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에서 미래로: 한국 사회와 위기(2)

제현주: 창업 정책만이 아니라 청년 정책에도 비슷한 문제를 느낍니다. '청년'이라는, 실은 어마어마하게 큰 그룹 전체를 시혜 대상으로 바라보고 너무 많은 정책을 펼치는 게 아닌가 싶은 거죠.

 

정부 정책을 살펴보면, 국민이나 경제 주체를 크게 양분해서 바라본다는 느낌이 듭니다. 생각의 프레임이 규제 아니면 지원의 대상으로 나누어져 있어요. 그래서 중소기업과 대기업이라는 단어 자체도 그것을 가르는 하나의 용어처럼 작동한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비슷한 맥락의 질문을 하신 분이 있어요. 역시 이 질문을 보면서도 두 용어의 배치에 대해 약간 물음표가 생겼는데요. 함께 이야기해보면 좋겠습니다.

Q. 앞으로도 대기업이 주도하는 한국 경제의 모형이 유효할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다면 스타트업이 한국 경제의 새로운 동력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각 패널 분들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일단 대기업 주도와 스타트업 주도로 나누었는데요. '무엇이 대기업이고 어디까지 가면 스타트업일까? 페이스북이나 구글은 대기업일까 스타트업일까?'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재 힘을 지닌(incumbent) 기존의 경제 권력과 새롭게 떠오르는 수많은 작은 경제 주체를 놓고 봤을 때, 앞으로의 한국 경제에서 어느 쪽이 많은 성장 동력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결국 이런 의도가 담긴 질문인 듯싶은데요. 두 분의 생각을 들어보고 싶어요.

 

이헌재: 대기업과 중소기업이라는 개념보다 현재 우리나라를 끌고 가는 기업이 지속 가능한지를 먼저 봐야겠죠. 세계적으로 기업 수명의 사이클이 30년 이하로 줄었어요. 그렇다면 대기업이 지속해서 자기 혁신을 할 수 있는 체질을 가졌는지 아닌지에 따라서 결판이 나겠죠.

 

이 말은 현재 경제를 주도하는 대기업이 앞으로도 경제를 끌고 나갈 것이냐는 질문과는 조금 다르고 그 답도 다릅니다.

대기업이 스스로 성장하는
내부 동력을 계속 만들 수 있느냐,
그런 거버넌스(governance)를
갖고 있느냐의 문제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