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l, Intimate, Authentic

2015년 1월의 베를린을 떠올리면, 영하 15도를 육박하는 날씨에 살을 에는 듯한 칼바람으로 무척 고생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일정이 빡빡한 출장 탓에 밖으로 나가는 것 자체가 괴로운 일이었는데, 출장지에서의 고단함을 상쇄시켜 준 공간이 바로 '25아워즈 호텔 비키니 베를린(25hours Hotel Bikini Berlin, 이하 비키니 베를린)'이었다.

 

베를린의 가장 큰 공원인 티어 가르텐(Tier Garten)과 브라이트샤이트 광장(Brietscheidplatz) 사이에 자리 잡은 비키니 베를린은 단순한 호텔의 역할을 넘어서서, 한 도시의 독특하고 다양한 서브 컬처들을 보여주는 공간이 되었다. 베를린을 대표하는 디자이너인 베르너 아이슬링거(Werner Aislinger, 이하 아이슬링거)가 디자인한 비키니 베를린에서, 투숙객들은 독일에서 가장 국제적인 도시이자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베를린의 정수를 경험할 수 있다.

 

비키니 베를린의 디자인 컨셉은 사실 비키니(Bikini)라는 이름과는 크게 연관이 없지만, 그 자체로 더할 나위 없이 인상적이다. 아이슬링거는 호텔 전체를 '도시 정글'이라는 테마로 구상하며 '비키니 아일랜드'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 건물 전체에는 투숙객들을 위한 라운지, 베이커리, 티어 가르텐의 360도 파노라마 전경을 자랑하는 네니(NENI) 레스토랑과 몽키바(Monkey Bar), 정글 사우나(Jungle Sauna)가 있다. 건물의 측면에는 정글(jungle) 컨셉과 도시(urban) 컨셉으로 나눠진 총 149개의 베드룸이 있다.

 

Cool, Intimate, Authentic

2015년 1월의 베를린을 떠올리면, 영하 15도를 육박하는 날씨에 살을 에는 듯한 칼바람으로 무척 고생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일정이 빡빡한 출장 탓에 밖으로 나가는 것 자체가 괴로운 일이었는데, 출장지에서의 고단함을 상쇄시켜 준 공간이 바로 '25아워즈 호텔 비키니 베를린(25hours Hotel Bikini Berlin, 이하 비키니 베를린)'이었다.

 

베를린의 가장 큰 공원인 티어 가르텐(Tier Garten)과 브라이트샤이트 광장(Brietscheidplatz) 사이에 자리 잡은 비키니 베를린은 단순한 호텔의 역할을 넘어서서, 한 도시의 독특하고 다양한 서브 컬처들을 보여주는 공간이 되었다. 베를린을 대표하는 디자이너인 베르너 아이슬링거(Werner Aislinger, 이하 아이슬링거)가 디자인한 비키니 베를린에서, 투숙객들은 독일에서 가장 국제적인 도시이자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베를린의 정수를 경험할 수 있다.

 

비키니 베를린의 디자인 컨셉은 사실 비키니(Bikini)라는 이름과는 크게 연관이 없지만, 그 자체로 더할 나위 없이 인상적이다. 아이슬링거는 호텔 전체를 '도시 정글'이라는 테마로 구상하며 '비키니 아일랜드'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 건물 전체에는 투숙객들을 위한 라운지, 베이커리, 티어 가르텐의 360도 파노라마 전경을 자랑하는 네니(NENI) 레스토랑과 몽키바(Monkey Bar), 정글 사우나(Jungle Sauna)가 있다. 건물의 측면에는 정글(jungle) 컨셉과 도시(urban) 컨셉으로 나눠진 총 149개의 베드룸이 있다.

 

내가 방문한 2015년에, 비키니 베를린은 이미 베를린 내에서는 물론 유럽 다른 도시의 어떤 호텔과도 다른 감성을 보여주었다. 오픈한 지 채 몇 개월 되지 않았음에도 완벽하고 세심하게 다듬어진 서비스와, 이들이 내세우는 "Almost Home"이라는 캐치 프레이즈처럼 친근하면서도 편안하고 따뜻한 느낌을 주는 베드룸. 현재 베를린의 트렌드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10층의 네니 베를린과 몽키바까지. 대단히 만족스러웠던 당시의 경험 덕분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비키니를 7 Hotels 중 하나로 뽑을 수 있었다.

 

두 번째 방문이었던 2017년에는 호텔의 세일즈 코디네이터인 레오니 하프마이스터(Leonie Hafemeister)가 2박 3일간의 투숙 기간을 함께 해 주었다. 다른 어떤 호텔보다 젊은 감각을 지닌 공간이기에, 오히려 젊은 스태프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연락을 취했는데, 그 덕분에 비키니 베를린만의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마음껏 들을 수 있었다. 호텔의 일반적인 특성에 머무르지 않고 오픈 2년 만에 한 도시를 대표하는 공간으로 성장한 이야기가 독자에게 새로운 영감이 되기를 바란다.

