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6시간, 시간과 장소는 마음대로

엑씽크(xSync)는 스마트폰으로 관객이 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인터랙티브한 기능들을 담은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설립 4년 차 스타트업이다. 행사 기간 중 전해야 할 정보나 응대 사항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관객이 직접 참여하고 연출할 수 있는 앱을 개발해 서비스하고 있다. 페스티벌이나 공연뿐만 아니라 종교 행사나 정부・기업 행사, 전시회와 학회 등 다양한 행사에 두루 활용되고 있다.

 

엑씽크는 설립 초기부터 리모트워크를 실시해왔다. 원래 콘서트 PD였던 송보근 대표는 창업 전 일하던 회사에서 해외 투어가 많았고, 같은 한국에 있어도 지방 각지에서 행사를 하거나 동시에 다른 장소에서 공연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리모트워크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엑씽크 또한 처음부터 리모트워크와 비슷한 형태로 일했고, 서로 효율적으로 일하자는 주의가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예를 들어 동선을 짧게 줄이고 일하자는 식. 과거 리모트워크로 효율을 냈던 경험 덕에 엑씽크를 창업하면서도 리모트워크를 시행한 것이다.

이 회사는 시간이나 장소는 상관없이
하루 6시간, 총 주 30시간 일한다
물론 서울 근처에 머물 때는 월, 수, 금 오전 10시 30분에서 13시까지 다 같이 모여 회의하자는 룰을 정했다.

 

이렇게 일하다 보니 12시에 출근하는 팀원도 있고 10시에 집 근처 카페에서 일을 시작하겠다는 팀원도 있다. 물론 이런 리모트워크를 위해 합의한 약속이 있다. 매일 아침 10시 일과 시작 전 어제는 무슨 일을 했는지, 오늘은 어떤 일을 할지, 근무 시간과 근무 장소는 어디인지 슬랙을 통해 공유한다.

 

송대표는 "가능하면 모든 커뮤니케이션은 슬랙으로 한다."고 말한다. 가급적 급한 일이 아니라면 통화도 하지 않지만 공유한 시간만 보면 팀원이 뭘 하고 있는지 나와 있으니 문제가 없다는 얘기다. 거리가 떨어져 있을 때 회의가 필요할 땐 화상회의를 미리 잡아서 진행한다.

 

이렇게 리모트워크를 실시하니 10시 30분 이전에 일하거나 행사가 있는 주말에 일할 때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평일에 그만큼 쉬거나 3시간만 일하는 등 유동적으로 시간을 활용한다. 탄력근무제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일주일에 30시간을 기본으로 삼고 시간 활용은 자율에 맡긴다.

리모트워크는 흔히 말하는 '일반적인 회사 체계'처럼 돌아갈 수는 없다. 지문이나 출근 카드를 찍거나 슬랙 로그인을 통해 시간을 확인한다고 해도 그건 실질적인 게 아니다. 결국 믿음이 전제되어 있지 않다면 굴러갈 수 없다.

정리하자면 목표치를 협의하에 설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적어도 이 사람이 농땡이는 치지 않겠구나'라는 믿음을 서로에게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스타트업에서는 성과를 설정하고 측정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분야별, 직무별로 업무가 나뉘어 있어 천편일률적으로 성과 기준을 세우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엑씽크의 경우 개발만 해도 iOS, 안드로이드, 서버, 프론트 등으로 분류돼 있고 디자이너, 영업팀도 있어 맡은 업무가 제각각이다.

 

송 대표에 따르면 성과 관리는 팀원 스스로 설정하는 편이라고 한다. 서버가 준비돼야 앱을 배포할 수 있다든지, 영업팀과 마케팅팀이 회의를 통해 SNS 포스팅 방향을 잡는다든지 긴밀한 협업이 필요한 식이어서 얼마나 일했는지 자연스럽게 체크가 된다는 것이다. 성과가 덜 나온다고 여겨져도 우선 지켜보는 편이다. 물론 시간이 길어지면 면담으로 문제를 푼다. 역시 이 모든 건 '믿음'을 전제로 한 업무 방식이다.

