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중문화와 로컬 서점의 역할,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다

뉴욕 중심가에서
일본 만화책을 살 수 있는 곳

2017년 8월 14일, 맨해튼에서도 가장 번화한 브라이언트 공원(Bryant Park) 앞에서는 바로 전날 발생한 버지니아 주 샬러츠빌(Charlottesville) 차량 테러로 촉발된 시위가 한창이었습니다. 백인 우월주의를 반대하는 시위대를 향해 돌진한 차량 테러로 2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미온적인 대응에 분노한 시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온 것입니다.

 

'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와 '전쟁과 백인 우월주의 단체 반대(NO WAR! NO KKK!)', '평화와 사랑 추구(YES PEACE! YES LOVE!)' 등의 피켓을 든 시위대가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구호("Impeach Trump!")를 외치고 있었습니다. 구경하던 사람들도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에 동참해, 시위대는 긴 대열을 이뤄 뉴욕 시내를 전진했습니다.

브라이언트 파크 앞의 트럼프 대통령(?) ⓒ안유정

길을 건너 기노쿠니야(Kinokuniya) 서점 안으로 들어서자, 밖에서 시위를 하는지 마는지 상관없이 조용히 책을 고르는 사람들로 붐볐습니다. 동양계 손님이 눈에 많이 띄었고, 백인과 흑인 등 다른 인종도 적지 않게 보였습니다. 이 서점이 사용하는 공간은 지하를 포함해 총 3층. 도쿄 신주쿠에 위치한 기노쿠니야 본점이 9층에 이르는 것에 비하면 아담한 규모입니다.


기노쿠니야는 1927년 도쿄의 신주쿠에 1호점을 낸 뒤, 90년에 이르는 세월 동안 일본 내에 68개, 해외에는 미국(12개), 인도네시아(3개), 말레이시아(1개), 태국(3개), 호주(1개), 대만(4개), 두바이(1개), 싱가포르(4개), 미얀마(1개) 등 30여 개에 이르는 지점으로 확장했습니다.* 미국에는 1969년 샌프란시스코에 첫 지점을 낸 후, 현재 로스앤젤레스와 뉴욕을 포함해 총 12개의 지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 출처: 기노쿠니야 해외 매장 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