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인터뷰 날짜/장소 : 2016년 8월 12일/KAIST 학내 한 카페

KAIST 최초의 페미니즘 동아리, 여성주의 연구회 '마고'의 제안자는 물리학과 12학번 남학생이었다.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로 옮겨 석사과정을 하는 친구라고 했다. 살면서 억울한 일은 별로 당해보지 않았을 것처럼 생긴 훤칠한 남학생이었다. 그가 왜 하필 여성주의에 눈을 뜨고, 익명으로 활동하는 이런 모임을 조직했는지 궁금했다.

 

창립총회 이후 세 번의 세미나를 함께 했다. 마고의 친구들은 공동운영체계의 뼈대를 만들고 함께 회칙을 정돈해나갔다. 카톡방에서 함께 읽어볼만한 책과 자료, 나눠볼 영화를 공유하고 인문사회대학의 이윤정 교수에게 부탁해 세미나도 준비했다. 학생들은 여성주의적 커리큘럼이 아직 확립되지 않은 KAIST 안에서, 스스로 의문을 풀어보려 애쓰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임예건 학생은 때로 주도적인 목소리를 냈다. 때론 누군가에게 일을 맡겼으며, 때론 물러나 지켜봤다. 나는 그와 다른 친구들을 조용히 관찰했다.

 

나는 편의상 임예건 학생을 리더라고 불렀고, 다른 친구들도 대체로 그 의견에 동의하는 것 같았다. 마고와 물리적·화학적으로 결합한, 수학과/물리학과 남학생 페미니즘 스터디 '꼴페미'를 만들었던 익명의 친구도 그를 리더로 평했다. "임예건 씨가 일하는 걸 보면, 리더는 타고나는 것 같다."

 

정작 그는 리더라는 호칭을 부담스러워했다. 한시적으로 깃발을 들었을 뿐 마고는 공동운영체제를 추구한다고 했다. 어디서 일을 많이 해본 사람의 냄새가 났다. 기존 조직에서 한계를 느낀 사람의 냄새도 함께였다.

자신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영혼의 동반자를 데려오라는 주문에 여자친구 대신  '동지'를 데려왔다. 운동권 동아리 소셜메이커에서 만난 허현호 선배(왼쪽)와는 가정사부터 지적∙사상적인 고민까지 나눌 수 있다고 한다.  ⓒ임예건

당당한 엄마와 살다

인터뷰 질문

1. 먼저 부모님에 대해 여쭙겠습니다.
1-1. 아버님은 어떤 분이셨나요? 따님에게 기대가 많으셨는지, 아드님만 편애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아버님 당신의 인생은 어떠셨나요? 성취가 큰 유명인사인지, 평범한 가장이셨는지, 좌절을 겪으셨는지, 그런 모습이 따님/아드님께는 어떤 느낌을 주었는지 말씀해 주실 수 있으신지요?
1-2. 어머님은 어떤 분이셨나요? 자녀들에 대해선 어떤 태도를 취하셨는지요. 워킹맘이었는지, 주부였는지, 살림의 여왕이었는지도 궁금합니다. 성공한 '여류'였는지, 가부장적 질서에 순응하셨는지, 페미니스트셨는지, 어머님께 어떤 영향을 받으셨는지 나누어 주실 수 있으신지요?

2. 형제 자매들에 대해 여쭙습니다.
형제 자매는 가장 친한 친구이면서 경쟁자이기도 하니까요. 어떤 관계였나요? 공부로 경쟁했나요? 부모님 사랑을 두고 다퉜나요? 어떤 특질들을 나눠 받고, 무슨 장난을 쳤나요? 바비? 키티? 레고? 로봇? 어떤 장난감을 좋아하셨습니까?

3. 주위 환경에 대해 여쭙습니다.
사는 지역이나 환경에 특징이 있었나요? 대치동 한복판의 경쟁적인 환경이었는지, 해외 체험을 했는지, 달동네나 시골 깡촌이었는지 말씀해 주실 수 있으신지요? 그런 특성이 본인의 지금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