고요.
제4회 배민신춘문예의 목적은 확실했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내 다시 한번 좋은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과 그 과정에서 배민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는 것이었죠. '봄이면 생각나는 대국민 참여형 캠페인'이라는 대전제 아래, 2018년에는 10만 작품을 받자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이전 배민신춘문예의 응모작 수가 회당 평균 5만 개 정도였던 점을 생각하면, 두 배가 넘는 목표치를 잡은 셈이죠.
이 목적을 토대로 구체적인 목표와 세부 계획을 세웠습니다. 한 사람이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세부적인 사항까지 놓치지 않고 기획하려 했고요. 그래서 브랜딩실의 모든 구성원들이 작업에 달려들었죠. 효율적으로 협업하기 위해 구글 스프레드시트, 구글 캘린더, 구글 문서를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브랜딩 캠페인을 진행할 때 배민 마케터들은 기본적으로 세 가지 사항을 지켜야 합니다.
- 첫째, 다른 사람도 한눈에 이해할 수 있도록 프로젝트 리포트를 작성할 것
- 둘째, 구글 스프레드시트로 전체 일정을 공유하고 진행할 것
- 셋째, 모든 작업물은 구글 드라이브에 공유할 것
구글 문서에 기록하는 프로젝트 리포트 ⓒ이승희
계획을 세울 때는 항상 '사전 작업-이벤트 당일-후속 작업'의 순서로 시간표를 짜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펼쳐서 생각합니다. 아무리 재밌고 좋은 이벤트라도 알리지 못하면 말짱 도루묵이잖아요. 배민신춘문예 같은 경우는 새로운 소재가 아니기 때문에 이슈가 되기 힘들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작정하고 사전 홍보에 힘을 쏟았습니다.
프로젝트 일정을 정리한 구글 스프레드시트 ⓒ이승희
사전 홍보
우선 배민신춘문예 사이트와 배민 앱에 명예의 전당 이미지를 올리고, 역대 수상작들을 한 번 더 알렸습니다. 이미지로는 부족할 것 같아, 수상작품을 호명하는 시상식을 패러디한 영상도 제작·배포했습니다. 영상에 들어간 음성은 전문 성우를 대신하여 강세영 마케터가 회사 회의실에서 녹음한 것입니다. 제작 일정과 비용을 고려한 결정이었어요.
* 배민신춘문예 역대 수상작 모음 ⓒ우아한형제들
1회 때는 SNS 시인으로 유명한 하상욱, 이환천, 최대호 작가가 심사위원을 맡았고, 3회 때는 SNS에서 감성적인 글로 유명한 계정을 통해 이벤트를 알렸어요. 하지만 이번에는 글 쓰는 사람이 아닌 다른 분야의 작가나 브랜드와 공동작업을 하고 싶었습니다. 사전 홍보에서조차 기존과 동일하게 글에 초점을 맞추면 식상할 것 같아서였죠.
그래서 함께한 사람은 유튜버 장삐쭈였습니다. 시 관련 행사라고 꼭 시인과 할 필요는 없었고, 배민의 코드인 B급 감성과 잘 맞기도 했고요. 장삐쭈는 배민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고, 함께 사전 홍보 영상을 제작했습니다.
* 제4회 배민신춘문예 홍보 영상 ⓒ우아한형제들&장삐쭈
다른 분야의 창작자와 협업한 것은 신의 한 수였어요. 장삐쭈의 영상은 반응이 정말 좋았거든요. 이를 통해 기존의 배민 사용자층 외에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이벤트가 많이 알려졌습니다. 홍보 영상 제작뿐만 아니라 실제로 배민신춘문예 시를 접수하기도 해서 더 의미 있는 공동작업이었어요.
이렇게 사전 홍보를 통해 소식을 접한 사람들은 배민신춘문예 페이지에 들어와서 짧은 시로 이벤트에 참여합니다. 배민의 이벤트는 사람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게 꾸미는 것이 원칙입니다. 구체적으로 주제를 알려주거나, 글자 수를 정하거나, 작품의 예시를 보여줄 때 사람들의 참여는 더 올라갑니다.
