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간 협력 경쟁을 강화한 해운업

장기 불황 속에서 일본의 물류 서비스는 큰 변화를 맞이했다. 우체국 민영화가 이루어졌고 해운과 항공회사들은 글로벌 경쟁으로 생존의 갈림길에 섰으며 택배회사들은 촌각을 다투는 스피드 경쟁 속에 놓였다. 물류 기업들은 바다, 하늘 그리고 육지에서 저마다 살아남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했다. 

한때 일본 무역 수송의
99%를 담당하던 해운업, 
심각한 고민에 빠지다
일본의 해운업은 다른 산업과 달리 1990년대 장기 불황이 시작되었을 때도 중국의 주택 건설 및 산업설비 확대로 수요가 증대하고 있었다. 특히 건설과 기계장치용 철강 수요의 증가, 철광석과 석탄 등의 자원 수송 수요 증대로 국제 화물운송 선박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호황을 누렸다. 그야말로 화물선이 부족할 정도였기에, 이는 새로이 선박을 발주하는 투자 확대로 이어졌다. 


하지만 2008년 9월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로 자원 및 에너지 관련 수송량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특히 컨테이너 선박이나 자동차 선박의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었고 해운기업들은 곤경에 처했다. 그리고 이 위기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해운업의 상황이 악화된 첫 번째 원인으로는 선박의 공급과잉과 새로 건조되는 운송 선박의 대형화를 들 수 있다. 2000년대 들어 수요가 증가하자 수송 효율화를 목표로 대형화된 선박을 제조하기 시작한 것이 아이러니하게도 공급과잉을 초래했다. 그 결과 업체들의 가격 경쟁으로 운임이 하락했으며 이것이 해운 기업의 경영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두 번째 원인으로는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로 철광석과 같은 자원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해운업계에서 중국은 매우 큰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었다. 하지만 중국의 경기침체로 해상 수송의 40%가 줄었고 벌크선의 수익이 급감했다. 


해운업의 불황이 지속되자 일본의 해운사들은 선박 공급과잉과 운임 하락을 막기 위해 합병 혹은 동맹을 도모했다. 동시에 수익성 항로를 조정하고 초대형 선박에 의한 시장점유율 확대 전략을 추진했다. 오랫동안 라이벌 기업으로 경쟁해 왔던 해운사들이 어쩔 수 없이 코피티션*을 도모한 것은, 개별 기업 자체의 구조조정과 경영 효율화로는 불황에서 벗어날 길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Co-petition: 동종 업계간의 상호 협력과 경쟁을 통해 이익을 추구하는 것

 

물론 해운사들의 코피티션전략이 불황을 타개하는 선택이 될지, 공멸의 길로 접어들 것인지를 지금 당장 판단할 수는 없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생존의 길을 모색하기 위해 힘을 모은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따라 하기보다 독자 전략 펼친 항공 

오랜 세월 인류의 글로벌 물류의 중심은 해운이었다. 하지만 최근 해운업이 어려움에 부닥친 상황에서 대체 수단으로 부상한 것이 바로 항공이다. 항공운송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우편물 수송을 시작하면서 모습을 드러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여객운송이 시작되면서 화물에서 여객으로 그 중심이 옮겨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