역사 위에 세워진 호텔

호텔 이야기를 하기 전에, 먼저 이 호텔의 왼편에 맞닿아 있는 '비키니 베를린'이라는 공간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25아워즈 호텔의 홈페이지에 따르면, 1950년대 독일 건축을 대표하는 Paul Schwebed와 Hans Schoszberger에 의해 만들어진 비키니 하우스는 1950년 당시의 독일 건축사를 상징하는 기념비적인 문화재이다. 역동성, 자유로움, 낙관주의, 소비지상주의(dynamism, freedom, optimism and consumerism)로 대표되는 베를린 사람들의 성향을 표현한 상징적인 건축물이기도 하다.

 

레오니는 호텔의 역사에 대해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베를린이 동서로 분단되어 있던 시절, 쿠어퓌르스텐담(Kurfürstendamm)을 비롯해 현재 비키니에 위치한 동물원(Zoologischer Garten) 부근이 집중적으로 개발되었다고 합니다. 당시 동물원 앞의 작은 기차역을 확장해서 서베를린의 중심 기차역으로 만들고 주변의 상업시설을 확장했다고 하는데, 비키니 베를린도 그 당시에 만들어진 건물입니다.
 

좌우로 긴 쇼핑몰 건물 사이로 공간이 뚫려 동물원이 보이는 형상이 마치 배꼽이 보이는 것 같다고 하여 '비키니 하우스'라는 별명이 붙으면서, 이 건물의 공식 이름이 비키니 베를린이 되었습니다.

 

1955년에서 1957년 사이에 지어져 예전에는 Zoobogen으로 알려졌던 비키니 베를린은 문화재로 지정된 바 있습니다. 이 건물은 베를린 서쪽의 포스트 모더니즘을 대표하는 건축물이기도 합니다. 이 역사적인 건물은 현재 9,700m²에 달하는 규모로 오피스, 쇼핑, 레스토랑 등의 리테일 공간과 호텔을 포함하는 복합공간으로 재탄생하였습니다. 비키니 베를린은 독일 최초의 신개념 컨셉 쇼핑몰입니다.

 

이렇듯, 건물 자체가 구 서독 모더니즘의 상징이기 때문에, 비키니 프로젝트는 비키니 하우스를 재탄생시킬 뿐만 아니라, 이 건물이 위치한 샤로튼버그 거리(Charlottenburg)의 행운이기도 합니다.

그의 이야기처럼 상징적이면서도 독특한 위치로 알려진 비키니 베를린은 25아워즈 호텔 그룹의 첫 번째 베를린 호텔로 2014년 말에 문을 열었다. 10층 규모의 고층 건물에 위치한 호텔은 베를린 최대의 복합 쇼핑몰인 비키니 하우스와 맞닿아 있다. 이 호텔을 포함한 비키니 프로젝트는 독일의 건축회사인 KEC Architects에 의해 완성되었다.

비키니의 과거와 현재. 1950년대 비키니의 전경을 보여주는 사진 ©Archive from Bikiniberlin.de / 2014년 말 새롭게 리노베이션 된 비키니의 모습 ©Bayerische Hausbau

비키니 베를린은 베를린의 명소를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

비키니 베를린은 전 세계에서 주목하는 베를린 호텔의 순위에 언제나 이름을 올릴 뿐만 아니라, 새롭게 진화하는 베를린 호텔씬의 변화를 보여주는 공간이기도 하다. 인근에 클래식한 느낌을 자랑하는 대표적인 고급 호텔 체인인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Waldorf Astoria)이 지난 1월에 문을 열었지만, 비키니의 평균 투숙률이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보다 더 높다고 한다. 이 사실은 베를린이라는 도시의 특성, 그리고 호텔이라는 공간에 대한 소비자들의 테이스트 변화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Almost Home

레오니는 이 공간이 내세우는 기본적인 가치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비키니 베를린의 아이덴티티에 대해 많은 분들이 질문합니다. 이곳을 대표하는 아이덴티티는 'Almost Home''Come as You Are'가 있습니다.

 

먼저, 'Almost Home'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는 호텔의 투숙객들이 정말로 이곳을 집처럼 느끼기를 원합니다. 단순히 호텔의 방 안에서 느껴지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호텔 전체에 대해서요. 이것이 전반적인 컬러톤과 인테리어를 아늑한 분위기로 꾸민 이유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투숙객들이 호텔에서 '진짜 베를린'을 탐험하는 기회를 가지길 바랍니다.

실제로 비키니 베를린은 투숙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여러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한다고 한다. 바이크 브랜드인 Schindelhauer와 MINI가 대표적이다. 모든 투숙객들은 Schindelhauer의 바이크와 MINI를 타고 베를린의 구석구석을 탐험할 수 있다. 

'Almost Home'은
이 모든 체험을 포괄한다
인터뷰를 하기 전 가장 궁금했던 것이 바로 이곳의 이름인 '25hours'의 의미였는데, 레오니의 답변이 이 궁금증을 해소해 주었다.

