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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부록: 이헌재의 이취임사 및 추천의 글

부록: 이헌재의 이취임사 및 추천의 글

일필휘지(一筆揮之)

1. 금융감독위원장 이임사(2000년 1월 13일)

 

(중략) 돌이켜 보면 아쉬움도 있고 허물도 남겼겠지만 이들은 모두 제가 가지고 떠나겠습니다. 김구 선생은 결단을 내릴 때 서산 대사의 시구를 자주 인용했다고 합니다.

踏雪野中去
눈덮인 광야를 걸어갈 때에는
不須胡亂行
이리저리 함부로 걷지 말라
今日我行跡

오늘 내가 남긴 발자국은
遂作後人程

반드시 뒷사람의 길이 되리니 

이는 앞으로 우리나라의 금융감독기관이 개척해 나아가야 할 소명의 길이기도 합니다. 저는 오늘 여러분들께 두 가지를 당부드립니다.

 

첫째는 과거에는 금기시되었던 은행이나 대재벌의 퇴출이 실제로 이루어졌다는 현상적 사실보다는 시장금융의 원칙이 예외 없이 적용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 구조조정의 핵심임을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구조조정이 일과성에 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다시는 우리 경제가 수렁에 빠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그간에 도입된 제도와 관행을 공고히 다지는 일에 한층 힘써 주시기 바랍니다.
 

둘째는 금융감독기관의 독자성과 공신력을 확고히 지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외부의 압력이나 유혹을 엄정하게 차단하고, 시장경제원리가 막힘없이 발휘될 수 있도록 숭고한 사명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2. 재정경제부 장관 취임사(2000년 1월 14일)

 

(중략) 다행히 그동안 온 국민이 혼신의 힘을 다해 노력해온 결과, 우리 경제가 점차 활력을 되찾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성과에 자만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 경제의 환부에서 새살이 돋아나게 하기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입니다.

 

그 첫 번째 과제는 구조개혁을 내실 있게 마무리하는 것입니다. 구조개혁은 시장 기능이 원활히 작동할 수 있도록 우리 경제 곳곳에 스며있는 묵은 병폐들을 뿌리 뽑는 작업입니다. 구조개혁을 통해 건전한 시장경제질서가 확립되어야만, 우리 경제는 새로운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대내외적인 충격에 흔들리지 않는 튼튼한 경제로 새로 태어날 수 있습니다.

 

구조개혁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이므로, 앞으로도 구조개혁은 꾸준히 지속되어야 하고 한층 더 내실을 기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개혁이 법과 제도를 정비하여 외형적 기틀을 다지는 차원이었다면, 앞으로는 지금까지의 성과를 의식과 관행 등 소프트웨어 개혁으로까지 연결시켜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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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리뷰

현재까지 216명이 읽은 콘텐츠입니다

  • J*****

    기획 취지, 내용의 전문성, 통찰, 관점 간 화학작용, 거시담론으로부터 개인이 발 딛고 선 자리에 도달하고야 마는 무수한 영감에 이르기까지, 개인적으로 꼽는 퍼블리 최고의 아티클이었습니다. 한국어로 된, 나아가 당사자-한국에 대한 기록과 연구, 지적 자산 축적 작업에 경의와 응원을 보냅니다.

  • 이**

    IMF 시대에 매몰되어 놓치고 있던 많은 부분을 알 수 있어서 유익했습니다.
    또한 금융 경제 분야 등 사회적 위기의 순간이 끝나고 그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는 내용 부분은 전반적으로 농익게 전달되어서 좋았습니다. 책을 구매해서 더 많은 디테일에 대하여 깊게 생각하고 싶게 만드는 글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리더십 적인 부분도 감명 깊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