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이 뭐길래 칸 국제광고제를 뒤집어 놓았나
지금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이 글을 쓰고 있다. 광고제가 끝난 후 한국에 귀국한 다음 날, 바로 미국행 비행기에 올라탔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경험을 했다. 지금도 뜨겁지만 당시 미국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였던 '포켓몬 고(Pokémon GO)'를 경험한 것이다.
미국은 현재 어느 공원을 가든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보고 있고, 스마트폰을 보는 사람의 90% 이상이 포켓몬 고를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참고로 한국은 이번 서비스 지역에서 제외되었지만 독특하게도 '속초와 울릉도'에서만 가능한 상황이다. 게임 가능 지역을 마름모꼴로 구획하다 보니 예외가 생긴 것이다.
포켓몬 고가 뭐길래?
'포켓몬스터'라는 만화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포켓몬 고는 포켓몬스터를 현실에서 즐길 수 있도록 AR*을 이용한 게임이다. 운 좋게도 나는 미국 여행 중에 '포켓몬 고'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구동 방식은 다음과 같다. 포켓몬 고 게임 앱을 켜면 캐릭터를 기준으로 구글 지도가 나온다. 또한 스마트폰 카메라와 같이 연동되어 내가 걸어가는 위치에 맞춰서 포켓몬이 나타나는데, 포켓몬이 나타난 순간 몬스터볼을 던져서 몬스터를 잡는 방식이다.
* AR, VR, 360 VR 등의 용어가 헷갈릴 것이다. VR은 Virtual Reality의 약자로 말 그대로 '가상현실'을 뜻하며, 오큘러스와 같은 기기를 착용하고 청각과 시각이 오큘러스에 지배된 상태에서 가상현실을 즐길 수 있는 서비스. AR은 Augmented Reality의 약자로 VR을 현실화한 것이다.
몬스터볼을 맞혀서 몬스터가 볼 안에 들어갔다고 하더라도 다시 나오는 경우도 있고, 몬스터볼은 터치를 통해서 조작하기 때문에 한 번에 몬스터를 맞히기 쉽지 않다. 구글 지도 기반이다 보니 블록 표시가 정확한 편이었고, 포켓몬스터가 내 눈앞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했다.
VR에 대해서
일단 하나 짚고 넘어가자. 360도 영상과 VR은 엄밀히 말하면 다른 개념이다. 흔히 360도 영상 = VR이라고 혼동하기 쉽고, 나 또한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리포트에 360 VR이라고 쓴 경우가 많다. 그리고 우리가 흔히 페이스북이나 유튜브에서 보는 영상은 360도 영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스마트폰을 요리조리 돌리면 시선에 따라서 화면이 움직이는 형태의 360도 영상이 VR과 다른 점은 사용자의 움직임 또는 걸음에 따라 시선이 바뀌고, 실제 세계처럼 깊이와 두께를 표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