접수 페이지 기획 및 참여방법
4회에서도 이전과 동일하게 20자 이내의 짧은 시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글을 인스타그램에 인증할 수 있도록 만들어두었죠. 순서는 다음과 같이 진행했습니다.
배민신춘문예 작품 접수 화면 ⓒ우아한형제들 작품 접수 시 나오는 기본 배경 이미지 ⓒ이승희1. 배민신춘문예 사이트에 접속해 20자 이내로 음식에 관한 짧은 시를 쓴다.
2. 시 작성을 완료하면 배경 이미지를 선택하고 글씨 크기를 조절해 마음대로 꾸민다.
이렇게 SNS에 포스팅해 자랑하게끔 유도하는 것이죠.
2017년 배민신춘문예에선 자신의 사진도 배경 이미지로 쓸 수 있도록 했어요. 그런데 참여자들은 배민에서 기본으로 제공하는 이미지를 훨씬 더 많이 쓰더라고요. 그래서 2018년에는 배민의 캐릭터 '배달이'의 다양한 이미지를 고를 수 있게 만들어 놓고, 배경 이미지의 개수도 대폭 늘렸습니다. 배달이가 들어간 이미지를 활용하면, 작품이 SNS에 포스팅되었을 때 배민이 진행한 이벤트에 참여했다는 것을 알리기에도 더 좋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 관련 글: 2017 배민신춘문예 개발기 (출처: 우아한형제들 기술 블로그)
진행, 고비, 해결, 반성
이벤트 시작
2018년 2월 26일 오후 4시. 제4회 배민신춘문예 작품 접수가 시작되었습니다. '관심이 예전만 못하면 어쩌지'라며 불안감에 떨고 있었는데, 반응은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첫날부터 2만 개가 접수되었습니다. 2017년 대비 다섯 배나 빠른 속도였습니다.
2018년 3월 11일 오후 11시 59분. 응모를 마무리하고 작품 수를 세보니 총 12만 개가 넘게 응모되었습니다. 어마어마한 숫자였습니다. 이번 배민신춘문예의 목표는 10만 작품이라고, 반쯤은 농담처럼 세운 목표를 실제로 이뤘을 뿐 아니라 초과 달성한 것이니까요.
작품 심사
배민신춘문예의 가장 큰 고비는 심사입니다. 작품의 양이 많기 때문에 마케터 모두가 몇 주간 심사에 매달립니다. 보석을 놓치지 않으려면 매우 심혈을 기울여 살펴봐야 하기에, 정말 보통 일이 아니거든요. 매년 대국민 심사위원을 뽑아서 함께 심사를 진행하곤 했는데요. 이번엔 배민 팬클럽 '배짱이'와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배짱이들은 누구보다 배민의 코드와 감성을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었죠.
마케터, 디자이너 그리고 배짱이들이 함께 추린 작품들을 다시 배민 앱에 공지하고, 대국민 투표를 통해 최종 수상작들을 다시 사람들의 손으로 뽑을 수 있도록 독려했습니다. 이렇듯 배민신춘문예 캠페인은 완벽한 참여형 프로젝트입니다.
이슈 발생
2018년 3월 24일 오후 4시. 마케터들의 핸드폰에 여기저기서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지금 이 시 봤어? 너네가 만든 거야?
지금 인터넷 난리 났어! 승희야, 얼른 봐봐.
응모작 중 배민신춘문예 이벤트 취지와 맞지 않는 시가 있었습니다. 다른 이들을 비하하고, 사회적 이슈를 부정적으로 언급한 글이었죠. 뿐만 아니라 그 몇몇 응모자들은 자신의 SNS에 해당 이미지를 올렸습니다. 자신의 글을 자랑하고 싶은 심리와 입소문을 통한 홍보 효과를 내기 위한 장치인 '이미지 바로 저장하기'를 악용한 사례였습니다.
신고를 받자마자 사내 메신저에서 긴급회의를 가졌습니다. 그 뒤, 문제가 되는 시는 당일 모두 삭제하고, 2시간 뒤에 SNS에 이 사건과 관련된 입장문을 공지했습니다.
