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북을 현명하게 활용하는 법

Curator's Comment

새해 트렌드를 알려주는 책들은 이제는 너무나 흔해져서 진부하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한 집 건너 치킨집이라면 사람들은 정말로 치킨을 좋아하는 거고, 그만큼 치킨을 필요로 하는 거다. 즉, 치킨이 꼭 필요한 때가 있고, 치킨을 꼭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다. 마찬가지로 새해 트렌드를 알려주는 책들이 그렇게 많이 나온다는 건 그만큼의 수요가 있다는 뜻이다.

그 수요는 실제로 사업을 해야 하는 사람들에게서 온다. 이 책을 읽게 될 독자들은 새로운 트렌드를 파악해서 서비스와 제품을 개발하거나, 새로운 시장으로의 진출 계획을 세워야 하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제일 좋은 건 실리콘밸리를 비롯한 트렌드의 최전선에서 스타트업 종사자·투자자들과 어울리며 정보를 습득하는 방법이겠지만,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런 독자들에게 이 책은 편리한 입문서다. 앞으로 뛰어들게 될 사업 영역의 전반적인 상황을 파악하고, 본격적인 연구와 탐색을 시작하는 출발점으로서 이 책을 현명하게 활용하길 권한다.

[콘텐츠 발행일: 2022.12.20]

경제의 중심이 되는 워킹맘

Editor's Comment

- 본 콘텐츠는 2019년 10월에 발간된 <2020 한국이 열광할 세계 트렌드>의 본문 내용을 큐레이터의 시선으로 발췌하여 재구성했습니다.

바쁜 워킹맘에게 소위 '워라밸'이란 참 먼 얘기다. 짧은 출산휴가를 마치고 직장에 복귀했지만 아이 걱정에, 밀린 업무 걱정에 하루 일과는 고되기만 하다. 일과 가정 어느 하나도 포기하고 싶지 않지만, 늘 시간에 쫓기는 워킹맘에게 이는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다.

 

세계적으로 일과 가정의 병행을 위해 애쓰고 있는 워킹맘의 숫자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2017년 미국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19세 이하 자녀를 둔 엄마들의 70%가 노동시장에 참여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맞벌이 가구 비중이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트렌드북을 현명하게 활용하는 법

Curator's Comment

새해 트렌드를 알려주는 책들은 이제는 너무나 흔해져서 진부하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한 집 건너 치킨집이라면 사람들은 정말로 치킨을 좋아하는 거고, 그만큼 치킨을 필요로 하는 거다. 즉, 치킨이 꼭 필요한 때가 있고, 치킨을 꼭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다. 마찬가지로 새해 트렌드를 알려주는 책들이 그렇게 많이 나온다는 건 그만큼의 수요가 있다는 뜻이다.

그 수요는 실제로 사업을 해야 하는 사람들에게서 온다. 이 책을 읽게 될 독자들은 새로운 트렌드를 파악해서 서비스와 제품을 개발하거나, 새로운 시장으로의 진출 계획을 세워야 하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제일 좋은 건 실리콘밸리를 비롯한 트렌드의 최전선에서 스타트업 종사자·투자자들과 어울리며 정보를 습득하는 방법이겠지만,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런 독자들에게 이 책은 편리한 입문서다. 앞으로 뛰어들게 될 사업 영역의 전반적인 상황을 파악하고, 본격적인 연구와 탐색을 시작하는 출발점으로서 이 책을 현명하게 활용하길 권한다.

[콘텐츠 발행일: 2022.12.20]

경제의 중심이 되는 워킹맘

Editor's Comment

- 본 콘텐츠는 2019년 10월에 발간된 <2020 한국이 열광할 세계 트렌드>의 본문 내용을 큐레이터의 시선으로 발췌하여 재구성했습니다.

바쁜 워킹맘에게 소위 '워라밸'이란 참 먼 얘기다. 짧은 출산휴가를 마치고 직장에 복귀했지만 아이 걱정에, 밀린 업무 걱정에 하루 일과는 고되기만 하다. 일과 가정 어느 하나도 포기하고 싶지 않지만, 늘 시간에 쫓기는 워킹맘에게 이는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다.

 

세계적으로 일과 가정의 병행을 위해 애쓰고 있는 워킹맘의 숫자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2017년 미국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19세 이하 자녀를 둔 엄마들의 70%가 노동시장에 참여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맞벌이 가구 비중이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최근 해외에서는 엄마들이 일과 가정 모두를 지킬 수 있도록 도와주는 비즈니스가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워킹맘을 위한 세계 최초의 모유 배달 서비스가 등장했고 스위스에서는 아이를 간절히 갖기를 원하는 여성들을 위한 웨어러블 기기가 나왔다. 어디 그 뿐인가. 세르비아에서는 기업들이 임산부를 대상으로 활발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엄마들이 경제의 중심이 되고 있는 세계의 맘코노미(Momconomy) 현장을 소개한다.

