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이라는 공간은 나에게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출장과 여행으로 익숙한 공간이다. 물론 나는 호텔 산업에 종사한 경험이 있거나 건축에 대한 전문가는 아니다. 그러나 시기에 따라 미국과 유럽에서 주목받았던 다양한 호텔들에 투숙했던 경험들과 그러한 경험들을 통해 공간, 혹은 디자인을 나름의 방식으로 바라볼 수 있는 어느 정도의 전문성을 갖고 있다는 조금은 지나친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웃음). 그래서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 각각의 개별 호텔에 대한 특성 파악이나 리뷰보다는 '테이스트 메이커(Taste Maker)'로 명명된 사람들과의 인터뷰에 더 집중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정말로 재미있었던 부분은 PUBLY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오히려 익숙하다고 생각했던 호텔이라는 공간을 완전히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그동안의 업무 경험과 전문성이 쌓여 호텔을 바라보는, 마케터로서의 진화된 시각을 정립하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그러나 예전에 이미 여러 번 방문했던 호텔들이 프로젝트를 마치며 새롭게 보였던 가장 큰 이유는 따로 있었다.
개인적인 경험을 떠나
공간을 바라보는 목적이
이전과는 달라진 것이다
이제 호텔을 개별적인 디테일을 통해 좋고 싫음을 판단하지 않고, 호텔이라는 본질적인 특성에 기반을 둔 고유의 스토리와 공간을 구성하는 흐름이라는 큰 그림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이러한 관점으로 보니, 각각의 호텔이 더욱 신선하게 다가오는 흥미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다. 특히, 이러한 공간들을 창조하고 세계적인 반열에 오른 테이스트 메이커들의 이야기를 통해 각각의 호텔들이 더욱 친근하고 흥미롭게 다가왔음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