우리는 한쪽만 보고 한쪽은 보지 못했습니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프로젝트인 만큼, 부정적 결과도 예상했어야 했는데 말입니다. 사람들의 참여로 좋은 작품이 홍보문구가 되면 배민의 브랜딩에 보탬이 된다는 사실은 알았으면서, 그릇된 작품 역시 배민의 브랜딩에 해를 입힐 수 있다는 점은 왜 생각하지 못했던 걸까요? 마케터로서 여러모로 많이 아쉬웠던 순간이었습니다.
수상작 발표 및 2차 콘텐츠 제작
이벤트의 정점, 배민신춘문예 수상작품 발표입니다. 멋진 작품을 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도록 수상작을 옥외광고와 영상광고로 만들어 홍보합니다. 프로젝트 시작 초기엔 이미지로만 수상작을 남겼는데요. 4년에 걸쳐 진행해보니 감동적이고 좋은 작품들이 많아서, 이미지로만 남기는 것이 아쉽더라고요. 그래서 수상작을 전시하는 맥락을 바꿔본 것입니다.
작품이 글로만 읽힐 때보다, 빛, 소리 등 상황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가 합쳐지면 사람들의 감정을 건드리며 더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냅니다. 그래서 모든 수상작은 영상으로 다시 만듭니다. 옥외광고에서는 다양한 작품을 보여주기보다는 한 작품을 여러번 보여주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 2018 배민신춘문예 수상작 모음 1편 ⓒ우아한형제들
마케터가 상상한 대로 되지 않는다
상상하자, 시나리오를 쓰듯이 구체적으로.
상상으로 시작하지만 상상만으로 끝내지 않는다.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상상의 양면이다.
- 장인성, <마케터의 일>
마케터는 모든 캠페인을 시나리오 쓰듯 구체적으로 상상하며 기획합니다. 하지만 모든 일은 마케터가 상상한 대로 되지 않고, 반드시 오류가 발생합니다. 제4회 배민신춘문예 때 안 좋은 이슈가 발생했던 것처럼요.
상상으로 시작하지만
상상만으로 끝내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모든 일이 끝난 뒤, 프로젝트를 함께했던 멤버들이 모여 회고 시간을 갖습니다. 계획 단계에서 세웠던 목표를 달성했는지, 각 파트에서 잘한 점과 잘못한 점을 되돌아봅니다.
이번에는 우선 이미지를 저장할 수 있는 기능의 유지 여부를 검토해보려 합니다. 사람들이 시를 접수하면 1차 내부 검토를 통해 승인하거나, 특정 단어와 표현을 입력하지 못하게 막는 방법도 고려해 볼 예정입니다. 프로젝트를 리뷰하는 시간은 정말 중요합니다. 다음 배민신춘문예를 준비할 때, 4회 때 잘한 점은 극대화하고 아쉬웠던 점은 개선하기 위해서죠. 이렇게 우리는 또 제5회 배민신춘문예를 향해 나아갑니다.
버티는 것이 이기는 것
어떤 일이 있어도 포기하지 않는 것. '시작이 반'이라고들 말하지만, 나머지 반을 채우는 것은 그 시작이 헛되지 않도록 계속해나가는 끈기와 뚝심이다. 위기에 맞닥뜨렸을 때, 그 여정을 멈추었다면 과연 그들이 브랜드를 통해 맺은 결실은 어디에서 얻을 수 있었을까.
- <Urban Live> No.3 Tokyo, '도쿄의 로컬 비즈니스에서 발견한 키 포인트' 중
책을 읽다가 너무 공감한 구절입니다. 브랜딩 캠페인을 잘 해낸다는 것은 결국 기가막힌 아이디어가 아닙니다. 오히려 꾸준히, 우리답게, 그 어떤 상황에도 포기하지 않고 버텨내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게 꾸준히 배민다움을 쌓아 나가며 설득하고자 하는 대상을 향해 브랜드 철학을 계속 이야기하는 거죠.
브랜딩 캠페인일수록 돈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배민의 캠페인을 단기적으로 보면 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도 없습니다. 하지만 배민다움을 견고하게 만들고, 배민을 사랑받는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서 끈기와 뚝심으로 꾸준히 하는 겁니다. 우리는 그렇게 또 한발짝 나아갑니다. 이 기나긴 여정에 수많은 브랜드 속 마케터들이 즐겁게 참여하고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