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칸에서의 일주일이 끝나고
* Editor's Comment
이지홍 저자의 서문 및 리포트 본문입니다.
길고도 짧은 일주일의 여정이 끝났다. 버스에서 꾸벅꾸벅 졸다가 새벽에 숙소에 도착한 게 벌써 일주일 전, 이제 귀국 비행기에서 이 글을 쓴다.
출국 3주 전부터 행사장에 입장하기 전까지 입버릇처럼 했던 말이 있다. 내가 과연 무엇을 얻어올지 모르겠다고, 프로젝트를 후원한 독자에게 정말 전달할 가치가 있는 경험을 할 수 있을지 스스로 불신했다는 사실을 먼저 고백한다.
첫 번째, 컨퍼런스에 대한 불신
의문점의 출발은 컨퍼런스 자체에 대한 불신이다. 이런 행사들이 큰돈을 내고 갈 만큼 의미 있는 지식을 제공하는가?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학회와 컨퍼런스가 열리지만, 정말 좋은 내용의 발표는 드물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이제는 테드(TED)나 코세라(Coursera)를 비롯한 온라인 채널에서 훌륭한 강의를 충분히 찾아볼 수 있는 시대다.
프랑크푸르트 북페어나 SXSWedu처럼 좋은 세션이 있다는 보장이 없는 상태에서 독자에게 어떤 콘텐츠를 전달해야 할지 고민도 됐다. 그동안 내가 다녀온 기술 또는 마케팅 업계의 컨퍼런스를 돌이켜볼 때, 대부분 네트워킹을 주목적으로 한 거라 내실이 없었다는 점도 이런 불신에 일조했다.
두 번째, 창의성에 대한 불신
칸 국제광고제의 공식 명칭은 'Festival of Creativity'다. 첫날 일정을 마치고 현지에서 일하는 선배를 저녁에 만났다. 비록 크리에이티브 분야에서 일하는 선배는 아니었지만, 그 역시 이 행사의 제목과 프로그램을 보았을 때 뭔가 내용이 없어 보인다는 말을 했다.
'창의성'이라는 단어가 마케팅 용어로는 적합할지 몰라도, 정말 토론할 가치가 있는 내용인가? 심지어는 더 창의적인 사람들이 있을까? 기준도 애매하다. 어쩌면 창의성이라는 넓은 주제는 다양한 연사를 섭외하기 위해서 갖다 붙인 것은 아닌가 싶었다. 차라리 광고 혹은 마케팅 컨퍼런스라면 구체적인 이야기가 나올 것이다.
세 번째, 연사에 대한 불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