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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미술품 가격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허유림 허유림 외 1명
프롤로그: 미술품 가격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미술계에 거대한 충격을 준 전시, <센세이션>

고등학교 영어 시간이었다. 당시 담당 교과 선생님은 나이가 지긋하신 온화한 성품의 할머니 선생님이었다. 수업 시작에 앞서 선생님께서 항상 한 편씩 읽어주시던 영시는, 학생들의 다양한 반응을 끌어 냈다. 수업에는 언제나 영어 받아쓰기 연습이 뒤따르곤 했었다. 짤막한 영어 기사의 일부분을 손수 잘라내 만드신 시험지에서는 선생님의 정성을 느낄 수 있었던 기억이 난다.

 

고등학교 내내 치렀던 받아쓰기 시험 문제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바로 1997년 영국 로얄아카데미(Royal Academy of Arts)에서 열린 <센세이션(Sensation)> 전시에 관한 기사였다. 기사의 내용은 간단했다. 230년이 된 영국의 갤러리에 하루 2,800명의 관람객이 최대 7파운드의 입장료를 지불하고 전시를 관람했다는 것이다.

 

이 전시의 관람객은 총 284,734명에 이르렀다. 시험지는 한눈에 봐도 숫자 연습이 그 주된 목표였을 테지만, 이 기사가 가지는 진짜 의미를 나는 한참이 지나고 나서 깨달았다. 그로부터 10년도 더 지나 마침내 미술에 관심을 가지게 된 2014년에야 말이다. 

 

영국 로얄아카데미, 우리말로 바꾸면 왕립미술원이 된다. 최고의 권위와 전통을 상징하는 장소에서 벌어진 이 기절초풍할 전시는, "관람객에게 혐오감을 줄 수 있는 작품이 있으며, 자녀 동반 여부는 부모의 판단에 맡긴다"라는 문구를 안내문으로 당당히 내걸며 영국 미술계에 커다란 충격을 안겼다.

 

총 42명의 서로 다른 작가가 출품한 작품 110점 중에는 이미 언론에 유명세를 탄 데미안 스티븐 허스트(Damien Steven Hirst, 1965~)의 상어 작품, <살아있는 자의 마음 속에 있는 죽음의 물리적 불가능성(The Physical Impossibility of Death in the Mind of Someone Living, 1991)>, 트레이시 에민(Tracey Emin, 1963~)의 텐트 <나와 함께 잤던 모든 사람들(Everyone I Have Ever Slept With 1963–1995, 1995)>, 마크 퀸(Marc Quinn, 1964~)이 자신의 몸을 캐스팅하고 자신의 피 약 4.5리터를 이용하여 만든 <셀프(Self, 1991)>라는 작품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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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리뷰

현재까지 398명이 읽은 콘텐츠입니다

  • 송***

    단순한 궁금증에 대한 심도깊은 답변이어서 유익했습니다

  • 강**

    펀딩이 될때까지 기다렸다가 읽게 되었는데, 기대한 시간이 아깝지 않고 좋았어요. 특히 미술시장을 형성하는 요인들을 깔끔하게 분석해서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제안하는 부분이 좋았던 것 같아요. 오늘 미술관 갔는데, 예전에는 그냥 작품 감상만 했었는데 이번에는 컬렉터들이 어떤 관점으로 구매를 했을까 하는 생각으로 작품을 보기 시작한 점이 달라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