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은 개방되어야 한다

Editor's Comment

- 본 콘텐츠는 2019년 2월에 발간된 <플랫폼의 생각법>의 본문 내용을 큐레이터의 시선으로 발췌하여 구성하였습니다.

플랫폼은 양면시장을 지향한다는 점이 이해되었다면 이제 두 번째인 개방의 개념을 이해해야 한다. 플랫폼은 양면시장을 지향함과 더불어 그 시장참여에 제한을 가하지 않는다. 공급자 시장도 소비자 시장도 참여에 있어서 제한을 가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이후에 다시 설명하겠지만 이는 플랫폼과 서비스를 구분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어느 한 시장에라도 제한을 가해서 참여자가 제한된다면 플랫폼이 아닌 서비스가 된다. 물론 서비스가 플랫폼보다 하위 개념이라거나 열등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서비스는 플랫폼이 가질 수 있는 구조화된 영속성을 가질 수 없다는 의미이다.

 

TV 홈쇼핑은 플랫폼일까 아니면 서비스일까? TV 홈쇼핑은 24시간이라는 시간적 제약으로 인해 공급자를 제한한다. 누구나 방송에 참여할 수 없고 사업자는 시간 대비 최고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공급자를 선정하여 편성한다. 소비자는 개방되어 있지만, 공급자는 제한되어 있다. 언제나 1등 홈쇼핑 사업자는 존재하지만, 그 자리는 언제나 위협받는다.

 

그리고 그 무엇도 그 자리를 보장해주지 않는다. TV 홈쇼핑은 이런 의미에서 서비스이지 플랫폼이 아니다. 플랫폼의 대표적인 형태인 오픈마켓은 플랫폼으로 성립되고 경쟁에서 승리하면 성공한 플랫폼으로서의 특혜를 누리지만 홈쇼핑 서비스는 여전히 매일매일의 경쟁을 다시 치러야 한다. 플랫폼의 두 번째 원칙은 이런 의미에서 개방이다.

 

개방은 플랫폼의 개념을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한 개념이며 동시에 가장 명확한 요소이다. 수많은 플랫폼형 사업들이 등장하지만, 원론적 의미에서 개방성을 표방한 플랫폼은 많지 않다. 직방, 다방 등으로 대표되는 부동산 서비스들도 공급자 영역이 정부의 규제(부동산중개법)로 개방되어 있지 못하고 카카오택시도 공급자 시장은 택시라는 라이선스를 가진 사업자들로 제한되어 있다.

 

유료 IPTV처럼 소비자가 참여하기 위해서는 월 사용료를 내야 하는 형태도 플랫폼으로 성립되기 힘든 것은 마찬가지다. 플랫폼을 지향하다는 것은 이런 의미에서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며 그 차이를 만들어내는 가장 큰 요소는 개방이다.

승자가 모든 것을 가진다

양면구조가 적절히 설계되고 양측의 참여자가 플랫폼에 들어오면 플랫폼은 성립된다. 그런데 그 플랫폼에는 우리가 쉽게 생각하지 못하는 또 하나의 특징이 있다. 바로 승자독식의 원칙이다.

 

단면시장의 경우에는 시장을 공유하는 것이 가능하다. 소비자들의 취향이 있고 또 소득수준도 있기에 다수의 혹은 적어도 소수의 사업자가 동시에 시장에 존재할 수 있다. 하지만 플랫폼에서 시장의 공유는 불가능하다.

 

양면시장, 즉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를 대상으로 하기에 플랫폼 간의 경쟁은 하나의 플랫폼이 남을 때까지 계속된다. 조금 덜 좋은 플랫폼이라는 개념이 존재할 수 없고 가장 좋은 플랫폼이 선택된다는 의미다. 그리고 하나의 플랫폼이 시장을 차지하게 되면 더 이상의 경쟁이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플랫폼을 가장 손쉽게 표현할 수 있는 사례가 아마도 고전적 의미의 시장일 것이다. 현실에서는 거리상의 제약, 크기의 제약으로 남대문시장도 동대문시장도 존재한다. 하지만 인터넷이라는 세상에서는 그 모든 것이 의미가 없다. 시장은 가장 큰 시장 하나가 존재하는 것이 공급자나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가장 효율적이자 이상적이기에 가장 우월하고 가장 큰 시장만이 살아남는다. 이것이 플랫폼을 이해할 때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또 하나의 요소다.

