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d & New, Refined, Local

'타운홀 호텔(Town Hall Hotel, 이하 타운홀)'을 처음 알게 된 것은 2014년 런던 출장에서였다. 당시 나는 프로젝트 미팅 때문에 쇼디치(Shoreditch)에 있는 에이스 호텔에 묵고 있었는데, 우연히 배스널 그린(Bathnal Green)*까지 내려왔다가 발견한 곳이 바로 타운홀이다.

* 당시 이민자, 빈민층, 부랑자들이 많이 거주했던 런던의 슬럼(slum) 지구로 많은 범죄가 발생했던 지역

 

타운홀에서 가장 신선했던 부분은 공적인 성격의 오래된 시청(town hall) 건물이 상업적인 공간인 호텔로 재창조되었다는 점이다. 또, 내게 강력한 인상을 남긴 상하이의 워터하우스 호텔(The Waterhouse Hotel)과 같은 호텔 그룹인 Unlisted Collection에 속해 있다는 사실이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2015년, 드디어 타운홀에 묵을 기회를 얻었다. 이곳은 오래된 공간을 재창조한 호텔들을 보유한 Unlisted Collection 그룹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했지만, 그럼에도 조금은 평범하다고 느꼈다. 그러나 퍼블리 프로젝트를 위해 2017년 세 번째로 방문했을 때, 타운홀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고 이러한 생각을 수정할 수밖에 없었다.

배스널 그린 지역을 밝히는 타운홀 호텔의 야경 ©Sue Barr

투숙 기간 중 두 번째 밤, 미팅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오던 때였다. 어두운 배스널 그린 지역을 밝혀주는 건물을 바라보면서, 오래전 도쿄 출장길 아오야마에서 보았던 프라다 에피센터(Prada Epicenter) 건물을 떠올렸다. 프라다 에피센터는 세계적인 건축가 그룹인 헤르조그 앤 드뫼롱(Herzog & De Meuron)의 명성을 생각한다면, 조금 평범하게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밤이 되자 어둠이 내려앉은 무채색 도시를 배경으로 반짝이던 건물과 그 앞에서 선물 상자를 받은 어린아이처럼 빛나던 사람들의 표정들을 보면서, 하나의 건물이 도시의 풍경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생생히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