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와 넷플릭스

Editor's Comment

- 본 콘텐츠는 2019년 2월에 발간된 <플랫폼의 생각법>의 본문 내용을 큐레이터의 시선으로 발췌하여 구성하였습니다.

콘텐츠 유통이라는 드라마에는 두 명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유튜브와 넷플릭스가 그들이다. 이 둘은 태생이 다를 뿐만 아니라 그 사업방식에 있어서도 명확한 차이를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이 둘을 콘텐츠 플랫폼이라 이야기하지만, 유튜브가 '플랫폼'이라면 넷플릭스는 성공한 '서비스'이다. 이들의 이야기는 플랫폼과 서비스가 어떻게 다른지를 설명하는 데 가장 좋은 예이다.

ⓒ한스미디어

유튜브는 UGC(User Generated Contents)*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영상 콘텐츠 유통 플랫폼으로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플랫폼이 갖춰야 할 모든 요소를 갖고 있다. 콘텐츠를 생산하고자 하는 수많은 아마추어 생산자들과 이를 보고 싶어 하는 소비자라는 양면시장을 위해 장을 제공해준 것이다.

* 국내에서는 주로 UCC(User Created Contents)라고 부른다.

 

이 시도의 시작은 UGC라는 완성도가 조금 떨어지는 아마추어 콘텐츠의 유통을 위해 존재하는 듯했지만, 플랫폼이 구축되고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자 기존에 콘텐츠를 전문적으로 제작하던 공급자들도 유튜브를 홍보수단으로 활용하고자 들어오기 시작했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스토리와 촬영, 연출로 만들어진 일종의 전문가 제작 콘텐츠인 PGC(Professional Generated Contents)들이 유튜브에 올라오기 시작한 것이다. 이렇게 한번 댐의 문이 열리자 유튜브는 신구 콘텐츠를 가리지 않는 콘텐츠 유통채널로 자리를 확고히 하게 되었다.

유튜브는 플랫폼이 갖춰야 할 모든 요소를 모두 갖고 있다. ⓒ한스미디어

유튜브는 처음부터 개방정책을 기본으로 가졌기에 소비자 규모는 빠르게 확대되었다. 소비자 규모가 어느 정도 만들어지자 공급자들은 유튜브를 수익을 만들어내는 채널뿐 아니라 규모를 확보하는 채널로도 활용하기 시작했다. 즉 유튜브로서는 양면시장을 대상으로 한 플랫폼의 구축, 네트워크 효과를 통한 규모의 확보 그리고 추구가치와 수익가치의 분리라는 플랫폼의 기본 원칙이 모두 교과서적으로 적용된 것이다.

 

소비를 위해 상대적으로 집중과 시간을 필요로 하는 영상 콘텐츠에 구글의 애드센스(AdSense)가 제공하는 맞춤형 영상광고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비즈니스 모델이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유튜브는 영상이라는 콘텐츠 형식에 대한 절대적인 권력을 장악함으로써 오락, 정보, 교육 등 모든 영역으로 영토를 확장하게 된다. 유튜브는 동영상 플랫폼이라는 콘텐츠의 형식에 따른 새로운 영역을 창조해 낸 것이다.

* 2005년 첫 서비스를 시작한 유튜브는 이듬해인 2006년 구글에 인수되어 현재 구글의 동영상 서비스로 사용자들에게 제공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유튜브에는 구글의 광고 플랫폼인 애드센스의 적용이 가능하며 현재 대부분의 유튜버들은 영상 광고를 통해 수익을 올리고 있다.

넷플릭스는 영화라는 콘텐츠를 소비하는 새로운 방식을 정착시켰다. ⓒ한스미디어

반면에 넷플릭스는 1997년 영화 DVD를 우편으로 보내주는 서비스에서 시작했다. 이후 영화라는 가장 전문적인 콘텐츠의 유통이 다운로드 서비스를 거쳐 현재의 스트리밍 서비스로 즉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옴에 따라 영화라는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에 있어서 가장 매력적인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여기서 영화라는 영역은 드라마와 같이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콘텐츠를 포함하는데, 넷플릭스는 동영상 콘텐츠 중에서도 가장 고급 영역인 영화라는 영역을 유료로 유통하는 서비스로 자리 잡은 것이다.

