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과 투자
Editor's Comment
• 일시: 2016년 6월 12일 일요일 오후 3시
• 장소: 서울 성수동 오늘살롱 (구 디웰 살롱)
• 참석자: 황준호 저자 그리고 15명의 독자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워렌 버핏을 만나다' 프로젝트 클로징 파티 때, 황준호 저자가 독자들과 나눈 대화를 정리했습니다. 2016년 주주총회에서 버핏이 나눈 투자 철학을 알고 싶은 분들은 디지털 리포트 구매 후 바로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 PUBLY
(황준호, 이하 생략) 내가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 혹은 저자가 무엇을 줄 수 있을지, 모두가 어떤 물음을 갖고 이 자리에 참여했을 것이다. 부동산에 비유하자면, 아직 건물이 지어지지 않았음에도, 미분양 상태에서 다 청약을 해주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이야기는 투자를 시작하면서부터 오랫동안 고민했던 주제다.
투자란 무엇인가
투자를 로또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당첨될 로또 번호를 맞히듯 투자를 하는 사람은 어떤 종목이 오를지, 내가 산 종목이 어떻게 될 것인지 신경을 집중한다. 물론 투자를 로또에 비유하는 것이 틀린 말은 아니다. 나는 다만, 허점 있는 로또를 찾는 것이 투자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허점을 찾아낸 사람도 있다.
예를 들어 보자. 복권 시스템을 연구하던 MIT 학생들이 허점이 있는 복권을 찾아냈다. 한 장당 2달러인 '캐시 윈폴(Cash WinFall)'이라는 복권이다. 이 복권을 60만 달러어치 사면, 15~20%는 확실하게 돌려받을 수 있다고 한다.
복권 운영 당국은 이 복권의 매출이 엄청나게 늘어나니까, 허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복권 판매를 계속 유지했던 것이다. 자기 돈도 아니고, 산 사람의 돈을 재분배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 복권은 2012년 초에 없어졌지만 복권 시스템의 허점을 이용해 당첨금을 몇 년 동안 챙겨 온 MIT 학생들은 처벌받지 않았다.
허점을 찾아내는 것은 투자에서 가치와 가격의 괴리를 찾아내는 것과 비슷하다. 그러나 이것을 찾아서 다시 돌아오는 데에 베팅했다 해도 그 결말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대표적인 예가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이하 LTCM)*다.
* 1994년, 살로몬 브라더스의 부사장이자 채권거래팀장이었던 존 메리웨더가 설립한 미국의 헤지펀드다. - PUB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