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사회적 가치를 통해 시대를 보여준다

모든 사회는 그 나라의 문화 수준에 맞는 사회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것은 하나의 사회가 요구하는 품을 갖춰야 하는 조건이 각기 다르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2018년 현재 세계는 각기 다른 가치관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있고, 자국의 이익을 위해 소리없이, 그러나 치열하게 문화전쟁에 임하고 있는 중이다.

블랙아웃 시대에 접어들면서 모든 것의 경계가 무너진지 오래되었다. 미술과 큐레이팅의 경계, 패션과 순수미술의 경계, 엄격히 구분되었던 여러 장르 간의 경계 허물기 등, 사회는 혼합과 혼란을 반복하며 그 속에서 본질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있다.

 

그리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혼돈 속에 '야만의 시대'가 도래했다. 사람들은 폭력과 성에 무자비로 노출되고 예술가들은 이를 눈살이 찌푸려질만큼 솔직하고 거침없이 표현한다. 이번 장에서는 알렉산더 맥퀸이 보여준 '야만의 미'가 어떻게 예술의 경계를 허물고 사회를 들여다 보는 창이 될 수 있는지, 그리고 당시의 미술은 어떤 모습으로 돌출되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시대를 열광시킨 알렉산더 맥퀸의 삶

2011년 뉴욕 메트로폴리탄에서 열렸던 알렉산더 맥퀸의 전시가 2015년 런던에서 다시 열렸다. 예매 티켓은 자그마치 7만 장에 이르렀다. 빅토리아 앤 앨버트 뮤지엄 전시뿐만 아니라 테이트 브리튼에서도 맥퀸의 작업과정에 대한 사진전이 열리고 있었고, TV에서는 그의 삶을 드라마로 제작하고 있었다.

무엇이 사람들로 하여금
맥퀸에게 이토록
열광하게 만들었을까?
노동자 계급에서 출발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자인 학교인 세인트 마틴(Central Saint Martins)을 졸업하고, 다시 하이패션 디자이너가 된 알렉산더 맥퀸. 삶이란 끝을 알 수 없는 여행길이라고 하였던가. 그가 걸어온 길을 들여다보면 수많은 삶의 흔들림 속에서 예술가가 어떻게 자아를 단단히 붙잡고 나아가는지를 알 수 있다.

1969년 런던 남부에서 택시기사 아버지 아래 태어난 맥퀸은 3살 때부터 디자이너를 꿈꿨다. 그러나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정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그는 어머니의 권유로 새빌 로(Savile Row)에 견습생으로 취업하여, 이곳에서 재봉 및 재단에 관한 기본 교육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