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인터뷰 날짜/장소 : 2016년 8월 24일/KAIST 연구실
그는 자신을 소개할 때, "'과정남'의 이분의 일(1/2), 박대인입니다."라고 인사한다. '과정남'은 팟캐스트 방송, 과학기술정책 읽어주는 남자들의 줄임말이다. 과학기술정책대학원 동료인 정한별과 함께 진행한다.
박대인 학생은 한국에서는 보기 드문 헤어스타일을 하고 있다. 이른바 민머리, 나는 농담으로 그를 '대인스님'이라고 부르는데, 묘하게도 대인배 같은 그의 이름과 잘 어울린다. 하지만 보통의 한국 사람들은 그런 머리를 한 이들을 보면, 특히 그 사람의 나이가 어릴 때, 보통은 사회에 불만이 있는지를 먼저 묻는다. 말로는 못하는 불만을 헤어스타일로 표출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다.
더구나 그는 모르는 사람이 보기엔 '일부러 나를 피하는 걸까?' 의심할 만큼 상대방과 눈을 맞추지 않는다. 질문은 예리하며 말투는 툭툭 튄다. 자세나 표정이나 행동이 한국적 권력관계를 고의적으로 무시하는 듯한 인상도 있다. 굳이 표현하자면 '반골' 정도로 카테고리화할 수 있는 인물로 보인다.
반면 그의 파트너 정한별 학생은 착하고 순하고 해맑은, 보기 드물게 '청순한' 남성처럼 보였다. 앞장서서 관계를 맺거나 주도하지는 않아도 편안하게 배려하며 어느새 옆에 있다. 그런 점에서 그 역시 대단히 '비한국적인' 남성으로, 다른 의미에서 도드라지게 '비한국적인' 박대인 학생의 캐릭터와 묘하게 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