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현상과 사건 이전에 작품이 있다
박준우 케이팝은 음악 산업이자 하나의 작품으로, 또는 문화 현상 혹은 하나의 사건처럼 여겨지기도 합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세계적인 유행을 끌자 성공 요인을 분석하는 이들도 많아졌습니다. 대개 음악 밖에서 그 현상의 원인을 찾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곡의 성공에는 '신드롬'이라는 단어가 붙었고, 한 마디씩 코멘트를 붙이는 학자들도 많았습니다.
최근 BTS의 성공 역시 마찬가지죠. 이제는 철학적 해석까지 붙고, 해석을 두고 논란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사회현상 차원에서는 물론 학술적으로도 다양한 접근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이 만든 것은
현상 이상으로,
하나의 작품입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도, BTS의 <LOVE YOURSELF: HER>라는 앨범도 그들이 선보인 음악적⋅예술적 결과물이며 처음부터 끝까지 다양한 형식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에서 하나의 총체 예술과도 흡사합니다.
* BTS <LOVE YOURSELF: HER> 앨범 타이틀곡 'DNA' 뮤직비디오 ©BigHit Entertainment
아마 제가 철학자였다면 해석의 여지가 다분한 언어로 그들을 추켜세우기보다는 바그너를 둘러싼 개념을 끌어와 좀 더 몰입하여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해석하는 작업을 했을 것입니다.
저는 음악이라는 본질이 없다면 이런 현상도 생겨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작품을 둘러싼 다양한 접근 방식과 해석 중 다수는 모두 음악 밖에서 일어나는 것에 해당합니다.
그러나 음악 없이 현상만 존재할 수 있을까요? 그것이야말로 음악이 아닌 단순한 하나의 해프닝이 아닐까 싶습니다. 음악이라는 본질은 바이럴이든 신드롬이든, 뭔가가 생겨나기 위한 가장 기본이 되는 존재입니다.
케이팝의 공식만이 가지는 매력
배수정 이제 케이팝은 너무나 유명해졌습니다. 시작은 미비했을지라도 이제 빌보드 월드 앨범과 아이튠즈 차트의 상위권을 차지할 정도로 발전했습니다. 제가 먼저 작곡가나 퍼블리셔를 찾기도 하지만, 해외 작곡가들이 먼저 SNS나 이메일로 연락하기도 하죠. 아마도 제 포지션이 한국에서는 '독립적'이기에, 더 움직이기 쉽다는 이유도 있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