저는 이곳으로 오기 전, 함부르크에 있는 호텔에서 일했습니다. 그 호텔의 레스토랑에는 '24시간 오픈'이라는 간판이 항상 걸려 있었지요. 우리가 레스토랑의 문을 막 닫으려고 하던 추운 겨울날, 어떤 손님이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와 "왜 문을 닫나요?"라고 물어보았어요. 그는 "호텔이 24시간 문을 연다고 생각했고, 레스토랑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때는 새벽 2시였고 레스토랑의 문을 닫을 시간이 이미 지나 있었지만, 우리는 그 손님에게 우리 호텔은 24시간 오픈이 아니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어요.

 

25아워즈(25Hours)의 의미는 말 그대로 24시간이 부족하다는 의미입니다. 우리의 투숙객들을 위해 1시간 더 이곳에 있겠다는 의미죠. 언제든 무엇이든 투숙객을 위해서라면 준비가 되어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것이 25아워즈 그룹이 전달하려는 의미입니다.

독일의 호텔 그룹인 25아워즈의 모든 호텔들은 저마다 고유의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이것이 같은 브랜드 이름과 동일한 컨셉을 가진 일반적인 체인 호텔들과는 다른 점이다. 25아워즈의 개별 호텔들은 서로 다른 컬러를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비키니 베를린은 바이올렛, 옐로우, 그린 3가지가 대표 컬러이고 25아워즈 함부르크 호텔은 오렌지, 블루, 브라운의 3가지 컬러를 메인으로 한다. 이 고유의 컬러는 메인 로고에 적용되어 각 호텔의 특성을 더욱 분명하게 해 준다.

그룹이 보유한 도시별 호텔을 소개하고 있는 25아워즈 그룹의 홈페이지 화면 ©25hours Hotel Group

'집과 같이 편안한 공간'이 더 이상 새롭지 않은 트렌드가 되어버린 지금, 비키니 베를린은 'Almost Home'이라는 아이덴티티를 계속해서 혁신하고 있다. 그 어떤 공간보다 집과 가깝다는 문구에서 공간에 대한 이들의 자신감이 느껴진다.

도시 정글을 구현한 Rooms

비키니 베를린은 총 149개의 베드룸을 보유하고 있다. 149개의 룸은 다시 도시적인 컨셉의 어반룸(Urban Room)과 자연적인 느낌을 강조한 정글룸(Jungle Room) 2가지로 나뉜다. 어반룸은 베를린이라는 큰 도시의 다양한 명소들과, 정글룸은 베를린 동물원과 각각 마주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비키니 하우스의 위치와 건물이 가진 역사는, 비키니 베를린의 전체 디자인을 맡은 스튜디오 아이슬링거의 아이슬링거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다. 그는 도시 정글(Urban Jungle)이라는 통합적인 디자인 컨셉을 통해 자연과 문화 사이의 긴장감을 표현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레오니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도시 정글(Urban Jungle)'이라는 디자인 컨셉 자체가 베를린이라는 도시의 특성을 대표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동물원 앞이라는 위치의 특성뿐만 아니라 뉴욕과도 같은 메트로폴리탄(Metropolitan) 도시 베를린에서 살아가는 것은 정글에서 생존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정글 안에 약육강식의 세계가 펼쳐지듯이, 도시 속에서도 우리는 성공을 위해 누군가를 밟고 끊임없이 올라가야 하지요. 그렇기 때문에 도시 정글이라는 컨셉은 정글과도 같은 베를린이라는 도시에서 살아남는 방식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베드룸은 그 어떤 곳보다도 철저하게 '휴식과 힐링'에 맞춰진 공간이어야 했습니다. 정글과도 같은 도시에서 잠시나마 벗어나 편안하게 지친 몸과 마음을 쉬게 할 수 있는 곳. 이것이야말로 도시 정글의 컨셉이자 호텔의 아이덴티티인 Almost Home을 드러내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창밖을 내다보면 바로 서베를린의 중심지인 웨스트 베를린 지역을 볼 수 있습니다. 그 반대편에는, 실제 정글(Real Jungle)인 베를린 동물원이 자리 잡고 있지요. 우리는 이러한 지역의 특성을 호텔 안으로 가져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어반룸에는 다듬어지지 않은 거친 느낌의 인더스트리얼 디자인을 반영하도록 노력했습니다. 

 

반대로 정글룸은 디자인을 통해 자연을 모티프로 하는 감성적인 요소들을 최대한 살리려 했습니다. 아이슬링거는 디자인을 통해 이 모든 것들을 연결하여 통합적으로 구현해 냈습니다.

비키니를 대표하는 정글룸. 방 안에 걸린 해먹과 창밖으로 펼쳐지는 동물원의 풍경이 인상적이다. ©25hours Hotel Bikini Berlin

객실의 크기는 M, L, XL의 3가지로만 구분된다. 이그제큐티브룸이나 스위트룸은 없고, 단지 어반룸 혹은 정글룸에 따라 그 특성이 나누어질 뿐이다. Urban M과 Urban M twin,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Jungle M, 프리 바이크를 사용할 수 있는 Urban L룸과 Jungle L, 마지막으로 가장 큰 방인 Jungle XL로 구분된다.

