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일본

요즘 일본에 재미있는 거 없어?
한국에서 해볼 만한 아이템 없을까?

주변 친구나 지인들에게 자주 듣는 질문입니다. 한때 일본의 트렌드가 한국에 그대로 들어와 유행하던 시절이 있었다는 생각 때문에 묻는 거겠죠.

 

이 질문에 답하기가 생각보다 쉽지는 않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해외여행을 가장 많이 다닌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한국 사람들의 취향은 이미 많이 높아졌습니다. 특히 서울에는 도쿄 못지않게 핫하게 세련된 공간이 많아져서 가끔 서울에 갈 때마다 놀라곤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트렌드, 특히 의식주 및 유통 관련 트렌드를 살펴보는 것은 여전히 우리에게 의미가 있습니다. 겉으로는 비슷해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일본이 우리보다 반 발자국씩 앞서가고 있음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오모테나시(おもてなし, 진심으로 손님을 접대한다는 뜻의 일본어)로 대변되는 일본의 서비스 정신은 철저하게 고객 관점에서 비즈니스를 재구성합니다. 디테일에 집착하는 일본인의 마인드까지 더해져 작은 것 하나도 놓치지 않고 개선을 거듭합니다. 그래서인지 한국보다 20~30년 앞서 해외 견학을 다닌 일본의 선구자들은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만들었습니다.

바꿔서 받아들이기

일본에는 사자비 리그(SAZABY LEAGUE)라는 회사가 있습니다. 요즘 한국 사람들 사이에서 유명한 쌀가게인 아코메야(AKOMEYA)를 만들고, 스타벅스(STARBUCKS), 쉐이크 쉑(Shake Shack), 캐나다구스(Canada Goose) 등 해외 유명 브랜드를 일본에 소개한 회사죠.

아코메야 도쿄 ⓒ정희선

앞서가는 트렌드를 소개하는 사자비 리그의 창업자는 스즈키 리쿠조(鈴木陸三)입니다. 1943년생인 그는 대학 졸업 후 바로 취직하지 않고 3년간 유럽 여행을 다녔습니다. 지금이야 갭 이어(gap year)*가 익숙한 단어가 되었지만 1960년대 후반의 일본에서 이같은 선택은 매우 파격적인 행보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젊은 시절을 유럽에서 보낸 경험이 지금의 사업을 만든 기반이 되었다고 합니다.

* 학업을 잠시 중단하거나 병행하면서 다양한 활동을 체험하며 흥미와 적성을 찾고 앞으로의 진로를 설정하는 기간

 

1989년이 되어서야 해외여행이 자유화된 한국보다 20~30년 일찍 해외로 나가 견문을 넓힌 일본 트렌드세터들의 관점은 여전히 눈여겨볼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그들은 해외의 것을 무분별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스즈키가 잡지 <토요게이자이(東洋経済)>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사자비리그의 성공 요인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