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의료 체계 알기

작년 겨울에 우리 가족은 모두가 심한 감기에 걸려 기침과 고열로 고생한 일이 있었다. 한국을 떠나 먼 타지에서 처음으로 몸이 아파보니, 우선 걱정부터 들었다. 언어 문제도 있었지만, 어디서 어떻게 진료를 받고, 얼마나 돈을 지불하는지 등 기본적인 의료 시스템이 나에게 생소하기 때문이었다. 스웨덴처럼 국가에서 의료 서비스를 직접 관리하면 한국보다 의료 시스템이 크게 열악할 것이라는 편견도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스웨덴에서
병원비는 무료라고 생각하지만,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리다
스웨덴 병원을 찾았을 때 원화 기준 3만 원 수준의 진료비를 내면서 생각보다 비싼 가격에 놀랐었다. 몇천 원에 동네 의원에서 진료를 받던 한국과 비교하니 상당히 비싸다.

 

그러나 초기 진료비는 한국보다 더 비싸지만, 연간 상한선이 존재한다. 약제비 1,800 스웨덴 크로나 (약 31만 원), 진료비 1,100 크로나 (약 19만 원), 총액 2,700 크로나 (약 46만 원) 수준에 도달하면 더 이상 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즉, 큰 수술을 하거나 지속적으로 의료비를 지출하는 환자일 경우 국가가 의료비 걱정을 덜 수 있게 지원해주는 시스템이다.

스웨덴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의과대학 병원 Karolinska의 전경. 해당 학교 교수들이 매년 노벨 생리학/의학상 수상자를 선정한다.

그리고 비교적 손쉽게 예약 일정을 잡을 수 있는 한국과 달리, 스웨덴에서는 생명에 위협이 되는 수준이 아니라면 진료를 수개월 이상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많다. 당장 몸이 아픈 환자와 가족들 입장에서는 답답할 수밖에 없다.

 

스웨덴은 철저히 병의 위중성에 따라 진단 및 치료에 대한 우선순위를 결정하기 때문에, 가벼운 질환이나 단순 검진의 경우에는 비용과 상관없이 하염없이 대기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감기처럼 가벼운 질병으로는 병원을 찾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국에서 많은 부모들을 고생시키는 수족구병도 이곳에서는 병원에 데려가지 않는단다.

오랜 대기시간에 대한 해결책, 원격진료

응급실로 곧바로 가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병원에 가기에 앞서 국가에서 운영하는 헬스케어 센터인 1177로 전화해 자신의 증상을 설명하여 안내를 받게 된다. 곧바로 갈 수 있는 병원도 소수 있지만, 대기시간이 길어질 수 있어 예약을 잡는 것이 필수적이다. 해당 번호로 전화하면 병원 방문 필요 여부와 우선 조치 사항들을 설명해주고, 필요시 인근 1차 검진 병원을 안내해준다. 그럼 환자가 안내된 병원에 진료 예약을 잡아 방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