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고도 경제성장을 이끈 건설업

흔히 일본의 경제발전을 이끈 일등 공신을 꼽으라면 제조업 분야를 떠올리기 쉽다. 소니, 파나소닉, 토요타와 같은 모노즈쿠리(제조) 기업들이 수출로 일본의 무역흑자에 지대한 공헌을 해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본 내에서 경제발전에 필요한 인프라 설비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분야를 꼽으라면 다름 아닌 건설업이다.

 

패전 후 폐허가 된 일본 열도를 복구하는 작업을 시작으로 일본이 자랑하는 철도, 도로의 건설을 담당한 것이 바로 건설 분야이다. 실제로 일본 학계에서는 건설업이 1960년대 이후 고도 경제성장의 과정에서 수많은 고용을 창출했으며 일본 산업을 견인하는 역할을 해왔다고 분석하고 있다.

일본의 건설업은 패전 후
어떻게 경제성장에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해왔을까

1945년 패전 이후 일본은 전쟁으로 황폐해진 열도를 복구하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물론 그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하지만 1950년에 발발한 한국전쟁으로 인해 일본은 중공업 중심으로 엄청난 특수를 누렸고 이는 일본의 고도 경제성장의 발판을 제공했다.
 

가장 먼저 혜택을 누린 분야가 건설업이었다. 한국전쟁 특수로 유입된 많은 자본이 민간기업의 설비투자뿐 아니라 공공투자로 이어져 철도, 도로, 댐, 항만 등 산업 기반과 주택, 하수도, 학교 등 생활 인프라를 정비하는 데 투입되었기 때문이다. 


1950년대 후반에 들어서도 건설 관련 투자는 활발히 진행되었다. 특히 이때부터는 상업과 서비스업 분야에서 건설 붐이 일어나 도쿄, 오사카 등 대도시에서 빌딩 건설이 활발히 이루어졌다.

 
1960년대에는 일본도로공단이 설립되면서 대규모의 공공주택 건설과 고속도로 건설이 진행되었다. 그 배경에 1964년에 개최된 도쿄올림픽이 있었다. 당시 일본 정부는 아시아에서 최초로 열린 도쿄올림픽을 일본이 패전의 상처를 딛고 회복했음을 전 세계에 알리는 중요한 수단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올림픽에 참가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하는 선수단과 외국인 관광객을 맞이할 공항 등의 교통 인프라와 대회장 주변의 도로 정비를 추진했다. 특히 올림픽에 발맞추어 진행된 고속도로 건설, 지하철 공사 확대, 노면 전차 폐지, 간선도로 확장 등 도시 개발이 진행되었다. 


실제로 한국전쟁의 특수를 누리던 1955년에는 1조 엔 규모였던 건설투자액이 도쿄올림픽이 개최된 1965년에는 약 6조 엔 규모로 6배 가까이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