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가 좋고,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회사?

패티 맥코드 넷플릭스 전 CTO는 저서 <파워풀>을 통해 "직장에서 직원들의 행복은 맛있는 샐러드나 낮잠용 수면실, 헬스시설 등과 관련된 게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사무실에 테이블 풋볼을 들여놓거나 해먹을 두고 공짜 초밥을 제공한다고 회사에 출근하고 싶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당장 이런 주장에 반론을 제시할 수 있을 것 같은 국내 기업이 있다. 업무 공간의 디자인을 강조하고, 회사의 모든 직원들이 참여하는 이벤트를 기획하고 실행하는 부서(피플실)가 따로 있는 회사, 배달의민족을 서비스하는 우아한형제들이다.

 

월요일 오후에 출근하는 주 4.5일제, 가족의 생일을 챙기라고 오후 4시면 등 떠밀어 퇴근시키는 '지만가(지금 만나러 가)' 등 독특한 우아한형제들의 복지제도가 알려지면서 자칫 편하게 일할 수 있는 회사라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

 

우아한형제들에 입사하고 싶어 하는 지원자도 이런 복지제도에 대해 궁금해한다. 채용 면접에서 마지막으로 궁금한 점이 있는지 물으면 이런 질문이 나온다. "월요일에는 진짜로 오후에 출근해도 되나요?" "배달의민족에선 정말 도서 구입비를 무제한 지급하나요?"

 

하지만 이렇게 회사가 주는 특전과 회사에서 누릴 수 있는 혜택에만 관심을 갖는 지원자는 '광탈'의 수순을 밟게 된다. 이같은 채용 면접 과정은 구성원*이 1000명을 넘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우아한형제들이 '배민(배달의민족)다움**'을 유지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 문제 중 하나를 담고 있다. 편하게 다니면서 삶을 즐기겠다는 자세로 회사에 들어오려는 지원자를 걸러내는 것.

* 우아한형제들에선 직원을 구성원이라고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