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베이를 제외한 이유

이곳 보통 사람에게 서점이란 엘리엇베이나 반스앤드노블이다. 한국 사람에게 서점이 교보 문고이듯이 말이다. 어떤 식으로든 여러 사람 입에 많이 오르내리거나 베스트셀러를 쉽게 살 수 있는 곳, 모처럼 시간을 내 아이들을 데려가 아이와 어른이 원하는 책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곳, 책 외에 카드나 문구 같은 것으로 눈요기도 할 수 있는 곳 말이다.

 

시애틀 도심 가운데서도 엘리엇베이 북컴퍼니는 15만 종의 책을 보유하고 있으며 베스트셀러와 문학상 수상작이 보기 좋고 찾기 좋게 잘 진열되어 있다. 1973년 메인스트리트에 처음 세워진 뒤 자리를 한 번 옮겼지만 2009년 이후로는 캐피톨힐에서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점원이 일년에 네 번 전문적인 리뷰를 만들고 점원의 추천 도서를 진열해 개성을 더하고 있다. 평일에는 밤 열 시까지, 금·토요일에는 열한 시까지 문을 열어 일과 중에 서점을 찾기 어려운 사람에게도 편의를 제공한다.

온라인 책방이 아닌 이상, 서점은 세상의 모든 책을 갖출 수 없다. 그래도 욕심껏 책을 쟁여 두고 싶은 게 서점의 마음이고, 그래서 늘 공간이 아쉽다. 엘리엇베이는 이 욕심을 과감히 버리고 키 낮은 서가를 놓고, 사람들이 부딪히지 않고 오갈 수 있도록 통로를 넓게 잡았다. 서가마다 주렁주렁 붙어 있는 책 추천사는 점원들이 그 책을 어떻게 읽었는지, 왜 좋은지를 포스트잇에 직접 쓴 것으로, 사람들이 수많은 책 사이에서 길을 잃지 않고 책을 고르도록 도와준다. ⓒ이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