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XSW 별나게 즐기기

SXSW 인터랙티브 이후에도 뮤직 페스티벌 기간까지 총 10일을 텍사스 오스틴에 머물렀던 정보라 기자가 마지막으로 보내온 데일리 메모 외전입니다. 

 

오스틴에서 마지막 아침을 맞이했습니다.

 

어제밤 전 숙소에서 맥주 한 병 아니 두 병을 하며 마지막 밤을 보낼 생각이었습니다. 공연을 보면서 머핀 하나로 저녁을 때운 걸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숙소로 오는 길에 요깃거리를 사러 슈퍼에 들렀지만, 마땅한 게 없더군요. 11시가 넘어가는 시각이었고, 모두들 공연이 몰린 6번가로 갔는지 숙소 근처 식당이 죄 한가했습니다. 큰맘 먹고 룸서비스를 시키려고 메뉴판을 보다가 눈을 떴는데 새벽 4시 반이 되었어요.

 

SXSW를 둘러보러 오시든 오스틴 시 관광하러 오시든
추천하고 싶은 일이 있어요.
이중 몇 개는 제 대신 다른 분이
해주시길 바라는 마음에 적습니다.

 

더는 "오스틴? 텍사스? 총 조심해"라는 말은 하지 말기로 해요.

라이브 음악을 들으며 요가를

SXSW 일정표는 보고 또 봐도 끝이 없었습니다. 와서도 일정을 다 파악하지 못했어요. 그런데도 제가 시각을 정확하게 기억한 행사가 하나 있는데요. 요가 강습입니다. 지난 해 베트남 여행 가서 숙소에서 공짜로 하는 요가 강습 받고 대만족했어요. 한국의 요가는 초중고등학교 수업 같아요. 재미가 없어요. 늘 저렴한 곳만 알아봐서 그런지도 몰라요.

 

SXSW의 요가 강습은 인터랙티브 기간에는 시도하지 못했습니다. 정신도 없고 숙소가 시내에서 멀었거든요. 오스틴 시에 혼자 남은 동안 딱 한 번 어제 해봤습니다. 강습은 매일 오전 10시, 12시에 1시간씩 있습니다. SXSW가 시작한 3월 11일부터 마지막 날인 20일까지요.

 

강습소는 '블랙 스완 요가'였는데요. 지도를 보니 꽤 멀어 보였습니다. 블랙 스완 요가는 웨스트 5번가 오차드 스트리트에 있습니다. SXSW 행사가 열리는 장소 중 서쪽 끝입니다. 걸어서는 30분 정도 걸린다고 하기에 오스틴 시의 임대 자전거를 빌렸습니다. 요가복을 입고 얇은 잠바를 걸치고 숙소를 나섰습니다. 그때가 11시 30분. 자전거 대여소를 찾고 꺼내느라 10분이 지났고 12시 수업 시작 1,2 분 전에 겨우 도착했습니다.

이런 자전거들이죠. ⓒ정보라

블랙 스완 요가라는 이름답게 겉에서 보기에 깜깜했습니다. 안에 사람이 있는지 잘 보이지가 않았죠. 늦지는 않았을까, 취소된 건 아닐까, 들으러 온 사람이 설마 나 혼자인건가, 라며 조심스레 문을 열었는데 강습소는 열기로 후끈했습니다. 요가는 대체로 공기를 뜨뜻하게 덥혀서 하거든요. 블랙 스완 요가도 그랬습니다. 요가 들으러 온 사람이 스무 명은 넘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