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과 '감성'은 다르다

앞서 '감정적 가치'에 대해 살펴보았다. 향수를 불러 일으키며 물건과 사물에 자신의 감정을 투영하는 감정적 가치는 우리가 일상에서 경험하는 대부분의 만남에서 가장 처음에 발생하는 가치이기도하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감정과 감성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작품의 내적 가치를 이야기하는 데에 필요한 두 번째 요소, 감성은 한국어 사전에서 아래와 같이 정의한다.

자극에 대하여 느낌이 일어나는 능력.

즉 감성은 감각을 통해 어떤 대상을 인지하는 과정에서, 감정의 느낌 상태를 넘어 그것으로부터 어떤 지식이나 감정을 결합한 앎을 얻게 되는 상태를 말한다. 영어로 풀어보면 좀 더 명확하다. 감성을 영어로 바꾸면 sensitivity 혹은 sensibility이다. 여기에는 오감의 느낌을 지각하는 능력이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느낌을 뜻하는 sense와 능력을 뜻하는 ability의 합성이라는 것을 보면 그 뜻이 좀 더 분명해지리라.

 

그렇기에 듣는 것, 보는 것, 냄새 맡는 것, 맛 보는 것, 느끼는 것의 육체적인 5가지 감각기관을 이용해 어떤 것을 분별하고 알아내는 능력인 감성은 어떤 대상이나 상태에 일어나는 마음인 기쁨, 슬픔, 분노 등의 느낌을 나타내는 감정과 구별될 필요가 있다.


혹자는 '감정은 외부 반응에 대해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가, 그리고 감성은 외부에 본인의 감정을 얼마나 덧씌울 수 있는가의 차이다'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지점은 따로 있다.

누구나 느끼는 감정에
인식작용이 더해지는 순간
예술은 한 차원 더 나아간다

예술은 감정을 이성으로 정제했을 때 탄생한다

'인식작용', 나는 이것이 인간과 동물의 행위가 어떻게 다른지 보여주는 기준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2017년 4월 3일자 코리아 헤럴드에는 돼지가 그린 '220만원' 그림..."세상 부질없다"라는 제목의 흥미로운 기사가 올라왔다.

 

요지인 즉, 도살장에 끌려갔다 구출된 돼지가 입에 붓을 물고 그린 그림이 추상화라는 평가를 받으며 한화 최고 220만 원에 거래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 돼지의 이름은 피그카소(Pigcasso)이고, 미술 수집가들은 피그카소의 그림을 적게는 30만 원에서 많게는 220만 원에 사들인다고 한다. 인간이 그린 추상화와 동물이 그린 추상화. 과연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돼지가 그린 그림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