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vs. 스톡홀름, 무엇이 다를까?

스톡홀름이 실리콘밸리의 뒤를 잇는 스타트업 성지라는 것을 처음 알았을 때 다소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 있어 실리콘밸리는 큰 성공을 꿈꾸고 경쟁을 즐기는 창업가들과, 막대한 이윤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이 공존하는 현대 자본주의 정점의 이미지였다.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힘쓰는 기업도 많고, 기존 자본주의 체제에 대항하는 혁신가들의 이미지도 있지만, 여전히 실리콘밸리는 새로운 성공 신화를 만들기 위해 전 세계로부터 모인 젊은이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공간이란 느낌을 받게 된다.

 

이는 내가 아는 스웨덴의 이미지와 너무 상반된다. 스웨덴을 포함한 북유럽 국가들에게는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얀테의 법칙(Jantelagen)'이란 사상이 있다. 이는 공동체 사회를 이루어가기 위해 개인들이 가져야 할 사고방식을 지칭한다. 남들보다 특별하거나 똑똑하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강조하며,
겸허와 자제를 지니고
공동체의 일원이 될 것을 가르친다
사회주의적 성향을 강하게 지닌 이러한 사상이 어쩌면 경쟁과 생존의 논리가 지배하는 스타트업 문화에 과연 적합한지 의문이 들었다.

 

이는 스웨덴의 가정과 학교에서 어릴 적부터 교육되어, 사회 전체적으로 공유되는 기본적인 가치가 되어 있다. 이는 자식들이 보다 중요한 사람이 되길 바라고, 남들보다 앞서가는 리더가 되길 바라는 미국이나 한국의 가치관과 크게 다르다. 대신 약한 자를 더 보호하고, 더 나은 공동체를 위해 자신의 불편을 감수할 것을 가르친다. 그리고 이러한 사상적 근간이 스웨덴 스타트업 생태계에서만 발견되는 독특한 문화와 강점으로 발현된다고 생각한다.

경쟁에서 승리하기보다 협력하며 승리하는데 익숙하다

우선, 내가 만나본 스웨덴 업체들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협업에 강하다. 어린 시절부터 경쟁을 지양하고, 함께 살아갈 것을 교육받는 스웨덴인들의 특성으로 보인다. 스웨덴의 초등학교에는 시험이 없다. 서로 간에 비교하며 경쟁하거나, 더 우수한 아이를 칭찬하는 것을 매우 경계한다. 오직 자기 스스로 세운 목표가 무엇이고, 이를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가 중요하다. 경쟁에서 승리하기보다
공동체의 성공을 중시하니,
서로 간에 도움을 주는데
거리낌이 없다
어릴 적부터 경쟁하는 것부터 배워온 미국이나 한국의 학생, 사회인, 기업가 등과 다른 특징이 나타나는 이유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