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컬렉터는 작품의 보증수표가 된다

기업가로서 미술품을 수집하는 이유는 과거를 돌아보지 않고 오늘과 미래를 보기 위해서죠. 오늘날 동시대 작가들과 이야기하고 작업실을 방문하다 보면 미래가 보입니다.

총 재산 115억 달러(약 12조 원)로 전 세계 갑부 순위 67위인 프랑수아 피노(François Pinault, 1936~)의 말이다. 그는 프랑스 피노-프랭탕-르두트(Pinault-Printemps-Redoute, PPR) 그룹의 명예회장이기도 하다.

 

구찌와 알렉산더 맥퀸, 발렌시아가를 비롯한 여러 명품 브랜드와 1등급 와인 샤토 라투르를 소유하고 있는 세계적인 거부인 그는 미술계에서도 가장 영향력 있는 컬렉터 1위다. 최대 미술품 경매업체인 크리스티를 소유한 데다 소장 미술품만 2천여 점(14억 달러 가치)에 이른다. 재산의 10분의 1이 미술품으로 채워진 셈이다.

 

주요 미술품 컬렉터들 중 유독 기업인과 헤지펀드 오너들이 많다. 유명 컬렉터들 중 금융권 종사자의 비중이 절반에 달할 정도로 높다. 미국의 헤지펀드 매니저 스티브 코헨도 피카소의 <꿈(The Dream, 1932)>(약 1,769억 원)을 포함해 1조 원 규모의 아트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다. 뭉크의 <절규(The Scream, 1893)>를 약 1,353억 원에 사들여 화제가 된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 회장 리언 블랙도 대표적인 금융권 컬렉터다. 

 

앞서 언급한 세계적인 미술잡지 <BLOUIN ART + AUCTION>이 2011년 12월에 발표한 '미술계에 가장 영향력 있는 10인'을 들여다 보면 10명 중 6명이 컬렉터로 구성되어 있다. 미술품 가격은 어째서 판매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작품을 구매하는 컬렉터로부터도 영향을 받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가치있는 작품을 알아보는 안목있는 컬렉터는 2차, 3차 시장에서 작품의 가격을 확실하게 해 주는 보증수표가 되기 때문이다. 이는 역으로 유명한 컬렉터의 소장품이 경매에 나왔을때도 적용된다. 

훌륭한 컬렉터의 소장품은
경매 참여자들에게
작품 가치에 대한 확신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