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 북스: 고급스러운 동네, 갤러리, 아트 딜러?

주인의 마이웨이를
엿볼 수 있는 서점이 궁금하다면?

맨해튼의 서쪽 지역에는 길이 1.45마일(약 2.33킬로미터)에 달하는 공중 공원이 있습니다. 바로 하이라인입니다. 하이라인은 원래 1930년대에 식료품과 원자재를 운반하는 데 쓰인 철도였습니다. 땅이 아니라 공중에 떠 있는 선로였죠. 철도는 맨해튼의 로어 웨스트 사이드를 지나며 시내의 복잡한 교통을 피해 화물을 효율적으로 운송했습니다. 그러나 1960년대 들어 화물 트럭 운송이 일반화되면서 철도 운송이 줄어들었고, 맨해튼에서는 이 철도를 부분적으로 철거하다가 1980년도에 완전히 폐쇄하게 됩니다.

 

방치된 공중 철도는 흉물이 되었습니다. 뉴욕 시가 이제 공중 철도는 철거밖에 답이 없다고 선언했을 때, '하이라인의 친구들(Friends of the High Line)'이라는 단체가 이를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이들은 공중 철도를 철거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유지시키자고 건의하며, 도심의 공중 철도를 공원으로 재탄생시킨 파리의 프롬나드 플랑테(Promenade plantée)*를 모델로 들었습니다. 이 요청이 받아들여져 고가 철도는 꽃과 식물이 어우러진 공원으로 탈바꿈했습니다. 하이라인은 2009년에 일반인에게 개방되었고, 뉴욕 시민과 관광객이 즐겨 찾는 뉴욕의 명소가 되었습니다.

* 파리 12구역에 위치한 버려진 고가 철도 위에 지어진 4.7km 길이의 선형 공원

하이라인을 줄지어 걷는 관광객에 섞여 거의 한 시간을 걸었습니다. ⓒ안유정

192북스(192 Books)는 하이라인의 중간쯤 되는 곳에 자리합니다. 이 지역은 갤러리가 많고 수준 높은 문화를 향유하는 것으로 이름난 첼시(Chelsea)입니다. 192북스는 첼시 주민들의 수준 높은 지적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작은 동네 서점입니다.

아트 딜러가 책을 고르는 방식

192북스는 예술품 딜러인 폴라 쿠퍼(Paula Cooper)와 편집자 잭 맥래이(Jack Macrae) 부부가 2003년 문을 연 서점입니다. 예술품 딜러와 책을 잘 아는 편집자가 운영한다니, 큐레이션의 수준이 짐작됩니다. 이곳에 있는 책은 순수 문학과 해외 문학, 시, 예술, 사진, 영화, 음악, 역사, 전기, 과학, 사회 이슈, 어린이 책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