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이해관계인을 공략해서 딜을 성사시킨 스타트업 대표

협상에서 본인의 제안이 객관적으로 충분히 매력적임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이 이를 쉽사리 받아들이지 않을 때, 우리는 협상 상대방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숨은 이해관계인이 있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얼마 전 스타트업 대표 A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올해 초에 제품 홍보를 위해 큰 비용을 지출해서 이미지 촬영을 한 뒤, 홈페이지에 홍보자료와 IR자료*를 업데이트했는데, 촬영한 이미지 일부가 온라인마케팅 대행업체 B사의 홈페이지에 버젓이 활용되고 있었던 것이다. 심지어 해당 업체의 포트폴리오로 공개한 자료 중 이름만 대면 모두 알 만한 중견기업 L사의 광고를 대행한 사실을 알리는 페이지에 우리 측 이미지 두 컷이 활용되고 있었다.

* investor relations, 투자자들에게 기업의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문서

 

A는 해당 온라인마케팅 대행업체 B사에 연락해서, 우리 측 이미지를 불법 도용하고 있으니 즉시 삭제해달라고 요청했다. B사의 담당자는 퉁명스럽게 전화를 받더니 '내부적으로 확인 후 처리하겠다'고 답변하고 전화를 끊었다.

 

하지만 일주일이 지나도 홈페이지의 이미지는 삭제되지 않았다. 그 다음 주에 다시 B사의 담당자에게 연락했을 때는 현재 휴가 중이라 수요일쯤 다시 연락을 달라고 했다. 수요일에 연락을 하니 B사의 담당자는 짜증스러운 말투로 '현재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니 논의가 끝나는 대로 연락을 드리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다시 2주일이 지났다. A가 다시 담당자에게 연락을 하자 이번에는 아예 연결이 닿지 않았다. 수차례 시도를 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이렇게는 안 되겠다고 생각한 A는 한동안 고민을 하다가 조금 더 강력한 압박을 주기로 결심했다.

 

직접 연락을 하면 제대로 받지도 않는 B사를 움직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무엇일까? 온라인마케팅 대행업체 B사가 가장 신경을 많이 쓰는 대상이 누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