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서진이 칸 광고제에 온다고?

나를 비롯해 칸 광고제에 참가한 한국 사람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배우 이서진이 2017 칸 광고제에 온다는 사실이지 않았을까 싶다. 칸으로 떠나기 전 홈페이지를 둘러보던 중 발표자 리스트에 있는 그의 사진을 발견하고 '도대체 왜 올까?', '어떤 내용으로 발표할까?' 등 갖가지 궁금증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궁금증은 행사 두 번째 날 어느 정도 풀렸다. 제일기획(Cheil Worldwide)과 CJ E&M이 칸 광고제의 행사장 중 가장 큰 뤼미에르 극장(Lumiere Theatre)에서 세션을 주최했다. 그 행사에 이서진이 나영석 PD와 함께 연사로 참석한 것이다.

 

우선 한국 배우와 PD가 연사로 나와 칸 광고제의 메인 세션에서 발표한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었다. 그러나 더 눈이 휘둥그레진 건 그 주제가 이미 글로벌 차원에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한국 가수(K-POP)나 배우들의 한류 스토리가 아닌, 우리에게마저 낯선 '지루함의 힘(Power of Boredom)'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칸 광고제 현장에서의 반응이 더욱 궁금했다. 유명 헐리우드 스타는 물론이고 한 국가의 대통령이나 IMF 총재 등 전 세계를 주름잡는 명사들이 출연하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다. 그러나 아무리 유명한 강연이라도 세션 내용에 차별화된 매력이나 인사이트가 없으면 청중들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가버린다. 그 정도로 칸 광고제 현장에 참석하는 사람들은 행사가 내실 있기를 요구하고, 그만큼 평가도 냉정하다.

 

세션명 자체가 생소할 뿐만 아니라, 세션의 주요 내용인 삼시세끼를 준비하고 먹고 치우는 과정이 과연 해외 청중들에게 어떻게 보일지 궁금했다.

이서진, 칸 영화제가 아닌 칸 광고제에 참석 ©우승우

현장의 반응만을 놓고 봤을 때 세션은 꽤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우선 가장 큰 행사장인 뤼미에르 극장이 가득 찼다. 한국의 유명 배우와 PD가 직접 진행하는 세션인 만큼 현장에서도 관심도가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