미국 댈러스: 세계 최초 모유 운송 서비스, 밀크스토크(Milk Stork)

대기업의 잘나가는 마케팅 매니저이자 이제 막 5개월 된 아이의 엄마인 사라는 아이를 가지면 두 살이 될 때까지 모유 수유를 하겠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직업 특성상 출장이 잦은 그녀는 엄마로서의 신념과 직장인으로서의 의무 사이에서 고민이 많다.

 

워킹맘들은 모두 안다. 일을 하면서 모유 수유를 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을 말이다. 어떤 이들은 육아를 위해 잠시 커리어를 내려놓는 것을 추천하기도 하고, 모유 수유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조언하기도 했지만 사라는 둘 다 포기할 수 없었다.

 

고민에 빠진 사라는 어느 날 같은 워킹맘인 사무실 옆자리 동료에게 고충을 털어놓았고 모유 수유 배송 서비스인 '밀크스토크(Milk Stork)'에 대해 듣게 된다. 마침내 커리어와 육아에 대한 신념을 두고 양자택일의 고민에서 벗어난 사라는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밀크스토크의 제품 박스와 모유 저장팩 ⓒ밀크스토크

1. 출장 길에 떠오른 워킹맘의 아이디어

우리나라에서는 삼신할머니가 아이를 점지해준다는 미신이 있듯이 서양 문화권에서는 황새(stork)가 아이를 데려다준다는 미신이 있다. '스토크가 모유를 가져다준다'는 뜻을 가진 귀여운 이름의 밀크스토크는 세계 최초로 워킹맘을 위한 모유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밀크스토크 창업자 케이트 토거슨(Kate Torgerson)은 2014년 출산휴가를 마친 후 간 첫 출장에서 창업 아이디어를 얻었다.*

 

당시 쌍둥이 아이들을 위해 모유 수유를 하고 있던 케이트는 출장 기간 중에도 모유가 마르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모유를 계속 짜내어 저장을 해야만 했다. 그러나 이동이 잦은 출장에서 모유를 저장하고 운반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특히 온도에 민감한 모유의 특성상 상시 냉장보관을 해야 하는데, 호텔에서는 방에 비치된 냉장고를 이용할 수 있었지만 이동하는 중에는 냉장보관을 하기 쉽지 않았고, 모유가 언제든지 상할 위험에 노출되어 있었다.

 

출장 마지막 날에도 그녀는 얼음을 가득 채운 쿨러에 모유를 넣어 운반했다. 그 결과 20갤런의 모유와 8파운드의 얼음을 포함해 짐이 순식간에 늘어나 공항에서 추가요금을 물어야 했다. 또한 공항 보안검색 카운터를 통과하는 데도 많은 시간이 소요되어 그녀의 긴 출장길을 더 고되게 만들었다.

 

첫 출장을 힘들게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온 케이트는 본인과 같이 출장이 잦은 워킹맘을 위한 솔루션이 있어야 한다고 절실히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녀는 2015년 세계 최초 모유 운송 서비스인 밀크스토크를 창업한다.

밀크스토크 창업자 케이트 토거슨 ⓒ밀크스토크

밀크스토크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홈페이지에서 원하는 서비스 종류와 모유 저장팩 용량을 선택한 후 출장 날짜와 출장지, 배송지를 입력하면 된다.

 

밀크스토크가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는 크게 '펌프&토트(Pump&Tote)''펌프&십(Pump&Ship)' 두 가지로 나뉜다. 펌프&토트는 기내 수화물 규격에 적합하고, 기내 반입이 가능한 냉장 유닛이 사용된 모유 운송가방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여성이 출장 동안 편리하게 모유를 운반할 수 있도록 돕는다. 밀크스토크의 가방은 60시간까지 모유 냉장이 가능해 모유를 오랫동안 신선한 상태로 유지시켜주며 별도의 얼음과 쿨러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가볍다.

 

밀크스토크가 제공하고 있는 또 다른 옵션인 펌프&십 서비스는 모유를 신선한 상태로 아기에게 다음 날 배송해주는 것이다. 펌프&십 서비스를 신청하면 출장 중인 고객은 자신이 체류하고 있는 곳에서(주로 호텔) 밀크스토크의 가방을 받게 된다. 가방에 모유를 넣어 보내면 하루 안에 신선하고 안전하게 아기가 있는 집까지 배송된다.

 

배송 가방에는 모유를 보낼 주소가 미리 인쇄되어 있고 우편료가 지불되어 있다. 이용자가 체류하고 있는 호텔에서 배송 업체가 수거를 하는 경우가 많아 가방을 보내는 데 별도로 시간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 모유 배송 상황은 이메일로 업데이트를 받아볼 수 있다. 서비스 비용은 79달러(약 9만 원)에서 159달러(약 19만 원) 사이다.