 

이러한 플랫폼 간의 경쟁에서 반드시 이해해야 하는 개념이 있다. 바로 네트워크 효과이다. 플랫폼 경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누가 가장 빠르게 전체 시장을 장악하느냐에 있다. 그 규모의 경쟁에 있어서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것이 네트워크 효과인데, 플랫폼 간의 경쟁에서 규모는 선형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기하급수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즉 한번 앞서간 경쟁자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엄청난 자원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네트워크 효과

네트워크 효과는 네트워크가 커져감에 따라 네트워크의 가치가 커지는 것을 의미한다. 플랫폼은 네트워크를 소유하는 주체이고 따라서 네트워크가 커져간다는 것은 플랫폼의 가치가 커져감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 확대는 가속도를 가질 뿐만 아니라 경쟁자를 무력화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따라서 성립된 플랫폼이 달성해야 할 첫 번째 목표는 네트워크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수준의 규모이다. 다시 말해 플랫폼이 성립되면 가능한 빨리 두 개 시장의 참여자 모두를 의미 있는 수준의 규모까지 성장시켜야 한다.

 

예를 들어 우버(Uber)와 같은 차량공유의 경우,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공급자 수도 충분해야 하고 이를 사용하고자 하는 사용자 수도 충분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양면시장 모두 이 플랫폼에서 매력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공급자와 소비자가 적절히 맞아 들어 성장하는 것을 '플랫폼의 선순환 성장'이라 부른다.

 

이런 선순환 성장을 위해 오픈마켓은 공급자인 셀러를 모으면서 동시에 미디어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에게 새로운 오픈마켓의 등장을 알리는 작업을 병행한다. 충분한 셀러 없이 시장을 여는 것은 물건 없는 시장을 오픈하는 것과 같고 충분한 고객 없이 좋은 셀러를 모집하는 것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교차 네트워크 효과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가 많아지면 보다 많은 셀러가 모이고 셀러가 많아지면 상품의 구색이 늘어나므로 오픈마켓의 매력은 올라가서 방문하는 고객이 많아지게 된다. 일반적으로 네트워크 효과는 한 개의 시장에서 네트워크가 커져감에 따라 그 네트워크의 힘이 커지는 것을 의미하지만 플랫폼에서는 두 개의 시장의 네트워크가 서로 지원하면서 성장하는 교차 네트워크 효과가 발생한다.

교차 네트워크 효과와 공급자 시장의 확대

교차 네트워크에서 소비자 시장은 일반적인 경영학의 원칙과 동일하다. 플랫폼의 도구와 원칙이 매력적이면 시장원칙에 의해 소비자의 선택을 받게 된다. 어려운 부분은 공급자 시장이다. 단면시장에 익숙한 공급자들을 플랫폼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모두가 처음 겪어보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검색, 거래, 미디어 등 모든 성공한 플랫폼들은 고품질의 충분한 공급자 규모를 만들어내는 데 집중했다.

 

공급자 시장 확대 전략의 좋은 예로 모바일 플랫폼 구축에 있어 애플의 앱스토어나 구글의 플레이스토어는 기존의 폐쇄적이었던 PC 소프트웨어 유통과 달리 획기적이며 상이한 접근 방식을 선택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개인용 컴퓨터 시장에서 윈도우라는 운영체제를 보유하면서 오피스와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비롯한 대부분의 소프트웨어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모바일 시장에서 애플과 구글은 소프트웨어 시장을 외부에 개방함으로써 그보다 상위 플랫폼인 운영체제 시장에서의 양면구조를 만들어냈다.

 

수많은 개발자가 새로 열린 모바일 소프트웨어 시장에 앞을 다투어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했고 이는 스마트폰이 모두에게 필수 불가결한 디바이스로 자리 잡는 데 크게 공헌하게 된다. iOS와 안드로이드(Android) 두 개의 운영체제는 하드웨어와의 결합이라는 측면에서는 서로 정반대의 전략을 구사하고 있지만, 모바일 생태계를 만들어나간다는 측면에서는 모두 플랫폼을 개방함으로써 교차 네트워크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애플은 개발자와 소비자 모두를 연결하는 생태계를 구축했다. ⓒ한스미디어

물론 페이스북이나 유튜브처럼 흡사 두 개의 시장이 아니라 하나의 시장으로 생각되는 네트워크도 있다. 하지만 이들도 자세히 살펴보면 생산자와 소비자의 양면시장을 대상으로 구조화된 플랫폼이다. 단지 하나의 플랫폼 안에 생산자와 소비자가 하나의 모습으로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에 이 혼선이 발생한다.

 

즉 생산자가 소비자이기도 하고 소비자가 생산자이기도 한 특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특성을 감안하여 일반 참여자(소비자)는 콘텐츠를 보다 쉽게 생산하고, 콘텐츠를 전문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참여자(공급자)들은 보다 편리하게 페이스북에서 콘텐츠를 유통시킬 수 있게 만들어주는 노력이 바로 페이스북과 유튜브의 네트워크 확대 전략이었던 것이다.