리모트워크는 가장 큰 복지이자 채용 포인트

송 대표는 이 같은 리모트워크가 채용에도 상당한 매력으로 작용한다고 말한다. 최근엔 스타트업과 일반 기업을 가리지 않고 주로 지인을 통해 사람을 뽑는 채용 트렌드가 계속되고 있지만, 일반적인 채용 공고를 생각해보자. '우리는 수평적이고 자유로우며 근무환경이 좋다'고 아무리 어필해봤자 지원자 입장에선 직접 알 방법이 없다.

 

지인 추천 또는 채용 공고를 통해 지원하는 사람들을 면접에서 만나면 하나같이 '리모트워크'가 지원 동기로 크게 작용했다고 말한다. 송 대표는 이런 지원자뿐 아니라 내부 직원에게도 리모트워크는 가장 큰 복지이자 매력 포인트로 작용한다고 강조한다. 내부 개발자 중에는 "리모트워크에 너무 길들여져 다른 기업에는 못 들어가겠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고.

 

외부 개발자와의 리모트워크 협업도 자주 진행한다. 지난 2018년 5월에도 개발자 2명과 양양에서 일주일간 알차게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송 대표는 내부 구성원이 영어를 좀 더 잘했다면 외국인 개발자나 기획자와도 일해보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다고 전했다. 물론 실제로 인도네시아나 인도 개발자 채용을 시도해보기도 했지만 법적인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송 대표는 한국어를 할 줄 알고 인터넷이 잘되는 환경에서 리모트워크를 하겠다면 채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리모트워크를 지금보다 더 확대해서 외주 개발자나 해외 인력 수급 등도 적극적으로 해보고 싶다는 얘기다. 실제로 지금 엑씽크의 한 iOS 개발자는 독일 베를린에서 2018년 8월부터 6개월째 원격 근무 중이며, 슬랙과 화상회의를 통해 활발히 소통하며 일하고 있다.

개발자에겐 리모트워크가 대세 될 것

리모트워크를 위한 툴은 많다. 송 대표는 개발자들은 자신에게 편한 툴을 깃허브(Github) 같은 곳에 만들어서 올려놓는 경우가 많고, 그래서 개발자 위주의 리모크워크 툴이 다수라고 본다. 컨플루언스나 아사나 등 이미 대단한 수준의 툴이 개발되어 있다는 것. 이러한 툴을 잘 만들어둔 덕분인지 개발자의 세계에서는 리모트워크도 활발한 편이다.

 

이러한 점 때문에 엑싱크는 "개발자에게는 장기적으로 리모트워크가 대세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다만 아직까지는 소프트웨어의 한계도 있다. 아무리 화상채팅을 해도 면대면 커뮤니케이션과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 바로 옆자리에서 이미지를 찾아서 보여주는 것이 불가능하고, 인터넷 연결 등의 문제도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송 대표는 이 같은 문제 역시 최근에는 터치 기능을 지원하는 노트북이 출시되어 직접 그림을 그려 보여줄 수 있는 등 앞으로 리모트워크를 할 때의 커뮤니케이션도 많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툴을 지원하거나 교육만 한다고 해서 전부 쓰는 건 아니다. 송 대표는 최적의 리모트워크 방법을 찾기 위해 약 20개 이상의 툴을 사용해보았지만, 결국 현재 팀 내에서 활발히 사용하는 건 5가지 정도라고 밝혔다.

송 대표는 말한다
리모트워크는 한마디로 효율성이라고

조금 의아하게 느낄 수도 있다. 효율보다는 자유가 먼저 느껴지는 말 아닌가? 송 대표는 이렇게 덧붙였다.

리모트워크 관련 글을 보면 집에서 일했을 때 사무실보다 60% 효율만 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는 믿음이 무너졌을 때 혹은 집에서 집중이 분산되는 일이 발생했다는 두 가지 문제 때문에 60%밖에 효율이 안 나는 것이다.

신뢰가 있고 동기 부여가 되는 상태라면 리모트워크가 훨씬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물론, 지금 엑씽크가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