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비앤비 호스트가 변호사를 찾아온 이유
2016년 어느 날, 내가 블로그에 적어둔 에어비앤비(Airbnb) 관련 법률 칼럼을 보고 한 젊은 부부가 서초동 사무실을 찾아왔다. 이들은 남편이 일본에서 살다온 경험을 살려 2년 전에 일본인을 대상으로 에어비앤비를 시작했는데, 손님이 점점 늘어 당시 열 개의 오피스텔을 임대하여 운영하고 있었다.
일본어에 능숙한 남편이 일본 손님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전담하고, 감각 있는 아내가 세련되게 방을 꾸미고 보기 좋게 사진을 찍어 올리니 깔끔하고 가성비 좋은 숙소를 찾는 일본인들에게 인기가 좋았다. 급기야 에어비앤비 슈퍼호스트로 선정되어 예약이 줄을 잇기 시작했고, 월세로 오피스텔을 하나씩 늘려가다 열 개의 룸을 보유하기에 이르렀다.
1년 넘게 잘 나가던 사업은 오피스텔에서 에어비앤비를 운영하는 것이 불법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오면서 문제가 되었다. 초기에 에어비앤비를 운영하던 때만 해도 명확한 지침이나 판례가 없어 대부분의 에어비앤비 호스트들이 눈치껏 운영을 해왔다.
그러나 서울, 부산 등에서 미신고 에어비앤비 호스트들에게 벌금을 내린 판결이 나오기 시작했고, 2016년 하반기에는 오피스텔을 활용한 에어비앤비 운영이 불법이라는 대법원 판결까지 나오면서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갔다. 관광 경찰들이 미신고 숙박업소나 외국인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숙박업소들이 밀집된 마포, 종로 등의 지역을 집중적으로 단속하기 시작했다.
이 젊은 커플도 경찰의 단속을 피하지 못했고 2주일 뒤 경찰서에 출석하여 조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들도 단속에 걸린 이상 무죄를 받아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내게 찾아온 이유는 따로 있었다.
"변호사님, 저희는 에어비앤비 열 곳을 운영하고 있고, 대부분 임대기간이 꽤 많이 남아 있습니다. 방 하나에 한 달에 최소 100만 원 정도의 순이익이 나오는 데다가, 새로운 임차인을 구하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에 최대한 시간을 확보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