 

네트워크 확대라는 시각에서 페이스북의 반대편에 서 있었던 서비스가 우리의 싸이월드였다. 실명 기반 SNS인 싸이월드는 철저하게 폐쇄적인 서비스였다. 모든 서비스는 내부에서 기획, 개발되었고 싸이월드의 일촌 네트워크는 그 누구도 접근할 수 없는 싸이월드만의 핵심자산이자 보물이었다. '사이좋은 사람들'이라는 캐치프레이즈에서 보듯이 싸이월드의 착하고 선한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방해가 되는 모든 위험한 요소는 철저하게 배제했다.

 

그 결과 내 친구의 콘텐츠를 제외한 그 어떤 콘텐츠도 싸이월드에서는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마치 세상의 더러움으로부터 나의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세상과 단절시키는 듯한 노력이 싸이월드 내에는 존재했다. 싸이월드라는 걸출한 서비스가 세계적인 서비스로 성장하지 못한 것은 그 태생이 한국이어서가 아니라 공급자 네트워크를 성장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플랫폼 간의 경쟁

이런 이유로 플랫폼 간의 경쟁은 기존의 시장에서 존재했던 공급자들 간의 경쟁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기존시장에서는 초점이 소비자 시장에만 있었다면 플랫폼 경쟁에서는 누가 먼저 두 가지 시장 모두에서 규모 있는 네트워크를 만들어내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이미 언급했듯이 우리가 플랫폼 간의 경쟁을 바라볼 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플랫폼이 태생적으로 독점적인 특징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플랫폼 간 경쟁의 정도는 시장을 나누는 경쟁이 아니라 생사를 건 경쟁이다. 영화에서처럼 한 개의 플랫폼이 남을 때까지 경쟁은 계속된다. 경쟁이 끝나고 승자가 결정된 후 일반적인 시장처럼 새로운 경쟁자가 쉽게 등장하기도 어렵다.

 

플랫폼의 구축에는 네트워크 규모라는 진입장벽이 존재하기에 플랫폼 경쟁에서 승리한 플랫폼의 지위가 위협받기는 쉽지 않다.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에서 알리바바(Alibaba)라는 기업이 중국의 오픈마켓 시장(C2C)에서 70%에 육박하는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것이 이에 대한 가장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한국의 커머스 플랫폼에 대해 한 단계 더 들어가서 살펴보면 독점의 의미를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한국에는 G마켓, 11번가, 옥션 등의 오픈마켓 사업자와 쿠팡, 위메프, 티몬이라는 소셜 커머스 사업자, 그리고 전통적 유통기업인 롯데와 신세계 등 수많은 커머스 사업자가 경쟁하고 있다.

 

이들은 초기의 마케팅으로 충분히 의미 있는 회원을 모았고 이 브랜드 파워와 회원 수로 판매자(셀러) 역시 의미 있는 규모를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어느 정도 구조화되고 규모를 확보한 플랫폼이 여럿 존재하고 이들 간의 경쟁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경쟁의 양상은 약간의 서비스 차별화와 가격경쟁*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유일하게 G마켓과 옥션을 보유한 이베이코리아만이 수익을 내고 있고 나머지 사업자들은 엄청난 적자를 보이고 있다. 그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 주로 쿠폰경쟁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 이유의 대부분은 공급자 시장 네트워크의 형성에 있다. G마켓과 옥션을 제외한 5개의 사업자들은 경쟁자인 G마켓과 옥션과 비교할 때 공급자 네트워크를 충분히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롱테일 공급자 시장이라 할 수 있는 의류와 같은 영역에서의 차이가 두드러진다. 규모가 크지 않은 셀러들은 여러 개의 플랫폼을 모두 관리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가장 큰 매출을 만들어 줄 수 있는 G마켓과 옥션에 집중한다. 유일한 흑자 플랫폼은 공급자 시장(셀러 시장)에서 G마켓과 옥션이 가진 규모를 바탕으로 한 시장 지배력의 결과이다.

 

초기 시장에서의 플랫폼 간 경쟁은 앞에서 언급한 플랫폼의 도구와 운영원칙의 매력도에 의해 좌우되기도 하지만, 어느 정도 성숙한 플랫폼 기반 시장에서는 규모라는 요소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아무리 매력적인 도구를 가졌다 해도 새로이 시장에 나타난 SNS가 22억 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페이스북을 넘어서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 규모가 플랫폼 경쟁에 있어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기에 플랫폼 성장전략의 제1원칙은 빠르게 몸집을 키우는 것이다. 즉 플랫폼이 일단 성립되고 나면 최대한 빠른 시간에 규모를 키우고 시장을 장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제한적 개방전략

개방과 공유의 개념은 플랫폼이 성립되고 규모를 갖추게 되면 성장전략이자 운영원칙의 핵심으로 작동하게 된다. 플랫폼은 지속적으로 성장해야 하기 때문에 양면시장의 문을 모두 열어두어야 할 뿐만 아니라 양쪽 시장의 네트워크가 교차하여 유지 발전되도록 지혜롭게 운영되어야 한다.