 

물론 넷플릭스를 양면시장이라는 관점에서 공급자에게 개방된 플랫폼이라 오해할 수 있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공급자 영역이 완전히 폐쇄된 서비스이다. 과거 프리미엄 영상 콘텐츠 시장에도 플랫폼형 서비스가 존재했었다. 고전적 비디오 렌탈 사업인 블록버스터(Blockbuster)*가 그랬고 애플의 아이튠즈에서도 영화를 단편으로 판매하는 TVOD** 사업을 여전히 진행하고 있다. TVOD 사업은 공급자 영역이 개방되어 있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기에 어느 정도 플랫폼으로 성립은 되었다.

* 1985년 설립되어 한때는 미국 전역에 3,000개 이상의 체인점을 가졌던 대표적인 비디오 대여 서비스 체인이었으나 VOD(Video On Demand, 주문형 비디오)의 발달로 2010년 파산했다.

** Transactional VOD로 건당 주문형 비디오 서비스를 의미한다.

 

하지만 건당 과금에 따른 소비자들의 가격저항과 조작 상의 복잡성 등의 이유로 인해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지 못했다. 극장이라는 환경과는 달리 가정에서 TV를 통해 시청하는 콘텐츠에 대해 개별적으로 적지 않은 비용을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는 상황이 시청자인 소비자들에게 자연스러운 경험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 실패한 시장에 새로운 형태의 사업모델을 제시한 것이 넷플릭스이다. 영화 하나하나를 고민해서 구매하는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월정액의 비용을 지불하면 나의 한가한 시간에 엄선된 콘텐츠를 편하고 자유롭게 소비할 수 있는 그런 서비스가 기존의 플랫폼형 서비스를 물리친 것이다. 이를 SVOD* 서비스라 부른다.**

* Subscription VOD로 구독형 주문형 비디오 서비스를 의미한다.

** VOD 서비스는 이용방식에 따라 TVOD와 SVOD 외에도 광고를 봄으로써 콘텐츠는 무료로 시청이 가능한 AVOD(Advertising VOD) 방식도 존재한다.

 

넷플릭스의 성공은 시장을 잘 이해하고 이에 가장 적합한 형태의 서비스를 제안한 데에서 기인한다. 기술의 발달과 그로 인한 영상 콘텐츠의 증가 그리고 사람들의 콘텐츠 소비 방식의 변화는 가정 내에서 고품질의 영상 콘텐츠 소비를 이끌었다. 그리고 넷플릭스가 제공하는 단순하고 저렴한 요금제와 고민할 필요 없이 나에게 맞춤으로 추천해주는 영화 목록은 더욱 편리하게 콘텐츠를 소비하도록 만들었다.

ⓒ한스미디어

하지만 문제는 영화라는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공급자가 제한되어 있기에 플랫폼 운영자는 소수의 공급자와 콘텐츠의 대가에 대해 언제나 분쟁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그 결과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통해 스스로가 공급자가 되기로 결정하게 되고 플랫폼과는 점점 더 거리가 멀어지게 되었다. 플랫폼 운영자가 스스로 공급자가 되는 순간 공급자들은 플랫폼 운영자를 더 이상 신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추천 시스템이 기본인 넷플릭스에서 외부에서 소싱한 다른 콘텐츠보다 직접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보다 적극적으로 추천한다면 공정하지 못한 운영이 될 것이다. 물론 아마존처럼 플랫폼 운영자의 힘이 극대화되고 공정한 운영에 대한 신뢰가 확보되어 플랫폼이 유지되는 경우도 있지만, 넷플릭스의 경우는 아직 거기까지 다다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디즈니(Disney)가 훌루(Hulu)를 인수한 것이나 아마존이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Amazon Prime Video)를 만드는 것처럼 서비스 경쟁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아마도 넷플릭스는 유튜브가 누리고 있는 '시장에서 승리한 플랫폼의 여유'를 갖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이다.

