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의 해외 성공 이후 달라진 것들

언제부터인가 국내 아이돌 팀에 외국인 멤버가 참여하기 시작했습니다. 또 국내 데뷔 후 얼마 되지 않아 일본에서도 데뷔하고, 오리콘 차트* 상위권에 머무는 것이 하나의 패턴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런 공식에 이제는 빌보드 차트까지 포함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오리콘 주식회사에서 발표하는 일본의 음반 차트

 

방탄소년단(이하 BTS)이 빌보드 차트에 진입하고, 앨범 초동 판매량*으로 백만 장을 넘겼습니다. 국내 아이돌 가수는 이제 과거에 의미하던 '아이돌'이 아닙니다. 해외에서 이야기하는 '케이팝 아티스트'인 것이죠. 케이팝을 내수용이 아니라 수출용으로 접근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 통상적으로 앨범 발매 후 일주일 정도의 기간에 팔린 아이돌 가수의 음반 판매량

 

사실 빌보드 차트에서 케이팝이 주목받는 게 요즘의 일만은 아닙니다. BTS 이전에는 21살 이하의 기대주 21(21 under 21)에 세븐틴이 뽑혔습니다. 이렇듯 조금씩 여러 팀이 언급되면서 어느 순간 본격적으로 '케이팝 차트'가 생겼는데요. 이제 국내 아이돌 그룹은 컴백할 때마다 빌보드 월드 차트 상위권에 랭크됩니다.

 

갓세븐의 데뷔 앨범이 빌보드 월드 차트 1위에 올랐을 때, 저는 귀를 의심했습니다. 지금이야 빌보드 차트에 언급되거나 해외 아이튠즈 차트를 휩쓰는 일이 이상하지 않지만, 당시에는 '내가 아는 그 빌보드'냐고 반문했습니다. 큰 변화는 또 있습니다.

과거엔 국내 시장에서 통하지 않으면
동남아 시장을 '전전한다'고 했지만
이제는 그렇게 말하기 어렵습니다
케이팝도 변했지만, 아시아 시장도 변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음악 시장은 꾸준히 커지고 견고해졌습니다. 말레이시아는 홍콩과 마카오, 싱가포르와 함께 성장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는 앙군(Anggun), 아그네즈 모(Agnez Mo), 리치 브라이언(Rich Brian) 같은 세계적인 스타들을 낳았죠.

 

이같은 아시아 음악 시장의 성장 이면에 케이팝이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특히 V팝(베트남), C팝(중국) 중 다수는 제이팝에서 케이팝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레퍼런스로 삼고 있거든요. 케이팝은 이렇게 자의로, 때로는 타의로 해외 진출 중입니다.

 

* 케이팝의 프로덕션을 적극적으로 참고한 베트남 가수의 뮤직비디오. 아예 한국 뮤직비디오 감독이 작품을 맡았다. ©Sơn Tùng M-T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