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밤

24시간 비행 끝에 텍사스 오스틴에 도착한 정보라 기자가 보내온 첫번째 메모입니다.  

한국은 토요일 오후 무렵인 지금, 이곳은 금요일 자정을 향해 갑니다. 저는 미국 텍사스 주 오스틴 시에 와 있습니다. 정확히는 텍사스 주 청사가 보이는 오스틴 컨벤션 센터와 근처 건물을 오가며 이 글을 틈틈히 씁니다. 

 

무엇부터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오늘 아침 7시 30분에 조식을 먹은 후 10시간이 며칠에 버금가는 것처럼 느껴지거든요. 

오바마 세션

첫번째 에피소드부터 얘기하자면, 정말 창피한 일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SXSW에 온다는 소식을 들은 분이 계실 거예요. 오바마 대통령은 30주년을 맞이한 SXSW에 1시간 여 대담을 나누러 왔습니다. 온 김에 타코 집에 들렀다는데 그 때문인지 오후 2시 30분에 시작하기로 한 강연에 그는 1시간 가까이 늦었습니다. 네, 이른바 '오바마 세션'(저 혼자 부르는 말입니다만)에 대한 겁니다.

 

SXSW 운영위와 백악관은 3월 2일 오바마 대통령이 SXSW에 가서 텍사스 트리뷴 편집장과 대담을 나눌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참가 방법은 나중에 고지하겠다고 했지요. 며칠 후 SXSW 운영위는 '미디어'로 등록한 기자들에게 백악관이 마련한 룰에 따라서 신청을 하라고 했습니다. 그 덕에 백악관 미디어 RSVP를 해보았습니다. 방법은 간단했습니다. 이름과 매체 명, 장비를 쓸 것인지 전달하면 됐습니다. 결과는 묵묵부답.

 

불안해 하던 차에 일반 참가자는 제비뽑기로 선별하여 받는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제비뽑기에 참여하면, SXSW 표를 사며 기입한 이메일로 확답 메일을 받습니다. 신청한 걸 접수했다는 걸 확인하는 건데 'Confirmation'이라는 단어를 보자마자 됐다고 여겼습니다. 바로 뒷 문단에, 선정된 사람에게는 행사 전날 안내 메일을 보내주겠다는 말이 나왔는데도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