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
미셸 오바마 영부인의 키노트 세션에서 막 돌아온 정보라 기자의 다섯번째 메모입니다.
이제 솔직하게 얘기해야겠습니다.
출발 전, 이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 제가 지나치게 자신만만했다는 걸요. 부끄럽지만, 고백하겠습니다. 한국 기자들이 몇몇 다녀왔다는데 왜 내 눈에 뜨인 기사는 없는걸까. 게으름을 피운 게 아닌가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잘못 생각했어요.
아무리 돌아다녀도 SXSW의 전체 모습을 볼 수가 없습니다.
본 것보다 보지 않은 세션이 훨씬 더 많습니다.
들은 것보다 듣지 못한 게 더 많고,
만난 사람보다 만나지 않은 사람이 훨씬 더 많습니다.
지난 4일 동안 퍼블리 사이트에서 전한 SXSW는 제가 본, 저만의 SXSW입니다.
부스를 차리면 좋을까?
이건 정말 모르겠습니다. 한 자리에 서서 손님을 맞이하려면 사람들이 오게 하려고 미리 쿠폰을 뿌리거나 매체력 좋은 곳에 광고하겠지요. 아니면 '저기 가면 맥주 공짜로 준대' 같은 방법을 쓰거나요.
그런데 그렇게 하고 나면요? 오스틴 컨벤션 센터와 힐튼 호텔에 있는 스타트업 전시 공간 바로 밖에는 흥미로운 세션, 발길을 사로잡는 공짜 선물과 공짜 서비스, 사람들에게 건물밖으로 나오라고 손짓하는 오스틴의 햇살.
SXSW에서는 햇살도 스타트업의 경쟁상대입니다.
시간은 정해졌고, 만날 수 있는 사람의 수도 한계가 있으며, 쓸 수 있는 예산에 제한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사람들의 관심과 함께 시간을 붙잡아야 합니다. 그건 세션도 마찬가지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