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공중전화의 부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 판을 치고 세상이 복잡해질수록 역설적으로 단순함과 버림의 미학이 각광을 받는다. 올해 주요 수상작 중 '단순함의 미학'이 두드러지는 아이디어들을 간추려 보았다.
Title: Payphone Bank
Client: TIGO-UNE
Agency: GREY COLOMBIA
콜롬비아 인구 4천 6백만 명 중 하루 벌이가 3천 원이 채 못되고 수수료가 비싸 은행 계좌를 만들지 못하는 저소득층 국민이 8백만 명에 달한다. 대부분 움막과 같이 허술한 판잣집에 살고, 노점에서 과일이나 먹거리를 팔아 생계를 이어간다.
대부분 동전을 주고받는 형태로 수입이 생기는데, 은행 계좌가 없다 보니 저금통에 넣어두고 집안에 숨겨두는 수밖에 없어 잦은 범죄의 표적이 된다. 계좌가 없으니 신용정보도 없어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소액대출을 받는 것도, 저소득의 굴레를 벗어나는 것도 불가능에 가깝다.
콜롬비아의 통신사 Tigo-Une는 애물단지로 전락한 공중전화기 1만 3천여 대를 동전 저축용 소형 은행(micro-banking)으로 바꾸는 아이디어로 Product Design 부문 그랑프리 및 골드 셋(Direct, Promo & Activation, Outdoor), 실버 하나(Promo & Activation), 브론즈 셋(Direct, Promo & Activation, Outdoor)을 수상했다.
소득 수준에 상관없이 누구든지 Tigo-Une 통신사 매장에 방문해 계좌를 개설하기만 하면, 그 날 번 동전을 공중전화기에 넣어 저축을 시작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그리고 저금한 돈은 현금카드처럼 빼서 사용할 수도 있고, 신용정보를 기반으로 소액대출(Micro Financing)을 신청할 수도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