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기업문화 TFT를 만들다

2018년 10월 열린 '2019 조직문화 혁신포럼'에서 <파워풀> 번역자로서 넷플릭스의 기업문화를 강연했다. 질의응답이 끝나자 두 명의 인사담당자들이 다가와 인사했다. 건네받은 명함엔 메리츠화재라고 적혀있었다. 넷플릭스의 혁신적인 기업문화를 벤치마킹하기 위한 TFT를 만들었다고 했다.

보수적인 기업문화로 정평이 난 금융권이지만, 메리츠금융그룹이라면 충분히 그럴만하다고 생각했다. 메리츠금융그룹은 업계 파란을 일으킬 만큼 파격적인 인센티브제를 도입하며 매출과 이익을 끌어올린 바 있다. 그러나 한편으론 금전적 인센티브로 동기부여를 하지 않는 넷플릭스와는 정반대가 아닌가 의문이 들었다.


메리츠금융그룹의 넷플릭스 기업문화 TFT에서 무엇이 논의됐는지와 그것이 실제로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2019년 3월 인사 담당 임원과 파트장을 심층 인터뷰했다. 놀랍게도 이번 TFT에서 기업문화 혁신을 진두지휘한 주인공은 김용범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부회장이었다. 9월에는 김용범 부회장을 만나 기업문화에 대한 그의 철학과 신념을 직접 들어봤다.

CEO가 기업문화 혁신 주도

매달 첫 영업일 오전 9시면 어김없이 김용범 부회장의 사내방송이 시작된다. 직원들 PC에 자동으로 팝업이 뜨고 라이브 육성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듣지 않을 수가 없다. 10~15분 분량의 원고는 모든 직원에게 PDF 파일로 뿌려진다. 기업 실적과 기업문화에 대한 내용이다.

 

원고는 김용범 부회장이 직접 쓴다. 넷플릭스를 비롯해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버크셔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 등의 기업문화를 참고하기도 했지만, 대부분 지난 30여 년 국내와 외국계 금융회사에서 일하며 경험한 내용이다.

 

2015년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취임사로 '기업문화 혁신과 변화'를 전면에 내걸었다. 이후 '변화와 혁신 아이템', '체크리스트 실천사항'을 거쳐 올해부터 적용된 '기업문화 실천사항 11'을 완성했다. 2020년에는 고객 경험의 관점에서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실천사항을 추가할 예정이다.

 

매년 업데이트된 버전을 발표하는 이유에 대해 묻자, 김 부회장은 이렇게 답했다.

수영을 배울 때 발차기, 팔 동작, 어깨 돌리기를 차근차근 배워야 나중에 자연스럽게 동작이 연결되거든요. 처음부터 지향하는 큰 그림은 있었지만, 직원들이 준비가 될 때까지 기다린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