 

검색 서비스를 핵심으로 삼고 있는 구글은 검색엔진의 고도화를 통해 스패밍을 막아냄으로써 이 원칙을 지켜나간다. 인터넷상에 존재하는 모든 문서를 대상으로 하기에 개방이라는 원칙은 품질저하라는 결과를 가져오기 쉽기 때문이다. 지식 서비스의 특성상 자정작용이 중요한 거름막 역할을 하기에 상대적으로 지식 영역에서의 개방을 통한 성장은 비교적 손쉽게 이뤄졌다. 어찌 보면 구글은 매력적인 플랫폼 원칙의 수혜자인 것이다.

 

하지만 페이스북과 같은 미디어 플랫폼은 성장과 함께 가짜뉴스와 같은 공급자 네트워크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통제해야 한다. 개방을 통해 수많은 뉴스와 콘텐츠가 플랫폼을 풍부하고 윤택하게 만들지만 그 반대급부로 가짜뉴스와 저질 콘텐츠가 플랫폼을 더럽히기 때문이다. 아이비리그 학생으로 이루어진 플랫폼과 22억 명 지구인으로 이루어진 플랫폼의 운영이 달라야 하는 이유이다.

ⓒ한스미디어

개방의 반대말이 폐쇄이지만 플랫폼에서 폐쇄의 의미는 운영을 통한 품질관리이다. 플랫폼에서 양면시장의 참가자들을 통제하기 시작하면 플랫폼이 제공하고자 하는 가치의 품질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미디어 영역에서 페이스북은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지만 상거래 영역에서는 필요할 경우 이러한 제한적 개방 혹은 다른 표현으로 폐쇄가 가능하다.

 

아마존은 개방된 오픈마켓에 약간의 제한을 만들었다. 소비자가 연간 119달러라는 금액을 지불하면 아마존 프라임(Amazon Prime)에 해당되는 상품은 모두 2일 내에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가 제공되는 것이다. 아마존 프라임 상품은 모두 아마존 창고에 보관되어 있다가 고객의 주문이 이뤄지면 즉시 아마존 박스에 담겨 아마존의 통제하에 배송이 이뤄지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책임배송이라는 가치만을 만들어낸 것이 아니다. 이로 인해 아마존에서는 타 오픈마켓처럼 하나의 상품에 수많은 셀러들이 유사한 가격으로 상품을 올리는 혼잡함이 사라지고 아마존의 통제하에 상품의 소싱부터 배송까지 이뤄지는 훌륭한 고객경험을 구현해낸 것이다.

 

네트워크가 커지면 혼잡이 발생하고 그 혼잡은 고객에게 좋지 않은 경험을 제공한다. 이러한 네트워크의 부정적 효과를 아마존은 적절한 도구를 추가함으로 최소화시킨 것이다. 아마존 프라임이라는 새로운 도구는 아마존을 타 오픈마켓 플랫폼과 완전히 차별화시키는 역할을 했고 플랫폼 간의 경쟁에서 아마존을 승자의 자리에 올려주었다.

 

한국의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쿠팡이 선택한 길은 오픈마켓 시장을 떠나 아마존과 같은 한 차원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되려는 것이다. 오픈마켓 시장에서 네트워크 효과를 누리고 있는 G마켓과 마케팅 경쟁을 하는 것이 의미 없다는 판단과 더불어 아마존 모델이 갖는 우월성이 상거래 플랫폼 간의 경쟁에서 승리의 가능성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완전한 개방에서 부분적 폐쇄성을 선택함으로써 우월한 플랫폼을 지향하기 시작한 것이다.

 

애플은 이런 맥락에서 플랫폼 중에 가장 폐쇄적인 플랫폼을 설계했다. 아이폰이라는 애플의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것이 애플이 제공하는 플랫폼에 들어오는 유일한 통로이기 때문이다. 모바일 시장의 진보가 정체에 빠졌을 때 애플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그리고 플랫폼을 모두 함께 개발하면서 모바일 혁명을 만들어냈다.

 

기존의 모바일에서 주지 못했던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모든 요소들에 철저한 품질관리가 필요했다. 혁명적 변화를 위해서는 폐쇄적인 운영이 필수적이었던 것이다. 물론 애플이 개방을 추구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폐쇄 속의 개방이란 표현처럼 앱스토어나 아이튠즈(iTunes)에서 애플은 자신이 정한 룰 안에서의 개방을 통해 플랫폼의 규모를 키워낸 전형적인 플랫폼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