 

콘텐츠라는 영역에서 유튜브는 성공한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았고 앞으로도 유튜브의 영향력은 커질 것이다. 반면에 넷플릭스는 지속적인 오리지널 콘텐츠의 제작을 통해 프리미엄 영상 서비스로 자신의 영역을 넓혀갈 것이다. 두 개의 성공한 서비스가 주는 차이는 아마도 사업의 안정성에 있을 것이다.

디즈니를 추월하고 세계 1위 미디어 기업으로 등극한 넷플릭스(시가총액) ⓒ한스미디어

콘텐츠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의 분화

이왕 유튜브와 넷플릭스의 이야기를 했으니 이 두 서비스의 콘텐츠 특성과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조금 더 살펴보자.

 

넷플릭스는 영화나 드라마와 같이 제작비용이 많이 투여되는 콘텐츠를 유통하는 서비스이다. 콘텐츠를 제공하는 영화사들은 영화의 방영권을 넷플릭스에 판매함으로써 서비스에 들어오고 소비자들은 넷플릭스의 월간 사용권을 구매함으로써 넷플릭스에서 제공하는 영상 콘텐츠를 무제한 사용할 수 있다. 분명히 양면시장을 대상으로 하지만 공급자와 소비자 모두가 넷플릭스와 거래를 한다는 점이 앞서 살펴보았던 플랫폼들과 다르다.

 

반면에 유튜브는 최근 유료모델*을 내놓기는 했지만, 기본적으로 광고 모델을 지향한다. 콘텐츠를 제작하여 공급하는 것은 누구나 가능하고 콘텐츠를 보는 것도 콘텐츠 앞에 삽입된 광고의 시청이 필요하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별도의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다. 플랫폼은 개방되어 있고 이는 네트워크 효과를 만들어 공급자와 소비자 모두 엄청난 규모를 창출했다. 전형적인 플랫폼의 교과서적인 구조를 갖고 있고 그 성장방식도 지극히 플랫폼스럽다.

* 유튜브 프리미엄(구 유튜브 레드), 유튜브 TV 서비스 등

 

영화를 한 편 만드는 데는 적게는 수억 원에서 많게는 수천억 원이 필요하다. 반면에 아마추어들이 재미 삼아 스마트폰으로 만들어내는 영상의 제작비용은 거의 제로에 수렴한다. 따라서 두 종류의 콘텐츠가 동일한 방식으로 유통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콘텐츠 유통은 콘텐츠가 보유한 특징에 따라 각기 다른 방식의 서비스 운영방식을 갖게 된다.

프리미엄 콘텐츠: 넷플릭스

영화라는 콘텐츠는 제작에 있어 가장 많은 투자가 요구되는 영역이다. 그리고 그 투자금을 일반적으로 극장 개봉이라는 방식으로 가장 많이 회수하는 사업형태를 갖고 있다. 또한 영화는 콘텐츠의 특징상 신선도가 쉽게 떨어진다. 즉 쉽게 상하는 음식이다.

 

이런 이유로 극장에서 내려진 영화를 우리는 얼마 지나지 않아 공중파 방송에서 무료로 시청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영화 제작이라는 사업이 극장 개봉이라는 메인 수익에 집중하고 이후의 수익에 대해서는 쉽게 포기하는 성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이러한 방영권을 구매하여 소비자에게 콘텐츠 사용권을 판매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다.

* 일반적으로 IPTV나 DVD/BD 판매 등을 통한 부가판권수익은 전체 수익의 15% 수준이다.

