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와 낭만의 신인류, 현실에 치이다

Editor's Comment

- 본 콘텐츠는 2019년에 발간된 <2020 트렌드 노트: 혼자만의 시공간>의 본문 내용을 큐레이터의 시선으로 발췌하여 구성하였습니다.

[콘텐츠 발행일: 2022.11.14]

엄마가 변했다. 잘 키운 아들딸 사진은 배경으로 밀려나고, 이름 모를 화초 하나가 프로필 사진을 떡 하니 차지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계모임 장소는 계절밥상이 아니라 자주(JAJU) 테이블이 되었고, 정식 개장한 지 반년도 안 된 서울식물원을 20대 딸보다 먼저 알고 가보자 한다. 주말 드라마가 재미없으면 가차 없이 유튜브를 켜고, TV로 홈쇼핑을 보지만 주문은 앱으로 하는 그녀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대한민국의 엄마들은 더 빠르게 변하고 있다.


대한민국 역사상 부모보다 가난한 첫 세대가 밀레니얼이라면, 반대로 40~50대는 자식보다 돈이 많은 첫 중년세대라 할 수 있겠다. 가족 구성원 중에서 실질적으로 돈을 가장 많이 쓰고 관리도 직접 하지만, 정작 마케팅에서는 사각지대에 있는 40~50대 여성들. 소비의 주체이나 실체 없는 그녀들이 어떤 삶을 살아왔으며, 현재 어떠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지 우리는 이해할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의 'X세대'는 이전 세대의 가치관과 문화를 거부하는 이질적인 집단으로 무관심, 무정형, 기존질서 부정을 특징으로 하는 세대로 정의된다.*

* 참고 문헌: 김기란·최기호, <대중문화사전>, 현실문화연구, 2009

 

출생연도로 보면 1965~1979년생이지만 통상적으로는 1960년대 후반~1970년대에 태어나 1990년대에 20대를 보낸 사람들을 말한다. 이들은 새마을운동 시기에 태어나 많은 것들이 변화하는 것을 목도했고, 민주항쟁 이후에 대학생이 되어 군사독재정권의 암울한 기억 대신 경제적, 문화적 풍요 속에 자유와 낭만의 시대를 만끽했다.


그들은 기성세대로 불리고 싶어 하지 않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중년이다. 젊은 시절의 낭만을 간직하며 영원히 X세대로 기억되고 싶은 그들의 욕망은 20여 년이 흐른 지금도 유효하다.

다시 꽃피는 '배낭여행 1세대'의 로망

대학시절 배낭을 메고 처음 유럽을 여행했던 그때의 낭만은 여전하지만, 다만 변한 것은 나이를 먹었다는 사실이다. 그들이 혼자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경제적 부담 때문도, 가족 때문도 아니다. 혼자서 모든 것을 해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감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