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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박솔 공과대 바이오 및 뇌공학과 석사

박솔 공과대 바이오 및 뇌공학과 석사

들어가며

인터뷰 날짜/장소 : 2016년 8월 24일/KAIST 연구실

KAIST 프로젝트의 인터뷰이 여성들은 나이와 신분, 분야를 막론하고 대체로 리더십이 강한 편이었다. 자신이 속한 곳에서 소수자 여성들을 모았고, 어떤 제도나 조직을 만들었다.

 

그런데 박솔 학생에게선 무언가를 만들고 바꾸거나 누군가를 이끌고 영향력을 끼치려는 종류의, 우리가 흔히 리더십이라 부를 만한 성향이 많이 드러나 보이지 않았다. 그는 조용조용 소수의 단짝들과 놀았고, 무언가 잘못된 점이 있다면 당장 눈앞에서 말하고 바꾸기보다 가슴에 새기는 타입인 것 같았다.

 

그는 조근조근한 말투로 말했고, 눈이 무지개처럼 되도록 웃었다. 몇 번을 보고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정작 인터뷰는 글로 받았다. 본인처럼, 글도 착했다. 

 

박솔 학생은 기자를 지망한다고 했다. 현재는 비영리 공익 법인인 한국과학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사이언스타임즈에서 객원기자로 일을 한다. 뇌공학 석사를 마쳤으니, 자리가 열리는 곳에는 한 번씩 응모해 볼 생각이라고 했다.

 

내가 경험해 온 기자들은 마냥 착하지 않았다. 아무리 순한 사람이어도 마음 속에 어떤 결기 같은 게 있어서, 그걸 풀어낼 때는 포효하는 짐승처럼 변했다. 그래야 기사 한 줄이 사람들 마음에 가서 꽂히고, 무언가를 바꿀 수 있는 거라고 나는 생각해왔다. 그런데 이 친구에게는 그런 결기가, 어떤 응어리 같은 게 아직은 보이지 않았다.

 

그는 평온했다. 어쩌면 그가 생각하는 기자는, 사회의 잘못에 화내는 사람이 아니라, 조용하고 작은 이야기들을 전하는 사람일지도 몰랐다. 그건 굳이 기자라는 이름이 아니라 '사이언스 커뮤니케이터' 정도로 부를 만한 새로운 종류의 직업에 더 가까울 터였다. 우리 사회엔 사이언스 커뮤니케이터 자체도 많지 않지만, 그 분야의 여성은 거의 없었다. 

글쓰는 여자라는 공통점 덕분에 우리는 처음부터 죽이 맞았다. 서울 KIST(Korea Institute of Science and Technology)에서 연구하던 무렵의 모습이다. ⓒ박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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