 

어반룸과 정글룸은 전반적인 디자인과 방의 구성은 거의 동일하지만, 컬러의 활용에서 차이를 보인다. 예를 들어, 베를린 동물원을 내려다볼 수 있는 정글룸의 경우, 자연의 컬러에서 영감을 받은 좀 더 싱그럽고 따뜻한 느낌의 색채 조합을 사용하였다.

비키니 베를린의 감각적인 디자인을 보여주는 행거와 방안 곳곳에 놓여있는 원숭이 인형 ©김양아

앞서 언급했듯이, 비키니 베를린의 상징적인 의미는 그 자체로 베를린 호텔 업계의 새로운 변화(revolution)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단순한 숙박을 위해서라기에는 너무도 다채로운 요소가 한 공간에 포함되어 있다. 이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이 바로 베드룸이다.

 

베드룸의 내부에는 투숙객들이 사랑하는 디테일이 숨어 있다. 이름처럼 너무나 편안한 울트라 컴포트 침대, 티비, 미니바, 아이팟 도킹 스테이션, 붐박스(boombox)와 베를린에서의 일상을 엿보게 하는 다양한 콜라보레이션 브랜드 등. 방 안에서 큰 소리로 음악을 들어도 누구도 뭐라 하지 않으며, 투숙객들은 창문 앞에 놓인 해먹에 누워 창 밖을 바라볼 수도 있다.

작은 차이가 비키니 베를린의
차별화된 경험을 완성한다
특히, 베드룸은 웨스트 베를린 지역의 서브 컬처를 포함한 지역적 특색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방의 컨셉은 1978년에 오픈한 베를린의 장소인 'Dschungel on Nürnberger Straße'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 이 공간은 아티스트들의 만남의 장소이자, 베를린은 물론 전 세계에서 몰려든 다양한 파티 피플들이 방문하는 곳이다.

L 사이즈의 룸 내부에 걸려있는 Schindelhauer 바이크 ©25hours Hotel Bikini Berlin / 'Bikini's Choice'란 이름으로 배치한 LP 플레이어와 레코드들 ©김양아

프린스(Prince)와 보이조지(Boy George), 이기 팝(Iggy Pop), 데이빗 보위(David Bowie) 등 유명 가수들은 언제나 베를린에 방문할 때면 이곳을 찾았다고 한다. L사이즈 베드룸의 경우, 이러한 공간에서 영감을 얻은 LP 플레이어와 그들의 LP가 방안에 배치되어 투숙객에게 베를린의 문화가 지닌 역사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 모든 디테일의 하이라이트는 호텔에서 제공하는 베를린의 시티투어이다. 모든 투숙객들은 특별한 방법으로 베를린을 구경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이들은 MINI 자동차나 반짝이는 하얀색 자전거인 Schindelhauer 바이크를 빌려 베를린의 구석구석을 탐험할 수 있다.

 

특히, 컬트 브랜드로 불리는 MINI와 프라이탁(Freitag)은 비키니 베를린과의 협업을 통해 스마트한 타겟 마케팅을 구현하고 있다. 투숙객이라면 누구나 이곳에 머무는 동안, MINI를 시승할 기회를 가질 수 있고, 프라이탁 가방을 사용해 볼 수 있다.

비키니 베를린의 투숙객이라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프라이탁 가방 ©김양아

이 마케팅은 양쪽 모두를 만족시킨다는 점에서 이상적이다. 비키니 베를린은 투숙객에게 마치 집에서 머무는 것 같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동시에 '감각 있는 사람들을 위한 브랜드'라는 MINI와 프라이탁의 컨셉이 호텔의 디자인 감성과 맞아떨어지면서 그 파급력을 극대화할 수 있게 된다.

 

욕실도 이 호텔만의 독특한 디자인 감성을 보여주고 있는 공간이다. 중앙에 위치한 샤워부스와 세면대는 일반 호텔의 욕실과는 다르게 분리되어 있고, 블랙 컬러의 감각적인 샤워부스의 디자인은 칸막이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각 객실이 충분히 넓기 때문에 샤워부스와 세면대가 중앙에 있어도 탁 트인 느낌을 준다. 특히, 정글룸의 경우, 욕조에 앉아 동물원이 보이는 베를린의 풍경을 내려다볼 수 있어 투숙객들에게 편안하고 따뜻한 힐링의 순간을 제공한다.


룸 내부 디자인과 반대로, 복도 공간은 베드룸의 풍경과 반대로 철저하게 도시적인 느낌을 살리고 있다. 블랙의 광택이 있는 벽면 인테리어와 대비되는 레드, 옐로우, 그린 컬러의 네온사인은 마치 나이트클럽의 화장실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Do not disturb' 사인이 마치 문 앞에 아스피린을 놔주고 가 달라는 문구처럼 느껴질 정도이다.

 

이 네온사인은 독특한 감성을 전달하지만, 실제로도 매우 유용하게 활용된다고 한다. 10층의 몽키바(Monkey Bar)에서 어두운 밤까지 술을 마셔도 깜깜한 복도를 헤맬 필요 없이 네온사인에 적힌 룸 넘버를 통해 바로 자신의 방을 찾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하니, 궁금하신 분들은 투숙 시에 한 번 시험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감각적인 네온사인을 자랑하는 복도 ©25hours Hotel Bikini Berlin

아이슬링거는 Frame Magazine과의 인터뷰에서 호텔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구체적으로 밝혀주었다.

