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약자 배려하는 작은 실천
저는 여행지에서 주로 버스보다는 지하철을 이용하는 편입니다. 여행지의 지리를 완벽하게 이해하지 않은 상태에서 지상 도로로 이동하는 일은 큰 모험일 수 있습니다. 버스 정류장 이름을 동네 이름이나 주변의 큰 건물 이름으로 짓다 보니 어디서 내려야 할지 고민되는 경우도 많죠.
하지만 도쿄는 구글 사용자가 많아서인지 구글 지도에 나오는 버스 정보가 꽤 정확해 보였습니다. 게다가 숙소에서 목적지까지 지하철로 가면 1시간이 걸리지만, 버스로는 30분 정도면 충분히 갈 수 있다는 점이 저를 버스 탑승으로 이끌었습니다.
버스를 타면 주변의 경치를 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특히 여행객에게는 모든 것이 새로운 광경이기에 계속 바깥을 구경하게 되죠. 그러다가 실내로 고개를 돌려본 순간, 신기한 위치에 있는 하차벨을 발견했습니다.
노약자석 팔걸이에 부착된
하차벨이었습니다
흔히 볼 수 있는 창문 위쪽이나 한국 버스의 노약자석처럼 낮은 위치가 아니라, 아예 팔받침에 하차벨이 있었습니다. 노약자석에 앉는 사람은 팔걸이 위에 팔을 올리고 있다가 하차벨을 누르면 버스에서 내릴 수 있었죠.
서울에서 버스를 타고 가다가 노약자석에 있는 분에게 하차벨을 눌러달라는 부탁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비록 노약자석의 하차벨이 일반 하차벨의 위치보다 낮다고 하더라도, 그분에게는 '여전히 불편한 위치'였던 거죠. 일반인의 시선에서는 '낮은 곳에 하차벨이 있으면 노약자들도 쉽게 누를 수 있겠지'라고 생각했지만, 팔을 올리기조차 힘든 노약자까지 배려하지는 못했던 겁니다.