 

하지만 넷플릭스가 가지고 있는 문제는 소비자 영역의 확장이 공급자 영역의 콘텐츠에 따라 제한된다는 점이다. 봉준호 감독의 <옥자>와 같이 매력적인 콘텐츠가 늘어나면 소비자도 따라서 늘어날 것이지만 콘텐츠 공급이 충분하지 못하다면 소비자는 서비스를 떠날 것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로 2011년부터 세계적으로 큰 흥행을 기록하고 있는 미드 <왕좌의 게임>을 들 수 있다. 왕좌의 게임은 미국의 대표적인 유료 케이블 방송채널인 HBO에서 제작한 HBO 전용 콘텐츠이다. 즉 HBO와 공급 계약을 해야만 넷플릭스에서 콘텐츠 제공이 가능하다. 하지만 미국의 HBO 나우(HBO Now)에서 OTT* 서비스를 하기 때문에 넷플릭스와 경쟁관계에 있는 HBO는 넷플릭스에 콘텐츠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왕좌의 게임>은 넷플릭스에서 시청할 수 없다.

* Over The Top의 약자로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의미한다.

 

물론 이러한 킬러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기 위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더욱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모든 콘텐츠를 단일한 서비스 내에서 시청할 수 있는 것이 최상이기 때문에 좋지 않은 사용자 경험을 만들어낸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HBO의 인기 드라마 <왕좌의 게임>. HBO Now에서 OTT 서비스로 시청할 수 있다. ⓒ한스미디어

또 다른 예는 거대 콘텐츠 기업인 디즈니의 최근 행보를 들 수 있다. 최근 코드커팅(cord-cutting)* 현상과 더불어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 산업에 매력을 느낀 디즈니는 미국 내에서 넷플릭스와 경쟁 관계에 있는 OTT 서비스 업체인 훌루를 '21세기폭스'의 인수를 통해 간접적으로 인수했다.**

* 코드커팅은 유료 방송 시청자가 가입을 해지하고 OTT 서비스 등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 훌루는 2007년 넷플릭스의 성장에 위기를 느낀 디즈니, 21세기폭스, 컴캐스트(Comcast), 타임워너(TimeWarner) 등이 공동으로 설립한 스트리밍 서비스로 현재 약 2,000만 명의 유료가입자를 가지고 있는 미국 OTT 3위 서비스이다. 최근 디즈니의 21세기폭스 인수로 디즈니의 지분이 60%가 되었다.

 

그리고 한발 더 나가 2019년부터 자사 콘텐츠를 넷플릭스에 제공하지 않고 직접 디즈니 플러스(Disney +)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더 이상 마블의 <어벤져스>나 <스타워즈>와 같은 콘텐츠를 넷플릭스에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디즈니가 넷플릭스를 떠나는 경우처럼 공급자는 넷플릭스와 언제나 협상하고자 한다. 여타 플랫폼이 플랫폼의 양면을 모두 개방하고 양면의 참여자들이 자유롭게 들어오는 것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집중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공급자와의 협상에서 일종의 무기를 갖기 위함도 있지만 더는 콘텐츠 공급자에게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이다. 지금도 수많은 콘텐츠들이 넷플릭스에서 나타났다 사라진다. 나타나는 경우는 신규 업데이트이고 사라지는 경우는 콘텐츠 계약 기간이 만료된 것이다. 이는 소비자에게 결코 좋은 경험이 아니다. 주말에 몰아서 보려고 찜 해놓은 콘텐츠*가 정작 주말이 되자 찾을 수 없다면 소비자는 금방 고개를 다른 곳으로 돌릴 것이다.

* 넷플릭스 콘텐츠 제공 방식의 가장 큰 특징은 대개 시리즈 전체를 한번에 공개한다는 점이다. 일주일에 한두 편씩 공개하던 기존의 방식과 차별되는 부분으로 시청자들은 한번에 전체 시즌을 몰아볼 수 있게 되었으며 이는 '빈지워칭(binge-watching)'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다.

