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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오혜연 공과대 전산학부 교수

이진주 이진주 외 1명
오혜연 공과대 전산학부 교수
들어가며

인터뷰 일시/장소 : 8월 5일/KAIST 연구실

오혜연 교수를 만나러 가기 전에 주위를 탐색했다. 전산학부 게시판에는 학생들을 소개하는 사진과 함께 부임 초기 그와 남편이 보낸 크리스마스 카드가 붙어있었다. 두 자녀의 사진으로 만든 사랑스런 카드였다. 태식 리 & 앨리스 오. 부부 교수의 이름을 한참 들여다보았다. 관계에 자신 있는 사람들이 쓸 수 있는 종류의 것이었다. 가정 내에서도, 밖에서도.

 

오혜연 교수의 인터뷰와 신문 기고 등을 살펴보았다. 그는 대전 지역 '워킹맘'들과 활발히 교류하면서, 이공계 여성 문제에 대해, 특히 육아와 경력단절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발언하고 있었다. 대전은 워낙 특수지역이라 박사급 여성 인력이 많았다. 대부분 교수거나 국책기관의 연구원들이었다. 하지만 공부를 많이 하고 연구를 잘 한다고 해서 육아가 쉬워지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여자의 '가방끈'이 길면 길수록, 육아와 살림에 얽힌 갈등과 회의도 커지는 경우가 많다. 제도적인 뒷받침 없이 그들에게 좋은 결과를 내라고 압박하는 건 옳지 않은 일처럼 보였다.

 

KAIST가 참여한 한국형 오픈 유니버시티의 강연 파일도 받아봤다. 그는 인공지능에 관한 어려운 내용을 하나도 어렵지 않은 듯 자연스럽게 설명하고 있었다. 수강생 뷰 기준 톱 랭킹이라고 하더니 과연 그럴 만했다. KAIST 여성주의연구회 <마고>에서 나와 함께 스터디를 했던 전산학과 여학생의 증언에 따르면, "교수님 예뻐요" 같은 댓글이 달린다는, 스타 강사라고 했다.

 

'예쁘고, 인기 많고, 가정적으로 안정돼 있는 KAIST의 여교수가 여성에 대해 발언을 한다.', 굳이 라벨을 붙이자면 '부르주아 페미니스트'일 터였다. 실은 그를 만나기 얼마 전부터 내가 가장 고민하던 주제가 바로 그거였다. 부르주아란 어떤 운동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다. 그들의 진정성과 선명성은 언제나 의심받는다. '먹고 살기 편한 여자들이 여가로 하는 운동'이라는 이미지도 따라 붙는다. '강남 좌파', '캐비어 좌파', '아르마니 좌파'가 다 그런 종류의 비난이었다. 페미니즘에도 그런 혐의가 붙는다. 한편으로는 반발심도 들었다. "부르주아는 말하면 안 되나? 여성으로서 겪어온 어떤 불편한 지점을 문제제기하면 안 되나?"

 

로봇계 인사들을 통해 로봇 관련 학과 'KAIST 3대 여걸'에 대해 이미 듣고 있던 차였다. 기계공학과의 신현정, 박수경 교수, 그리고 전산학과의 오혜연 교수였다. 비슷한 또래들이었고, 여성 문제에 관심이 많은 유명한 단짝들이라고 했다. 나는 그들의 오랜 우정이, 그들이 같은 여성 연구자들로서 KAIST를 바꿔나간 그 활동 내역이 궁금했다.

오혜연 교수는 KAIST 여교수들의 당사자 문제를 해결하는 데 가장 적극적인 사람 중 하나였다. 여교수 네트워크를 동원해, 학내 어린이집을 만들고, 출산/육아시 테뉴어 심사를 2년 유보하는 제도를 도입하는 데 앞장섰다. ⓒ이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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