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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이현주 공과대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이현주 공과대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들어가며

인터뷰 일시/장소 : 8월 10, 11일/KAIST 연구실

 

이현주 공과대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는 KAIST 전자및전기공학부 80여 명의 교수들 중 최초의, 유일한 여성 교원이다. 지난해 임용된 새내기 교수다. 1999년부터 방영된 드라마 KAIST에서는 탤런트 이휘향 씨가 전자과 여교수 역으로 등장했었지만, 실제 세계에서는 2015년에야 실현된 것이다. 단연 학내외의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는 중학생 시절, 아버지의 해외 파견으로 홍콩 유학길에 올라 싱가포르를 거쳐 미국 MIT에서 학사를, 스탠포드에서 석박사를 했다. 영어를 잘 하지 못하는 상태로 호된 사춘기를 치렀다. 지금은 다문화적인 이력과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바탕으로, 솔직하면서도 친화력 있게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두 차례 대화를 나누며 관찰한 바로, 그는 사람을 만나 조직하고 영향을 주고 받으며 변화시키는 일에 거의 타고났다고 해도 좋을만큼의 관심과 흥미와 재능이 있어 보였다. 학자로서의 그의 행보도 물론 주목할 만 했지만,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로서의 역할을 누구보다 잘 해내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나는 결혼과 가정, 모성, 여성의 커리어에 대해 가장 최근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의 고민은 현재진행형이었고, 또 기존에 들었던 어떤 여교수님들의 사례와도 사뭇 다른 것이었다. 무엇보다 결혼제도와 모성이라는 환상에 대해 그처럼 솔직하게, 양가적인 마음을 표현한 사람은 없었다. 어찌 보면, 그는 나를 포함한 우리 세대의 '자아분열'을 집약해 놓은 인물이기도 했다.

 

대부분의 여자는 결혼과 출산 이외의 선택지에 대해 결혼이나 출산만큼이나 자연스럽게 생각할 수 없었다. 결혼과 출산 전후의 삶이 이전까지와는 극명하게 달라지는 데도, 그런 중요한 선택에 대해 충분히 교육받거나 훈련받지 못했다. 그 선택이 사실은 자율적인 선택이 아니라 어떤 종류의 사회적 압력일 수 있는데 말이다.

 

또한 많은 여자들이 결혼과 출산 때문에 생기는 기회비용에 대해 전혀 짐작하지 못한 채로, 마치 당연히 풀어야 하는 숙제처럼 받아 안았다. 그리고 이전까지 쌓아올린 것들, 특히 커리어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좌절감을 맛보는 이들도 많다. 나는 그와 자라온 환경은 전혀 달랐지만, 처해 있는 상황과 고민에는 거의 100퍼센트 이입했다.

이현주 교수의 말에는 대화는 유머가 가득했다. 그가 고른 단어들에는 묘한 위트가 있었고, 표정에는 호기심과 장난기가 가득했다. 그의 책상 위에는 스타워즈의 BB-8이 놓여있었다. ⓒ이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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