 

2018년 한 해에만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콘텐츠의 제작을 위해 약 8조 원을 투자했다고 한다. 현재 약 37%에 달하는 오리지널의 비율도 2020년까지 6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플랫폼이라는 비즈니스 모델이 대세인 현 흐름에서 보면 시대에 역행하는 느낌까지 든다. 하지만 경쟁사인 아마존을 비롯해 훌루, 애플, 심지어는 플랫폼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튜브까지도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현재의 모습을 보면 영화라는 콘텐츠는 분명 다른 콘텐츠들과는 차별화된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넷플릭스가 자체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 이처럼 넷플릭스는 기간에 구속되지 않는 자체 콘텐츠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한스미디어

영화라는 콘텐츠는 영상 콘텐츠의 가장 고급 영역이고 소수의 자본가에 의해 많은 부분 지배되고 있다. 그렇기에 투자금의 회수에도 어려움이 많고 저작권 등의 이슈에도 보다 민감하다. 이런 이유로 플랫폼 공급자 영역의 개방이 유지되는 것은 무척 어렵다. 넷플릭스는 그런 맥락에서 영화를 위한 서비스이지 모두를 위한 플랫폼은 될 수 없는 것이다.

 

넷플릭스와 빅데이터

넷플릭스의 대표 드라마인 <하우스 오브 카드>가 최근 시즌 6을 마지막으로 끝이 났다. 불미스러운 이슈로 다소 어수선하게 마무리되긴 했지만, 지금의 넷플릭스를 만든 1등공신임을 부인할 수는 없다. <하우스 오브 카드>라는 드라마에는 다양한 이야깃거리가 있지만 아마도 그중 제일은 이 드라마가 최초의 빅데이터 활용 드라마라는 사실일 것이다.

 

넷플릭스는 이 드라마를 제작하기에 앞서 다양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몇 가지 사실들을 발견했고 그 사실들을 바탕으로 드라마를 제작했다. 그 결과는 스스로도 자신했던 대로 큰 흥행을 기록하며 엄청난 신규 가입자를 발생시켰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넷플릭스가 발견한 사실들은 다음과 같다.

  • 1990년 방영되었던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는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다.
  • 넷플릭스 사용자들은 데이비드 핀처 감독을 좋아한다.
  • <하우스 오브 카드>의 원작 팬들은 배우 케빈 스페이시를 좋아한다.

이 결과를 반영하여 새롭게 제작된 <하우스 오브 카드>의 주인공은 케빈 스페이시가 맡았으며 감독은 데이비드 핀처를 캐스팅하였다. 물론 드라마의 흥행을 전적으로 빅데이터 분석의 결과로 돌릴 수는 없겠지만 분명 콘텐츠와 기술의 접목이라는 분야에 새로이 나타난 시도이며 그 결과의 파장 역시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프로그램 추천 알고리즘

넷플릭스 서비스를 살펴보면 한 가지 독특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콘텐츠의 목록을 찾아보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물론 다양한 형태의 검색기능을 제공하고는 있지만 하나하나 목록을 통해서 원하는 콘텐츠를 찾기는 어려운 구조다. 이는 태생적인 이유에 기인한다.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한 초창기에 보유한 콘텐츠의 수가 많지 않았기에 넷플릭스는 아예 목록을 공개하지 않았다. 자신들의 약점을 숨긴 것이다. 대신 다양한 알고리즘을 도입하여 사용자에게 맞춤형 추천 콘텐츠 목록을 제공했다. 다른 영상을 보려는 사용자들이 콘텐츠를 검색하고 찾도록 놔두는 것이 아니라 시청 기록과 사용자 프로파일, 다양한 앱 내 제스처 등의 분석을 통해 끊임없이 사용자가 선호할 만한 콘텐츠를 추천한 것이다.

