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하지만 앨범 자문은 직업이 아닙니다
사람들이 저를 두고 평론가라고 하는데, 제 생각에 저는 평론가라는 세 글자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제가 하는 일은 다양합니다. 취재나 인터뷰를 해서 기사를 쓰기도 하고, 홍보자료도 만들죠. 또 제 의견을 칼럼으로 쓰기도 하고, 유행을 소개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글 쓰는 일은 대부분 하는데요. 패션지, 기업 사보부터 국가 소식지 등 매체도 가리지 않고, 방송 대본까지도 씁니다. 그래서 제게는 기자, 작가, 에디터, 칼럼니스트 등 다양한 호칭이 따라옵니다. 개인적으로는 '칼럼니스트'라는 표현을 주로 쓰는데요.
글 쓰는 일뿐만 아니라, 기획도 합니다. 공연 기획, 행사 기획, 현장 진행 등 음악과 관련된 다양한 일을 하죠. 요즘은 많지 않지만, 음감회나 쇼케이스, 기자 간담회의 사회를 보기도 했습니다. 다양한 일 가운데 하나가 앨범 자문입니다. 그래서 제게 많은 분들이 "앨범 자문은 어떻게 하느냐"라고 묻곤 하죠.
앨범 자문은 생각해보면 별로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음악가들이 '음악을 듣고 피드백을 달라'고 합니다. 그러면 저는 신중하게 이 생각, 저 생각을 하며 이야기를 꺼냅니다. 해당 음악가가 지금까지 해왔던 길, 새로 만들어낸 작품의 컨셉과 방향, 사운드까지 섬세하게 접근하죠. 피타입의 <Street Poetry>, 지멘과 콘솔의 <R E S E T>, 구원찬의 <반복> 등이 그 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