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orful, Elegant, Contemporary

처음 파리의 '호텔 생마크(Hotel Saint Marc, 이하 생마크)'에 대해 알게 된 것은 이 공간의 디자인을 담당한 밀라노의 디모레 스튜디오(DIMORESTUDIO) 덕분이었다. 오랫동안 디모레 스튜디오의 팬이어서 종종 그들의 프로젝트를 관심 있게 지켜보곤 했다.

 

그중에서도 2016년에 오픈한 생마크의 디자인은 사진만으로도 압도적인 감각을 보여주었다. 그래서 다음 파리 방문 시 생마크에 반드시 투숙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2017년 8월 실제로 기회가 생겼다. 예상대로 생마크는 그동안 방문했던 파리의 호텔에 뒤지지 않을 만족감을 선사해 주었다.

 

생마크는 가격과 호텔의 공간 구성 면에서 몰리토르(Molitor)와 정확히 대칭된다. 몰리토르는 5성급 호텔 가격에 2곳의 수영장을 포함한 '호텔'의 특징적인 모든 부대시설을 갖춘 호텔이다. 한편, 생마크의 가격은 파리의 3성급 호텔 수준이지만, 디자인은 훨씬 감각적이다. 공간은 핵심 콘텐츠 위주의 간결한 구성을 취하고 있어, 투숙객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보여준다.

 

생마크의 역사는 그 자체로 파리의 역사를 대변한다. 호텔 건물은 원래 1791년에 지어진 Duc de Choiseul*의 집이었으며, 1830년 7월 혁명 때는 파리를 대표하는 신문사인 Le National의 본사 오피스였다. 프랑스의 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준 3일간의 혁명 소식이 바로 이곳에서 만들어져 사람들에게 전해진 것이다.

* 18세기 프랑스의 장교이자 외교관 및 정치가. 7년 전쟁에서 패배한 프랑스의 명성을 재건하려는 노력에 가담했다.

파리 오페라 지구에 위치한 생마크의 외관 ©김양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