저는 호텔을 좋아하지만, 실은 오랜 시간 동안 주변 환경과 공존해온 옛 건물들을 더 선호합니다. 약간은 자유방임주의적이거나, 빈티지스럽거나, 혹은 지나치게 장식적이지 않은 공간 말입니다. 과한 디자인의 호텔에는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합니다. 아직도 부를 과시하는 듯한 디자인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달라진 현실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요즘은 투숙객들도 공간 뒤에 숨어 있는 이야기를 알아보는 안목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어디서 왔는지 왜 이런 형태로 존재하는지 알고 싶어 합니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우리 팀은 디자인 과정에서 왜 베를린의 인플루언서(influencer)와 협력해야 하는지 분명한 이유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공간의 역사와 함께 상파울루에서 영감을 받아 호텔의 전체 컨셉을 만들어 내었습니다.

단순히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꾸며진 공간이 아니라, 오늘날 베를린이라는 도시가 의미하는 상징성을 감각적으로 전달하는 곳. 베를린이라는 도시의 다채로움을 하나의 공간에서 경험할 수 있다는 것. 이것이야말로 비키니 베를린이 최근 투숙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베를린의 호텔이자 상징적인 공간으로 자리 잡은 이유일 것이다.

내 집 같은 편안함, Jungle Sauna

9층에 위치한 정글 사우나는 작지만 이 호텔의 아이덴티티인 'Almost Home'을 완성하는 매우 중요한 공간이다. 투숙객들은 사우나에 앉아 휴식을 취하며 창을 통해 매우 특별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그리고 마치 아프리카의 정글 느낌을 주는 사우나 옆의 레스트룸(rest room)에서는 사우나를 마친 후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일반적인 호텔에 있기 마련인 피트니스 센터 대신, 작지만 의미 있는 사우나 공간으로 집에서만 느낄 수 있는 편안한 휴식을 강조한 느낌이다.

아프리카 정글의 느낌을 구현한 사우나 옆 레스트룸의 모습 ©25hours Hotel Bikini Berlin

정글 사우나는 햇살에 반사되는 창문 사이로 티어 가르텐의 숲을 내려다볼 수 있는 근사한 공간인데, 일반 투숙객들은 10유로를 내면 누구나 입장 가능하다. L사이즈 이상 룸에 투숙하는 투숙객에게는 체크인 시 정글 사우나에 가져갈 수 있는 샤워 가운과 큰 타월이 들어 있는 가방을 증정한다.

 

정글 사우나는 휴식과 피로 회복이라는 사우나 본연의 기능에 충실함은 물론, 여행의 피로에 지친 투숙객들에게 마치 집에서 쉬는 것 같은 감성적인 휴식을 제공한다. 사우나 창문 너머로 푸르른 동물원의 풍경을 바라보고, 레스트룸의 긴 의자에 누워 휴식을 취하는 것만으로 어디서도 맛볼 수 없는 근사한 휴식의 순간이 될 것이다. 이곳에 투숙하는 누구든지 한 번쯤 경험하길 바라는 비키니만의 비밀스러운 공간이다.

Come as You Are

'Come as You Are'는 'Almost Home'과 더불어 비키니 베를린의 모토이자, 이 공간이 투숙객들에게 보여주는 아이덴티티를 상징한다. 이러한 특성은 다른 어떤 호텔보다도 자유롭고 편안한 이곳의 다양한 공간에서 경험할 수 있다. 'Come as You Are'에 대한 레오니의 설명을 들어보자.

우리는 단지 비즈니스맨이나 돈 많은 부자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비키니 베를린에 투숙할 수 있기를 원합니다. 누구든지 이곳에 와서 이 공간이 전하는 특별한 가치를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기를 바라지요. 이것이 'Come as You Are'의 의미입니다.

 

일반적으로, 5성급 호텔이라면, 그 공간에는 당신이 준수해야 하는 스탠다드가 반드시 존재할 겁니다. 특히, 투숙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태프들에게는 더욱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겠지요. 그러나 비키니에서는 스태프들이 전문성을 겸비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어떠한 틀에 짜인 스탠다드가 아닌 자신 그대로의 모습으로 존재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Come as You Are'를 상징하는 가장 대표적인 프로토콜이기도 합니다. 저는 푸른색으로 머리를 염색할 수도 있고, 타투가 보이는 옷을 입을 수도 있습니다. 아마도 이러한 부분들은 5성급 호텔에서는 절대 받아들여질 수 없는 부분일 겁니다(웃음). 그러나 이곳에서는 가능한 일입니다. 투숙객들 또한 누구라도 자연스러운 모습 그대로 이곳에 방문해도 좋습니다.

투숙객이라면 누구나 편안하게 머무를 수 있는 분위기, 따뜻하고 친밀한 느낌을 주는 스태프들, 감성적인 세부 공간 모두가 투숙객들이 가장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이곳에 머무를 수 있게 한다.