 

넷플릭스의 이러한 인터페이스는 성공적으로 기능하여 현재 추천받은 콘텐츠의 시청 비율은 75%가 넘는다고 한다. 서비스 내에서 재생되는 4편 중 3편이 추천 시스템을 바탕으로 시청이 되는 것이니 놀라운 비율이다. 추천 시스템의 알고리즘은 기본적인 사용자 프로파일과 그간의 시청 내역, 별점 부여 내역 외에도 언제, 어떤 기기로, 어떤 페이지에 얼마나 머물렀는지, 심지어 스크롤의 속도까지 측정하여 빅데이터 분석을 한다.

 

이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비슷한 성향의 다른 이용자들이 높은 평가를 준 콘텐츠를 추천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추천 알고리즘은 경쟁 서비스들과 차별화되는 부분이었으며 지금의 넷플릭스의 가치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콘텐츠 추천의 신뢰도가 자연스럽게 서비스의 신뢰도로 이어져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 콘텐츠 풀을 가지고도 높은 만족도를 이끌어냈다.

UGC: 유튜브

또 다른 형태의 콘텐츠는 극장 영화처럼 전문가에 의해 만들어지는 콘텐츠와 달리 일반 대중에 의해 만들어지는 UGC 콘텐츠이다. UGC 콘텐츠가 유통되는 대표적인 플랫폼이 구글이 제공하고 있는 동영상 서비스인 유튜브이다. 이러한 UGC 콘텐츠는 영화와 같이 스토리를 가진 콘텐츠일 수도 있고 음악, 교육, 놀이 등 어떤 콘텐츠도 가능하다. 물론 기존의 공중파 방송에서 만들어졌던 콘텐츠가 신선도가 떨어지면서 유튜브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도 하다.

 

이 콘텐츠는 세 가지 정도의 유형으로 나뉠 수 있다. 먼저 콘텐츠의 가치가 비용을 지불하고 팔 수 없는 수준으로 떨어진 경우다. 기존 공중파의 콘텐츠가 이 경우를 차지한다. 메인 수익인 방송이 완료된 후 추가 수익을 위해 유튜브에 올라오는 경우이다.

 

두 번째는 콘텐츠가 기존의 콘텐츠 유통망을 통해 판매되지 못하는 경우이다. 제작비도 적고 정규채널에 편성될 기회가 없다면 유튜브는 이들의 메인 수익 채널이 된다. 마지막은 메인 콘텐츠의 마케팅을 위해 제작된 콘텐츠인 경우이다. 뮤직비디오, 영화예고편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콘텐츠는 모두 유튜브를 수익보다는 규모를 확보하기 위한 채널로 활용한다. 소비자들은 광고를 제외하고 콘텐츠를 무료로 소비하므로 규모의 달성은 매우 쉽다. 이 규모는 콘텐츠 공급자들에게 규모를 통한 인지도의 구축과 더불어 광고를 통한 수익을 만들어준다. 물론 가끔은 수익보다는 규모라는 인식이 규모의 증대로 인해 역전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18억 명이라는 사용자 규모*가 충분한 수익을 만들어주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 2018년 5월 기준으로 유튜뷰의 월간 로그인 이용자 수는 10억 명이며 로그인 없이 사용하는 사람도 많아 실제 이용자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들은 매일 1억 5000만 시간 분량의 영상을 시청한다.

 

유튜브가 만들어낸 규모는 이 콘텐츠 플랫폼의 영역을 무한대로 넓히고 있다. 물론 이미 언급한 영화나 음악 영역으로도 점차 진입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기존의 무료 서비스에 아마존과 같이 프리미엄 유료 서비스도 출시하고 있다. 콘텐츠의 특징에 따라 초기 플랫폼의 구축과 비즈니스 모델의 설정이 구분되었으나 유튜브가 규모를 달성함에 따라 그 구분도 모호해지는 결과를 낳고 있는 것이다. 혹자가 이야기하듯 유튜브가 콘텐츠 유통의 모든 영역을 장악하는 미래가 가능할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