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서점의 폐점-떠난 서점도 우리 삶의 일부다

원고를 쓰던 때는 취재할 때에서 시간이 많이 흘러서 뭔가 달라진 부분이 있겠거니 싶었다. 거주민이 되었으니 서점을 다시 방문해야겠다고 생각하며 우선 웹사이트가 있는 곳부터 찾아보았다. 그 과정에서 가슴 아픈 사실을 알게 됐다. 시애틀미스터리 북숍이 2017년 9월 30일에 27년 역사를 끝냈다. 가장 먼저 취재한 곳이었고 사소하게 재미있는 사연이 많았던 곳이라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지는 서점이었다.

 

2017년 8월 1일 자로 미스터리 책 커뮤니티에 제이 비가 올린 '서점 판매' 글을 보고, 나와 인터뷰를 하던 당시에도 서점이 이미 상당한 재정 압박을 받고 있었음을 알게됐다. 이미 2016년 2월에 운영비를 대기 위한 인터넷 펀드를 모집했고 작가 그룹에서는 각자 자신의 서명본을 보내자는 자발적인 움직임이 있었다. 그 덕에 밀린 월세와 필요 경비를 내고 일 년 이상을 벌었다고 제이 비가 썼다.

 

제이 비는 서점 판매 공고를 내기 전에 다시 펀드를 모집할까도 했지만 그것이 지속 가능한 대안이 될 수 없음을 깨닫고 결국 서점을 팔기로 했다. 미스터리북숍이 지속되길 바란다고 했지만 끝내 서점을 이어 갈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다. 9월 30일까지 서점은 재고를 처리할 수 있는 만큼 처리하고 문을 닫았다. 월세가 밀리고 책값을 보내지 못하는 시간이 쌓여 갈 때의 제이 비를 상상하니 마음이 아팠다. 그는 십 년 가까이 자신과 함께했던 서점을 닫는 소회를 담은 글을 서점 블로그에 올렸다.

 

글은 구구절절 마음을 울렸다. 미국의 도서 제작이나 유통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생긴 약간의 차이를 빼고는 한국이나 미국이나 출판계 사정은 비슷하지 않을까. 내가 어떤 말을 덧붙이거나 해설하는 것보다 그의 글을 직접 읽는 편이 나을 것 같아 글을 가져왔다. 작은 서점을 운영하는 이라면 그가 겪었던 어려움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을 번역해 실어도 될지 그에게 메일을 보냈지만 답신은 받지 못했다. 그러니 비록 번역이지만 이 글의 소유권은 그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