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중팔구는 일본인

벌써 SXSW 넷째날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는 정보라 기자가 보내온 네번째 메모는 일본 특집입니다. 

 

SXSW에서 동양인은 눈에 띄지 않습니다. 그 수가 많지 않아요. 그렇지만 돌아다니다 동양인을 본다면 십중팔구는 일본인입니다. 중국어도 잘 안 들려요. 작년에도 이랬다는데요. 

 

SXSW가 시작하기 전 SXSW의 홍보 대행사는 간략한 인사메일을 미디어에 보내더라고요. 그래서 난 처음이라 잘 모르니 잘 부탁한다, 통계 자료나 미디어 키트가 있다면 받고 싶다고 얘기했죠.

 

답장에 그렇다면 일본에서 많이들 오니 참고하라고 했습니다. 이 링크도 하나 줬습니다. 이름은 재팬하우스

ⓒ정보라ⓒ정보라

재팬하우스

재팬하우스는 3월 14일과 15일 이틀 열렸는데요. 술집 건물 1층과 2층에 작은 부스(부스라기엔 아주 작았어요. 테이블 하나씩 두는 정도였어요.)를 설치하고 공연과 프로젝트 발표 시간표를 짰습니다. 하나같이 당장 팔 물건으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돈을 쓰러왔지, 벌러 온 것처럼은 안 보였습니다.

재팬 하우스 건물구조 ⓒ정보라

재팬하우스 부스를 지키는 사람은 거의 남자였습니다. 저녁이면 부스에 전시하던 걸 치우는데 저는 이틀 연속 저녁에 갔습니다. 맞는지 확실하지 않습니다만, 오사카 대학교의 연구 과제와 NTT(Nippon Telegraph and Telephone)가 외부와 하는 협업 프로젝트 8개가 있었습니다.

 

오사카 대학교 이시구로 교수는 자기와 꼭 닮은 로봇을 데리고 나왔습니다. 마주 앉은 사람과 대화할 줄 아는데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옆에 앉아 있어서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 대부분은 로봇인 걸 몰랐고, 옆에 걸린 설명을 보거나 사람들의 쑥덕거림을 듣고 눈치챘습니다.

 

저도 이 로봇이랑 마주 앉았는데요. 'Aha, I see'를 상당히 자주 말하더라고요. 제 곁에 있던 백인 남성은 '일본 스타일의 말버릇이 묻어난다'고 말했습니다. 로봇 페퍼 실물을 봤을 때와 이시구로 교수를 닮은 로봇을 봤을 때는 느낌이 참 달랐습니다.

 

무서웠어요. 손을 만졌는데 차가워서 섬뜩한 느낌이랄까요. 어깨에 손을 얹었을 때는 인형처럼 접합 부위가 느껴졌습니다만, 그냥 손을 댔을 땐... 로봇 느낌이 강하진 않았습니다. 살짝 대면 몰라요. 더듬거려야 압니다.

오른쪽이 로봇이에요 ⓒ정보라

사람들의 반응을 촬영중인 엔지니어들 ⓒ정보라

 

1층엔 로봇이 더 있었습니다. 양배추 인형처럼 생긴 로봇 셋이 서로 대화를 나누고, 말도 하는데요. 이마에 카메라가 달려서 사람을 봅니다. 움직이는 건 머리뿐이었는데요. 두 프로젝트 모두 연구 팀이 직접 나왔으며, 로봇이 작동하는 동안 노트북 모니터를 지켜보는 모습이 흥미로웠습니다. 엔지니어가 직접 설명하는 모습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