'Come as You Are'은 
독특한 컨셉 뒤에 숨겨진
이 공간만의 가장 큰 경쟁력이다

투숙객 중심의 Reception & Public Area

내부에 들어서면, 누구나 1층의 감각적인 공간에 시선을 빼앗길 것이다. 3층의 로비로 이어지는 엘리베이터로 가기 전에, 8m 높이에 달하는 천장 아래 위치한 10층 몽키바의 입구, 빈티지 자동차를 활용하여 만든 오브제와 식물을 활용한 공간 구성은 투숙객의 기대를 증폭시키는 역할을 한다.

호텔 입구에 놓인 빈티지 자동차를 활용한 오브제 ©김양아

레오니에게 1층의 호텔 입구에 빈티지 자동차를 배치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를 물으니, 단순히 디자인적인 요소가 아니라 베를린의 역사를 담은 상징물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베를린이 분단되었던 시절, 자동차의 뒷자리나 트렁크에 숨어 동베를린에서 서베를린으로 탈출하던 사람들이 많았는데, 자동차는 당시를 상징하는 오브제라고 했다. 이야기를 듣고 나니, 감각적으로만 보이던 입구의 자동차가 좀 더 의미 있게 다가왔다. 사실에 기반을 둔 스토리가 주는 강력한 힘 덕분일 것이다.

 

호텔 입구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보이는 3층의 로비는 많은 공간으로 나누어져 있다. 비키니 베를린의 가장 인기 있는 콘텐츠인 해먹이 걸려 있는 로비 공간에서 휴식을 취할 수도 있고, 뉴스룸에서 다양한 신문과 잡지를 읽을 수도 있다. 또한, 아침이면 이곳의 베이커리에서 커피와 화덕으로 갓 구워낸 브라우니를 들고 시내로 나가거나, 라운지에 위치한 IMAC 워크 스테이션에서 급한 업무를 처리할 수도 있다. 이렇게 촘촘하게 구성된 모든 것이 3층 공용 공간에서 투숙객이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이다.

비키니 베를린의 리셉션 ©25hours Hotel Bikini Berlin

3층의 로비 공간은 전체 약 1,000m²에 달하는 넓은 크기를 자랑한다. 투숙객이라면 누구나 경험할 수 있도록 모두 오픈되어 있고, 각각 다른 성격의 공간으로 구분되어 있다. 아마도 호기심이 많은 투숙객이라면, 3층의 다양한 공간들을 구석구석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운 시간이 될 것이다.

비키니 베를린의 독특한 감성을 완성해주는 3층의 해먹 공간 ©김양아

3층 로비 공간에는 비키니 베를린을 대표하는, 해먹이 있는 휴식 공간이 있다. 이 공간을 만든 것은 베를린의 크리에이티브 듀오인 블레스(Bless)이다. 블레스는 두 명의 디자이너인 Ines Kaag와 Désirée Heiss가 설립했는데, 일상 속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용성(usability)에 기반을 둔 공간을 구성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베를린의 대표 디자이너인 Gestalten Verlag가 창조한 3층의 키오스크는 현재 베를린에서 가장 주목받는 다양한 출판사들의 디자인북과 제품들을 만날 기회를 제공하는 공간이다.

 

베를린 현지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예술가 및 인플루언서들은 비키니 베를린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3층의 키오스크는 바로 이들이 창조하는 문화를 전달함으로써, 투숙객 개개인의 푸드, 컬처, 쇼핑을 위한 가이드 역할을 하고 있다.

3층의 키오스크 ©김양아

아이슬링거는 Frame Magazine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베를린의 역사와 연관된 삶에 대한 다양한 애티튜드를 수집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러한 관점에서 비키니 프로젝트는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한 하나의 약속이자 도전이었다고.

 

이러한 그의 가치관은 현재 베를린의 감성을 있는 그대로 투숙객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비키니 베를린의 철학과 합치한다. 아이슬링거는 이렇듯 베를린의 다양한 브랜드, 예술가, 인플루언서들이 없었다면, 베를린의 현재를 대표하는 비키니 베를린이라는 공간을 완성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아이슬링거의 철학에 대해, 레오니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하나의 호텔을 만들 때, 그 지역에서 받는 영향은 25아워즈 호텔 그룹의 모든 호텔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습니다. 아이슬링거는 베를린을 대표하는 유명한 디자이너임에도 불구하고 타인이 노력하여 만들어낸 가치의 소중함을 아는 사람입니다. 베를린이 현재 미치는 영향력을 반영하고자 노력한 그의 철학이 아니었다면, 독특한 디자인 감성은 완성되지 못했을 겁니다.

베이커리 옆에는, 다양한 디자인 서적, 잡지, 신문 등이 구비되어 있는 뉴스룸이 있다. 베를린의 디자이너와 공간을 소개하는 다양한 책자들이 배치된 공간이다. 발코니와 연결된 통유리 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독특하면서도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마치 호텔 밖의 동물원이 비키니 베를린 안으로 연장되어 새로운 휴식을 선사하는 느낌이다.

