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간 양극화가 심화되는 도소매업

상사와 백화점 및 편의점은 일본의 도소매업을 대표하는 기업들이다. 상사는 패전 후 일본이 무역 대국으로 재생하는 데 중요한 임무를 수행했고 편의점은 24시간 영업을 전 세계에 정착시키며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꾸어 놓았다. 그런데 국가 경제의 발전과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이끈 도소매업이 불황으로 인해 소비자의 소비 행위 자체가 줄어들면서 구조적인 난관에 봉착했다.

다양한 판매 채널이 형성된 지금,
오늘의 소비자가 반드시
내일의 소비자가 되지 않는다

일본에는 수많은 직종 중에 '맨(Man)' 자가 붙는 몇 가지 직종이 있다. 은행맨, 증권맨 그리고 상사맨이다. 이들 직종에 맨이 붙는 이유는 일본의 경제성장에서 이 분야의 비즈니스맨들이 만들어 낸 성과가 두드러지고 그야말로 샐러리맨 중의 샐러리맨을 뜻하는 하나의 프라이드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의 종합상사와 전문상사는 일본의 고도 경제성장기를 견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특히 미쓰비시, 미쓰이와 같은 구 재벌 상사들은 미사일부터 라면에 이르기까지 약 2~3만 개의 소재를 다루며 일본의 제조업을 비롯한 산업 전반을 뒷받침해 준 경제성장의 배후의 주역이다. 


저력을 증명이나 하듯 장기 불황 속에서도 이들을 중심으로 한 대기업 도매업체들은 안정적인 성장을 이루어 냈다. 하지만 대기업 종합상사와 달리 중소 도매업체의 매출은 꾸준히 내림세를 보이며 직원 수도 급격히 감소하는 추세다. 


왜 중소 규모 도매업체들이 침체 국면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그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분석된다. 전자상거래 확대에 따른 유통구조의 간소화, 인구 감소에 따른 소비 규모 축소 그리고 글로벌화에 따른 해외 기업과의 경쟁 패배가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