 

밀크스토크는 사업 초반에는 미국 내에서만 서비스를 제공하다가 2019년 3월, 해외 출장이 잦은 워킹맘들의 수요에 부응해 유럽, 호주, 아시아 등 해외 지역으로 서비스를 확장했다. 밀크스토크가 새롭게 도입한 '인터내셔널 펌프&체크(Pump&Check)'는 펌프&십과 유사하지만 장거리 출장에 맞춰 더 큰 용량에 더 오래 냉장보관이 가능한 모유 가방을 제공한다. 이제 워킹맘들은 먼 해외 출장 중에도 안심하고 아이에게 모유 수유를 할 수 있다.

ⓒ알키

2. 워킹맘의 마음을 읽는 편리한 서비스

많은 워킹맘들이 밀크스토크의 독창적인 서비스에 호응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밀크스토크 서비스에 대한 많은 후기를 쉽게 접할 수 있을 정도로 워킹맘들 사이에서 인기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밀크스토크 서비스를 이용해본 고객들은 출장 중에도 모유를 쉽게 운반할 수 있어 매우 편리했고, 마음의 평안도 얻었다며 높은 점수를 주었다. 비용이 다소 비싸다는 의견도 있지만 많은 기업들이 복리후생 차원에서 여성 직원들에게 밀크스토크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금액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았다.

 

가격을 떠나서 밀크스토크 서비스의 등장으로 많은 워킹맘들이 모유 수유와 커리어 사이에서 고민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사실에 큰 의미가 있다.

체류 호텔에서 밀크스토크 박스를 수령하는 모습 ⓒ밀크스토크

3. 기업이 유능한 여성 인재를 유치하는 방법

글로벌 IT 기업인 IBM이 2015년 밀크스토크를 직원 복지 혜택으로 채택한 이후 SAP, 힐튼호텔, 유니레버(Unilever), 질로우(Zillow), 핀터레스트(Pinterest), 스냅챗(Snapchat), 페이팔(PayPal) 등 400여 개의 기업들이 직원들에게 무료로 밀크스토크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밀크스토크 서비스를 직원 복지 혜택으로 제공하여 유능한 여성 인력들을 유치하는 수단으로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펌프&십 서비스 이용 시 체류 호텔에서 용이하게 배송 가능 ⓒ밀크스토크

밀크스토크 서비스를 이용 중인 한 기업 관계자는 구직자들이 직장을 선택할 때 단순히 임금 수준만을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 개개인의 일과 생활의 균형을 존중하고, 개인의 행복과 신념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곳을 더 고려하기 때문에 밀크스토크 서비스와 같은 복지 혜택을 통해 더 유능한 인재를 모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밀크스토크를 통한 직원 복지는 기업 입장에서 일종의 투자"라고 언급하며, 기업이 조직 구성원을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직원들에게 보여줄 수 있어 회사에 대한 직원들의 만족감을 높이고, 사기 진작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대외적으로는 긍정적인 기업 이미지 제고와 홍보 효과도 누릴 수 있어 기업 차원에서 충분히 투자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밀크스토크에 따르면 기업들이 밀크스토크를 이용하는 데 지출하는 비용은 하루 140달러(약 17만 원) 정도라고 한다. 출근하더라도 수유에 어려움이 없으면 직원이 출산휴가를 더 짧게 쓰고 업무에 복귀하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 출산휴가에 드는 비용보다 더 저렴하니 경제적으로도 이득이라는 것이다.

밀크스토크 배송박스 ⓒ밀크스토크

4. 워킹맘의 직장과 가정을 구하다

한 워킹맘의 아이디어는 밀크스토크라는 기업의 시작으로 이어졌고, 3년 만인 2019년에는 미국 경제잡지 패스트컴퍼니(Fast Company)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밀크스토크는 2019년 3월까지 총 5만 리터의 모유를 배송하였고 1만 2000여 워킹맘들이 서비스를 이용하며 2015년 창업 이후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2018년 기준 미국 노동인구의 47%는 여성이고, 그중 대부분은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워킹맘이다. 한국도 미국의 상황과 유사하다. 2019년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워킹맘 수는 약 232만 명으로 추정된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워킹맘들이 출산 후 다시 커리어를 이어나가기 위해 직장에 복귀하지만 여러 현실적인 어려움에 부딪힌다. 회사에 있는 동안 아이를 맡길 곳이 없거나 출장 중 모유 수유에 어려움을 겪는 등 워킹맘들의 고민은 일일이 나열하기 힘들 정도다.*

* 관련 기사: The Pressure Is Real For Working Mothers (Forbes, 2018.8.27)

 

이런 상황에서 육아와 커리어 둘 다 성공하기를 원하는 워킹맘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그들의 짐을 덜어줄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시장에 제시한다면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밀크스토크의 예와 같이 일하는 여성들의 사회 진출을 돕는 반짝이는 아이디어들이 속속 현실화된다면 유능한 여성들이 직장에서 유리천장을 깨고 능력을 한껏 더 발휘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 이성은(KOTRA 댈러스 무역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