'News Corner'라는 감각적인 사이니지를 보여주는 뉴스룸의 입구 / 통유리와 이어진 넓은 창으로 햇살이 들어오는 뉴스룸의 전경 ©김양아

해먹이 설치된 3층의 로비 공간을 돌아서면, 라운지, 카페, 뉴스룸, 워크 스테이션, 미팅룸 등 다양한 공간이 준비되어 있다. 아이슬링거의 오랜 파트너이자 베를린을 대표하는 스타일리스트인 시빌 올레리히(Sybille Oellerich)는 3층의 모든 디테일을 완성하였다.

 

그는 아이슬링거의 독특한 디자인 감성에 크리에이티브적인 감각을 더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예술적 오브제들을 수집하여 독창성을 더했다. 특히 전 세계의 모든 디자인 가구를 전시한 것 같은 라운지의 다양한 의자들은 이 공간의 전체적인 감각을 완성하는 데 일조한다. IMAC이 설치된 워크 스테이션과 연결되는 이 라운지 공간은 느긋하고 여유 있는 분위기를 연출하여, 언제나 투숙객들이 자연스럽게 내려와 랩탑을 펴놓고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한다.

 

라운지의 안쪽에는 100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3개의 미팅룸이 자리 잡고 있는데, 일반적인 미팅룸보다 훨씬 더 감각적인 디자인을 보여준다. 미팅룸으로 향하는 포디움의 디자인부터, 미팅룸 내부에 위치한 테이블에 놓여있는 테이블 클로스(table clothes)까지 디테일 하나도 놓치지 않는 흥미로운 공간이다.

 

3층의 다양한 공간은 투숙객들에게 '도시 정글'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는 편안한 휴식을 제공한다. 동시에 개인의 취향에 따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공간과 베를린의 현재에 대한 영감과 감성을 주는 콘텐츠들을 배치하여, 베를린의 현지인과 투숙객들이 함께 만나고 즐길 수 있는 통합적인 형태의 플랫폼을 창조해 냈다. 호텔에 투숙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곳에 와서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인 비키니 베를린은 독특한 디자인 감성을 통해 투숙객들에게 새롭고 재미있는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특별한 아침이 시작되는 NENI Restaurant

10층에는 레바논 음식을 기반으로 중동과 지중해의 다양한 음식을 선보이는 레스토랑인 네니 베를린, 벽난로와 함께 장관을 이루는 루프 테라스를 선보이는 몽키바가 위치한다. 레오니는 호텔의 가장 중요한 공간으로 10층에 위치한 이 2곳을 손꼽는다.

10층의 네니 베를린과 몽키바는 비키니 베를린의 심장과도 같은 공간입니다. 이 2곳은 베를린의 힙 플레이스로 엄청난 명성을 얻고 있습니다. 너무 많은 방문객들로 인해 1층에 몽키바만을 위한 별도의 입구를 만들 정도니까요.

 

2곳을 심장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매일 가장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호텔 내부의 모든 공간이 중요하지만 저는 그중에서도 10층이 가장 유명하고 중요한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레오니의 말처럼, 비키니 베를린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10층에 위치한 2곳의 공간이다. 그중 네니 베를린의 특징은 일반적인 레스토랑에서 보기 어려운 공간 전체를 감싸는 플랜테리어(planterior, 식물을 활용한 실내 인테리어)와 360도 조망이 가능한 숨 막힐 듯한 풍경이다. 이러한 부분들은 네니 베를린만의 차별화된 감성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한다. 

창을 통해 투영되는 햇살과 식물을 활용한 인테리어가 따스하고 싱그러운 네니 베를린만의 분위기를 형성한다. ©김양아

네니 베를린은 합리적인 가격에 레바논 요리를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형태의 타파스나 단품 요리를 내놓는다. 또한, 호텔의 투숙객들을 위해 제공되는 룸서비스는 투숙객들이 전화로 주문하고 직접 픽업하는 셀프 딜리버리 시스템이다.

 

방 안에 비치된 메뉴판의 Top 8 메뉴에 한국 스타일의 치킨 샐러드(Korean Style Chicken Salad)가 있어 주문해 보았다. 배추와 양배추 그리고 오이를 간장 베이스의 드레싱에 버무려 한국식 간장 양념치킨과 함께 나오는 요리인데, 석류로 상큼함을 더해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것 같은 맛을 구현했다.

한국 스타일의 치킨 샐러드(Korean Style Chicken Salad) ©김양아

레바논과 지중해 요리를 메인으로 하는 네니 베를린에서 한국 스타일의 요리를 Top 8 메뉴에 포함시킨 이유를 물었다. 요즘 베를린에서 한식이 트렌디한 슬로 푸드(slow food)로 각광을 받고 있다 보니, 그러한 트렌드를 반영하고 네니 베를린의 특성을 살려 신메뉴를 개발했다고 한다.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수밖에 없는 치킨을 다른 나라의 투숙객들도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도록, 마치 새로 생긴 레스토랑에 친구와 함께 놀러 가서 요리를 맛보는 느낌으로 추가했다는 것이다. 투숙객들과 레스토랑의 손님들에게 인기가 아주 좋다고 하니, 우리가 소리 높여 외치는 한식의 세계화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몽키바가 밤을 위한 공간이라면, 네니 베를린은 창으로 들어오는 빛과 싱그러운 분위기로 아침을 완성하는 공간이다. 그렇기 때문에 네니 베를린에서의 조식은 베를린의 다른 어떠한 호텔에서도 보여주지 못한 신선한 경험을 투숙객들에게 제공한다.

