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독이 되는 방법

소설가가 되는 일과 영화감독, 시나리오작가가 되는 일을 비교해 보면 어떨까?

 

영화 제작과 문학 출판은 모두 예술인 동시에 산업이다. 그래서 프로와 아마추어를 구분하는 상당히 명확한 사회적 기준이 있다. 극소수만이 프로로 데뷔할 수 있고, 고로 데뷔 경쟁이 아주 치열하며, 준비에 몇 년 이상 걸리는 경우도 흔하다. 데뷔하지 못하면 남는 게 없는 전부 아니면 전무의 도전이라, 데뷔 준비는 도박과도 비슷하다.(그래서 부모들이 말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젊은이들이 그 길을 꿈꾼다. 지망생들 사이에서는 데뷔 자체가 선망의 대상이 된다. 데뷔를 각각 '입봉'과 '등단'이라는, 다른 업계에서는 쓰지 않는 용어로 부르며 특별하게 여길 정도다. 그 길을 걷고자 하는 청년들이 다니는, 학술연구보다는 실무 지식 습득에 중점을 두는 대학 학과도 있다.

 

그러나 영화감독을 공모전으로 선발하지는 않는다. 시나리오공모전이 있긴 하지만 존재감은 미미하다. 그럼에도 한국 영화계에는 좋은 신인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고, 한국 영화의 흥행이나 국제적 위상도 한국 소설을 압도한다. 비결이 뭘까?

 

그 답을 찾기 위해 나는 영화감독과 제작자들을 여러 명 만났다.

인터뷰. “요즘 젊은 영화감독들은 어떻게 데뷔하나요?”

장강명: 요즘 젊은 영화감독 지망생들은 어떤 데뷔 경로를 꿈꾸나요? 가장 일반적인 방식은 어떤 건가요?

홍석재 감독(장편영화 <소셜포비아> 연출, 한국영화아카데미 장편영화 제작연구과정 7기): 아주 옛날에는 충무로에서 도제식으로 배우고 바닥에서 굴러서 올라가는 방식이었는데, 요즘은 독립장편영화를 찍은 다음 상업영화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 보여요. 저는 저희를 대충 3세대라고 봅니다. 박찬욱 봉준호 감독님 같은 분들을 1세대라고 치고요, 이 1세대들이 미쟝센단편영화제를 만들었죠. 한국에서 최초로 단편영화들만 상영한 영화제예요.

 

그리고 그때쯤 전국 대학교에 영화학과가 많이 생겼어요. 이게 맞물려서 2세대 감독들이 나온 거 같아요. 학부를 졸업하면서 졸업 작품으로 단편영화를 찍고, 그걸 영화제에 가져가고, 거기서 두각을 보이면 발탁되는 거죠. 영화사 프로듀서들이 "김 감독, 작품 잘 봤네, 우리 회사에서 한번 시나리오 써봅시다." 이러면서. 이런 방식으로 데뷔한 분들 중에서는 잘 된 분도 있고 잘 안 된 분도 있어요.

장강명: 잘 안 된 분은 왜 안 된 거죠?

홍석재: 단편만 작업하다가 장편으로 넘어가려니까 어려웠던 점이 분명히 있었을 거예요. 소설도 단편을 쓰는 근육과 장편을 쓰는 근육이 다르다는 얘기들을 하잖아요.

장강명: 감독님을 비롯한 3세대는 그렇지 않은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