 

네니 베를린은 베를린의 젊은 소규모 영농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공간을 구성하는 다양한 식물들은 물론, 레스토랑에서 사용하는 식재료까지 공수하였다. 신선하면서도 건강한 식재료로 인기를 끌고 있는 네니 베를린의 중요한 전략이다. 이로써 투숙객들은 평범한 조식 서비스 그 이상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아이디어는 아이슬링거의 다음과 같은 생각을 반영한다.

호텔이 단순한 공간이 아닌,
하나의 생명체(organism)로
기능해야 한다

르 크루제(Le Creuset) 냄비에 담긴 따뜻하고 정성스러운 음식들과 다양한 빵과 과일, 치즈, 햄 등으로 구성된 네니 베를린의 조식은 360도의 통유리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로 투숙객들에게 잊지 못할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창밖으로 펼쳐진 푸르른 티어 가르텐이 선사하는 싱그러움은, 여행의 긴장을 해소하는 행복한 순간이 될 것이다.

네니 베를린 입구 ©김양아 / 도시 정글 컨셉을 반영한 플랜테리어(planterior)가 특징인 네니 베를린 내부 ©25hours Hotel Bikini Berlin

싱그러운 아침 못지않게, 네니 베를린에서의 저녁은 매우 특별하다. 레바논 음식을 기반으로 지중해와 중동의 다양한 요리를 제공하는 네니 베를린의 특성을 십분 발휘한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베를린의 로컬 힙스터들과 함께 하는 감각적이고 독특한 분위기의 다이닝을 경험할 수 있다.

감각적인 밤을 밝히는 Monkey Bar

네니 베를린의 옆에는, 베를린 최고의 핫 플레이스로 손꼽히는 몽키바가 있다. 몽키바는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는 공간으로 유명하다. 이곳의 인기 요인은 비키니 베를린 특유의 감성적인 디자인으로 공간 전체가 내는 분위기일 것이다. 바 공간 뒤에 위치한 계단식 의자와 함께 이곳을 방문하는 모든 방문객들은 유리로 된 통 창 앞에 앉아 창가에 펼쳐지는 황홀한 베를린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저녁 시간에는 티어 가르텐의 푸르름 위로 펼쳐지는 황홀한 노을을 볼 수 있다. 이 모든 것들이 통합적으로 몽키바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형성한다.

10층에 위치한 몽키바의 입구 ©김양아

몽키바의 외부와 내부는 각각의 특색을 지니고 있다. 야외의 루프 테라스에서는 싱그러운 자연을 한껏 경험할 수 있다면, 내부는 그 자체로 훌륭한 뮤직홀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곳곳에 배치된 독특한 감성의 오브제는 이 공간만의 감각적인 분위기를 완성한다. 또한, 음악과 춤에 대한 다양한 책으로 만들어진 DJ 부스의 조명과 테이블, 그리고 베드룸에서 볼 수 있었던 베를리너(Berliner)의 감각적인 취향을 보여주는 LP들은 투숙객들에게 다채로운 음악을 들려준다.

 

'몽키바'라는 이름은 바의 풍경에 베를린 동물원의 원숭이 우리가 보인다는 사실과 비키니 베를린의 상징이 슬리핑 애니멀(Sleeping Animal)인 원숭이라는 점에서 비롯되었다. 근사한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베를린에서 방문객들에게 트렌디하면서도 감각적인 힐링을 선사하는 공간은 몽키바가 단연 압도적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러한 몽키바의 특성은, 베를린의 힙스터들 뿐만 아니라, 투숙객과 방문객들 모두가 자연스러운 옷차림으로 방문해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열려 있는 공간적 특성으로 치환된다.

DJ 부스를 돋보이게 하는 다양한 셀렉션의 LP들 ©25hours Hotel Bikini Berlin / 바에서 오후 시간을 즐기는 베를리너(Berliner)의 모습 ©김양아

도시 베를린과 비키니 베를린을 닮은 독특한 분위기를 자랑하는 몽키바는 자유로운 분위기와 열린 느낌을 경험하고 싶은 모든 이에게 권하고 싶은 공간이다. 몽키바만의 독특한 디자인 감성과 환상적인 풍경을 경험한다면, 비키니에서의 시간이 더욱 특별할 테니 말이다.

 

이곳을 추천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베를린의 다른 호텔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독특하고 자유로운 디자인 감성과 더불어, 이 공간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너무나 많은 방법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비키니 베를린에 투숙하는 동안, 이곳의 공간 하나하나가 아마 베를린에서 잊을 수 없는 가장 인상적인 경험이 될 것이다. 이 모든 것이 바로 비키니 베를린이 전달하고자 하는 가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